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화업계 '먹구름' 올해도 지속되나…연이은 어닝쇼크 충격

금호석화, 매출액 전년비 20.7%↓·영업익 68.7%↓
LG화학, 매출 상승했으나 영업익 전년 대비 감소…수익성 개선 시급
박재훈 기자 2024-01-31 10:53:08
국내 석유화학 업계가 잇따라 어두운 성적표를 받으면서 쉽지 않은 한해가 예상된다. 석화업계는 지난해부터 이어져왔던 업황을 타개하기 위해 포트폴리오 다각화에 나서면서 체질개선에 나섰다. 하지만 대부분 방향을 틀었던 배터리 소재 사업도 전기차 시장의 둔화세로 인해 상황이 녹록치 않은 상황이다. 

31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도 업황부진으로 인해 국내 석화기업들의 부침이 이어질 전망이다. 최대 수요처인 중국 내수시장의 회복이 더디고, 중국 석화기업들의 이어지는 증설로 인한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우선 중국의 내수시장 회복이 미진한 탓에 국내 석화기업들의 공급과잉 문제를 해결하고 공장가동률을 늘릴 방도가 없는 상황이다. 이와 더불어 중국 석화기업들은 정부 주도로 인해 제품 자급률을 늘리고 있어 증설로 인한 국내기업들의 판매량 입지가 줄어들게 됐다.

또한 중국의 에틸렌 생산능력은 총 5147만t으로 전년 동기 대비 생산능력이 13.0% 증가했다. 올해도 생산능력이 비슷한 수준에서 움직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석화기업들의 성적표에도 상황을 반영하는 수치가 명확하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29일 공시를 통해 실적을 발표한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실적에서 전방산업의 부진과 더불어 공급 과잉으로 인해 저조한 실적을 기록했다.

금호피앤비화학 여수1공장. / 사진=금호석유화학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 대비 68.7% 감소한 3589억원을 기록했다. 매출 또한 감소했다. 지난해 매출은 6조322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7% 감소했다. 4분기 실적은 매출 1조5159억원, 영업이익 367억원을 기록했다. 4분기 매출과 영업이익도 각각 전년 동기 대비 7.9%, 67.8% 감소한 수치였다.

금호석유화학은 "매출과 영업이익에서 석유화학 시황 악화로 인해 판매, 스프레드가 감소해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효성 서울 마포구 본사 전경. /사진=효성

적자폭을 개선했으나 효성화학도 지난해 연결기준 실적에서 영업손실 1888억원을 기록했다. 같은 기간 매출은 2조791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0% 감소했으나, 영업손실은 지난해 3367억원과 비교해 크게 개선됐다. 다만, 여전히 업황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가운데 실적개선에 대한 갈 길은 요원한 상태다. 효성화학은 이번 실적에 대해 하반기 베트남 법인의 설비가동 정상화 및 원자재인 프로판 가격 하락으로 손익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단입자 양극재를 양산하는 LG화학 청주공장 모습 / 사진=LG화학

금일 실적을 발표할 예정인 LG화학도 앞서 실적을 발표한 기업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실적을 기록할 가능성이 높다. 최근 변경 공시를 통해 잠정 실적을 밝혔는데 매출과 영업이익을 밝혔다. 지난해 매출액은 55조249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2조5292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5.11% 감소했다. 같은 기간 당기순이익도 2조2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6.47% 감소했다.

LG화학은 지난 19일 잠정실적과 함께 공시를 통해 손익구조 변동 주요원인이 "석유시황 악화로 인한 수익성 감소"라고 설명했다. 매출은 첨단소재와 LG에너지솔루션의 이차전지로 인해 증가했으나 여전히 수익성 개선이 시급하기는 타 석화기업들과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다.

중국 시장의 영향으로 업황 개선의 기색이 옅어지자 업계에서는 올해 석화업계가 보수적인 경영체제에 돌입할 것으로 보고 있다. 투자등을 통한 재무적 부담을 최소화한다는 것이다. 우선 재고를 처리할 창구 마련이 시급하다. 재고는 공장 가동률과 직결되는 문제면서 해결되지 않을 경우 재고자산으로 인해 평가손실로 이어지게 된다.

앞서 석화기업들은 고부가가치(스페셜티)제품과 배터리 소재등으로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체질 개선에 나갈 방침이었다. 하지만 현재 전기차 전방산업의 둔화세로 인해 이차전지 시장도 상황이 여의치 않아 투자전략을 수정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 익산공장 전경. /사진=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

한편, 배터리 핵심소재중 하나인 동박을 생산하는 롯데케미칼의 계열사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도 29일 잠정실적을 발표했다.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8090억원으로 전년 대비 11.0% 증가했으나 영업이익은 120억원으로 전년 대비 86.0% 감소한 수치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영업익 감소에 대해 "전기차 업황 부진과 제품 공급과잉에 따른 단가 하락이 수익성에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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