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승기] SUV명가 노하우 눌러 담았다...렉스턴 뉴아레나·쿨멘 시승기
2023-05-14
지난번 KG모빌리티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시승 때 만족스러웠던 기억을 머리 속에 담은 채 렉스턴 뉴아레나(이하 렉스턴)를 시승해 봤다. 렉스턴 스포츠 칸이 렉스턴 SUV 기반의 픽업트럭이기 때문에 그 연장선에서 기대하고 상상했던 렉스턴의 경쟁력은 기대 이상이었다.
렉스턴은 좀처럼 신차가 나오지 않는 KG모빌리티의 대표적인 사골 모델이기도 하다. 몇차례 페이스리프트를 거쳤지만, 지난해 출시된 뉴아레나의 경우도 인테리어 일부 변화를 빼면 기존 모델과 같은 모델이라고 봐도 무방하다. 신차 효과를 거의 보지 못해 판매량이 갈 수록 떨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차가 갖는 존재감과 장점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큰 차를 선호하는 트렌드에 맞는 덩치를 갖추고 있고, 4륜구동 프레임바디(바디 온 프레임) SUV로 뛰어난 오프라인 주파 능력까지 갖춘 가성비 차량이다.
렉스턴은 대형 SUV로 전장(차 길이)이 4850mm, 전폭은 1960mm, 전고(차 높이) 1825mm다. 큰 키는 차량을 더욱 위풍당당하게 만든다. 덩치 비해서는 2.2L 디젤 엔진(e-XDi 220) 달려 있어서 제원상 우려가 앞선다. 그러나 최고 출력 202마력, 최대토크 45.0kg∙m에 8단 자동변속기 조합은 일상영역은 물론 오프로드에서도 제법 괜찮은 힘을 발휘한다.
연비는 공차중량이 2170kg의 육중한 대형 SUV지만 복합연비 11.1km/ℓ의 훌륭한 수준을 보여준다.
종종 같은 프레임바디 SUV인 기아 모하비(3.0L 디젤 엔진)와 비교되지만 일상 영역에서 두 차의 엔진 출력 차이에 따른 불편함을 느낄 정도는 아니다. 오히려 차량 가격과 자동차세, 연비 면에서 가성비를 돋보이게 해준다.
렉스턴의 익숙한 외관은 웅장하고 심플하며 잘 다듬어져 있다. 오래봐도 질리지는 않지만 다소 밋밋하다. 그러나 이 차를 소유한 사람들, 쌍용자동차 매니아들은 렉스턴에 대한 자부심과 사랑이 대단하다. 직접 소유해 보고 타보지 않았으면 평가절하하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그 매력을 느껴보고자, 렉스턴 상위 트림인 '더 블랙'을 시승해 봤다. 서울 도심 출퇴근과 제천까지 고속도로 및 국도 주행을 해봤다.
시승 차량은 실키화이트펄 옵션(10만원)이 적용된 차량으로 실제로 보면 외관을 더 크고 깔끔하게 보여지게 한다. 더 블랙 모델의 판매가격은 5213만원이다. 인테리어는 블랙 스웨이드 퀄팅 패키지가 기본 적용돼 있다. 렉스턴 최고급 모델(더 블랙)인 만큼 4WD, 전동식 사이드 스텝 등 모든 사양이 기본으로 적용돼 있다.
실내로 들어가 보면, 뉴아레나부터 적용된 수평 디자인의 대시보드가 신차 느낌을 준다. 그리고 와이드 12.3인치 디스플레이, 세련된 에어 벤트 디자인, 터치식 공조장치 등이 눈에 띈다. 전자식 기어봉을 제외하면 렉스턴 스포츠 칸과 비슷하다.
렉스턴의 장점 중 하나는 실내 공간이다. 넉넉한 휠베이스로 1열 좌석을 여유롭게 뒤로 밀어놔도 뒷좌석 무릎 공간과 머리 윗 공간 높이가 충분하다.
대형 SUV 답게 트렁크 적재공간 활용도가 뛰어나다. 기본 820ℓ 적재공간에 골프백 4개와 보스턴백 4개를 다 실어도 여유 공간이 남는다. 2열을 앞으로 접으면 1977ℓ로 확장된다. 2단 러기지 보드를 활용하면 차박 등 다양한 형태로 변형해 사용이 가능하다.
무엇보다 렉스턴의 매력은 승차감에 있다. 큰 덩치와 작은 심장(엔진)에 어울리지 않게 가벼운 움직임을 보여준다. 고속 주행시 다소 힘에 부치는 느낌과 디젤엔진 특유의 소음이 살짝 거슬리지만, 급가속이나 언덕길 등 일상 주행의 모든 영역에서 부족하지 않은 힘과 경쾌한 주행질감이 꽤나 만족스럽다. 8단 자동변속기의 효율적인 세팅이 한 몫 한 것으로 여겨진다. 변속기의 변속감도 부드럽고 코너링도 준수하다.
반자율주행 기능 역시 쓸만하다. 특히 중앙차선 유지보조 기능이 뛰어나 고속도로에서 편안한 주행을 할 수 있다.
다만 단점도 명확하다. 거친 노면을 달리거나 방지턱을 만나면 극과 극의 승차감을 보인다. 그리 높지 않은 방지턱을 넘을 때도 2열에서는 매우 큰 충격을 받는다. 렉스턴 스포츠 칸 보다 흔들림이 더 크게 느껴진다. 이 때문에 주행을 하다 방지턱이 보이면 뒷좌석 탑승자를 위해 매번 10km/h 정도의 속도로 급감속을 해야만 했다. 거친 노면을 달릴 때도 마찬가지로 충격을 방지하기 위해 브레이크에 발이 먼저 가게 된다.
높은 사양의 시승차는 가격이 부담스러울 수 있지만, 4010만원부터 시작되는 프리미엄 모델은 대형 SUV를 원하는 소비자의 진입 장벽을 충분히 낮춰줄 수 있다. 각종 편의사양도 잘 갖춰져 있고, 오프로드 및 도로 주행 모두 준수한 주행 성능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대형 SUV로 공간감과 활용도 면에서 가치가 있다. 앞서 언급한 대로 방지턱이나 거친 노면에서의 승차감에서 다소 손해를 보지만, 프레임바디 차량의 안전성을 생각하면 타협할 수 있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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