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일값 어디까지 오를까?...과실 물가 상승률,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격차 '역대 최대'

1985년 관련 통계 이후 40년만의 최대 격차…전체 평균 대비 37.5% 높아
박재훈 기자 2024-03-12 09:53:07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격차가 역대 최대를 기록했다. 이는 다른 품목에 비해 과실 물가 부담 비율이 상승했다는 것이다.

복숭아 물가 상승률은 역대 최고를 기록했으며, 사과와 배도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이후 최고 수준의 상승률을 보였다.

12일 통계청 국가통계포털에 따르면 지난달 과실 물가 상승률은 40.6%로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인 3.1%보다 37.5% 높았다. 이는 과실 물가 통계가 잡히기 시작한 1985년 1월 이후 약 40년만에 최대치다.

과일 가격 급등으로 식료품 물가 또한 고공 행진을 이어가는 가운데 10일 서울의 한 재래시장에 작황 부진 등으로 가격이 오른 사과가 진열되어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는 사과가 이상기온으로 인해 수확량이 줄어 가격이 오르고 대체제인 다른 과일 가격도 상승하자 벌어진 현상이다. 지난달 사과 물가 상승률은 71.0%로 지난 1999년 3월(77.6%)과 작년 10월(74.7%)에 이어 역대 세 번째로 70%를 넘은 것이다. 사과 물가 상승률과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 간 격차는 67.8%로 역대 세 번째로 크다.

배 물가 상승률은 61.1%로 1999년 9월 이후 24년 5개월 만의 최고치다.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의 격차는 58.0% 벌어지면서 1999년 9월 이후 가장 큰 수치다.

복숭아는 물가 상승률이 63.2%로 1976년 7월에 기록한 기존 최고치를 넘어 새 기록을 썼으며,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과 격차도 60.1%로 가장 컸다.

감 물가 상승률은 55.9%로 1994년 8월(69.7%) 이후 29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았으며,참외는 37.4%로 2010년 5월(42.9%) 이후 13년 9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특히 귤값 상승률은 78.1%로 2017년 9월(83.9%) 이후 6년 5개월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수박(51.4%), 딸기(23.3%), 체리(28.0%) 등 물가도 고공행진 중이다.

이런 가운데 과일 가격 강세는 올해 더 이어질 전망이다. 최근 사과는 가격이 치솟고 있지만, 마땅한 대체 상품이 없는 데다가 수입이 어려워 한 동안 가격 부담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수입으로 병해충이 유입되면 생산이 줄고 비용이 들어 가격만 올라갈 우려가 있다고 설명했다. 수입이 비자 부담을 더 키우는 양상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때문에 농식품부는 물량 공급을 확대하고 할인 지원에 나서 물가 부담 완화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농식품부는 올해 설 성수기에 690억원을 투입해 농축산물 할인 행사를 지원한 데 이어 이달과 다음 달에도 농축산물 납품단가 인하와 할인 지원에 모두 434억원을 투입하기로 했다.

올해 농축산물 할인 지원 예산은 1080억원이다. 다음 달까지 920억원을 쓰게 될 경우 상반기에만 예산 대부분을 소진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하반기 추석과 김장철에도 할인 지원이 이뤄질 가능성도 있어 일각에서는 예비비 편성 가능성도 꺼내고 있지만, 정부는 아직 예비비 검토는 시기상조라며 선을 그었다.

한편, 농식품부는 지난해와 같은 과일 생산량 급감 피해가 올해 재발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 생산자 단체 등과 '과수 생육관리 협의체'를 조성해 냉해와 병해 예방 조치도 진행하고 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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