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남궁원 별세…340여편 출연 영화계 '거목'

홍정욱 전 의원 부친…한 시대 풍미한 한국의 '그레고리 펙'
김성원 기자 2024-02-05 18:12:45
한국의 '그레고리 펙'으로 불렸던 배우 남궁원(본명 홍경일)씨가 5일 별세했다. 향년 90세.

유족에 따르면 수년 전부터 폐암 투병을 하며 건강 상태가 좋지 않았던 남씨는 이날 오후 4시쯤 서울아산병원에서 세상을 떠났다.

2008년 7월 한남동 하얏트호텔에서 열린 '코오롱 옴므 패션쇼'에서 포즈를 취하는 남궁원 씨.             /사진=연합뉴스

1934년 경기도 양평에서 태어난 그는 한양대 화학공학과 재학중 연예계에 데뷔했다. 당초 연예인에 뜻이 없었던 그는 해외 유학을 준비하다 어머니가 아파 돈이 필요해지자 영화 쪽에 발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치료비에 돈을 다 썼지만 어머니는 결국 회복하지 못했다.

180㎝의 큰 키에 건장한 체격, 이국적인 외모로 신성일과 함께 1960~70년대 한국을 대표하는 배우로 큰 인기를 얻었다.
   
1959년 영화 '그 밤이 다시 오면'을 통해 스크린에 데뷔한 고인은 1999년 마지막 작품으로 기억되는 '애'까지 총 345편의 영화에 출연했다.

주요 작품으로는 '자매의 화원'(1959), '빨간 마후라'(1964) '내시'(1968), '화녀'(1971), '아이러브 마마'(1975), '피막'(1980), '가슴달린 남자'(1993) 등이 있다.

한국영화배우협회 명예회장과 44회 대종상영화제 심사위원장, 제25대 한국영화인총연합회 회장을 역임했다. 헤럴드미디어 고문, 헤럴드동아TV 명예회장을 지내기도 했다.

1973년과 1981년 대종상 남우주연상을 수상했으며 2004년 프랑스 에르메스 공로상, 2015년 제5회 아름다운예술인상 공로예술인상, 2016년 대한민국 대중문화예술상 은관문화훈장 등을 받았다.

국회의원을 지낸 홍정욱 올가니카 회장이 아들이다. 유족으로는 아내 양춘자, 홍 회장을 포함해 1남 2녀가 있다. 빈소는서울아산병원 장례식장이며 발인은 8일 오전 9시30분, 장지는 경기 포천시 광릉추모공원이다. 장례는 고인의 뜻에 따라 가족장으로 치러진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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