효성그룹, 2개 지주로 분할…조현준·조현상 형제 계열 분리

효성그룹이 23일 그룹 내 지주사를 추가로 신설하고 형제간 분할 경영 체제로 전환한다고 밝혔다. 효성그룹의 현재 지주사 경영 체제는 6년째인 가운데 추가 지주사 신설로 조현준(53)회장과 조현상(52)부회장이 그룹을 나눠서 경영하게 됐다.

이 날 효성그룹은 이사회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효성 인포테이션시스템 ▲효성 홀딩스USA ▲효성토요타 등 6개사에 대한 출자부문을 인적분할하고 신규 지주회사 '효성신설지주(가칭)'을 설립하는 분할계획을 결의했다.

이에 따라 효성그룹은 오는 6월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회사분할 승인절차를 거친다. 7월 1일에는 존속회사인 효성과 신설법인인 효성신설지주의 2개 지주회사 체제로 개편될 예정이다.

효성신설지주의 분할비율은 순자산 장부가액 기준 효성(0.82), 효성신설지주(0.18)이다. 현재 조현상 부회장이 독립경영하고 있는 모빌리티 플랫폼 사업 부문 등을 포함할 경우 신설지주의 매출 규모는 7조원대이며, 글로벌 거점 숫자는 90여 곳에 이르게 된다.

효성그룹은 추가로 지주사를 신설하는 배경으로 "최근 글로벌 경영환경 속에서 기업들은 복합 불황과 전쟁, 통화긴축, 공급망 위기 등 급변하는 정세로 인해 생존의 위협을 받고 있다"며 "효성그룹은 핵심역량과 전문성을 바탕으로 한 책임경영을 경영이념 중 하나로 강조하며, 신속한 변화와 효과적인 대응을 추구하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지주회사별 책임경영을 강화하는 동시에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빠르게 대응할 수 있는 신속한 의사결정 체계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는 것이다. 효성그룹은 지주회사별로 사업분야와 관리 체계를 전문화하고 적재적소에 인적, 물적 자원을 배분해 효율적인 경영을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또한 각 지주회사는 새로운 이사진을 꾸려 독립경영에 나선다고 밝혔다. 조현준 효성 회장은 존속회사인 효성그룹을 맡아 기존 사업회사들의 책임경영을 강화할 예정이다. 조현상 효성 부회장은 효성신설지주를 이끌며 글로벌 첨단소재 사업을 비롯한 성장 잠재력을 갖춘 사업회사들을 중심으로 내실을 다질 것이라고 밝혔다.

신설되는 효성신설지주는 미래의 첨단소재 솔루션 분야에서 효성첨단소재를 중심으로 글로벌 소재 전문 기업 경쟁력을 키운다는 방침이다. 성장기회 확보를 위해 데이터 솔루션 분야에서도 효성인포테이션의 디지털 전환, 인공지능 사업을 접목해 신 성장 동력을 확보할 뿐 아니라, 그룹내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창출할 계획이다.

또한 신설 지주회사는 산하 사업회사들의 시너지를 강화하기 위해 연구개발 중심의 다양한 신사업과 M&A 기회를 모색해 그룹 규모를 성장시켜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신설지주회사의 이사회는 사내이사로 ▲조현상 효성그룹 부회장(대표이사) ▲안성훈 효성중공업 부사장(대표이사) ▲신덕수 효성 전무가 맡고, 사외이사로 ▲권오규 전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 ▲오병희 전 서울대병원장 ▲이상엽 카이스트 부총장 ▲김진수 툴젠 고문을 내정했다.

존속지주회사인 효성은 효성티앤씨, 효성중공업, 효성화학, 효성티엔에스 등 자회사의 핵심 사업 혁신과 성장잠재력 극대화, 사업포트폴리오 고도화, 신성장동력 육성을 통해 미래 지속성장을 위한 기반을 확립하는 데 집중할 방침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