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챗GPT 아버지' 샘 올트먼 이번 주 방한…삼성·SK와 협력할까?
2024-01-23
챗GPT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샘 올트먼 오픈AI 최고경영자(CEO)가 방한 후 첫 번째 장소로 삼성전자 평택 캠퍼스를 방문한다. 이후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만날 예정이다. 관련업계는 이번 올트먼 방문의 가장 큰 목적에 대해, 미국 엔비디아에 의존하지 않고 직접 AI 반도체를 생산하겠다는 의도로 해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오픈AI의 자체 AI 반도체 생산 합류하게 될 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26일 업계에 따르면 전날 한국에 도착한 샘 올트먼 CEO는 이날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임원진을 만난. 올트먼 CEO는 당초 한국에 6시간 정도 머물 계획이었지만 일정을 바꿔 20시간 가까이 머물며 한국 기업의 경영진들을 만나기로 했다는 후문이다. 그는 국내 AI 반도체 스타트업인 리벨리온, 사피온, 퓨리오사AI 등과도 만날 예정이다.
올트먼은 삼성전자 평택캠퍼스를 찾아 경계현 삼성전자 반도체(DS)부문 대표이사를 비롯해 이정배 메모리사업부장, 박용인 시스템LSI사업부장, 최시영 파운드리사업부장 등과 만나 양사의 협력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앞서,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에게도 회동 제의가 들어왔으나 제일모직·삼성물산 부당합병 및 회계부정 의혹 관련 1심 선고를 앞둔 상황에서 일정 조율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오픈AI가 설계한 AI 서비스용 반도체를 삼성전자 파운드리(반도체 수탁생산)사업부가 생산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가 오픈AI에 칩 설계와 관련, 기술적인 지원을 제공할 가능성도 있다. AI 반도체에 필수인 고대역폭메모리(HBM) 협력 방안도 미팅 테이블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올트먼 CEO는 더이상 엔비디아의 힘을 빌리지 않고, AI 반도체 설계에 이어 생산까지 하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챗GPT를 개발한 오픈AI는 AI 구동에 필요한 반도체 약 90%를 미국 엔비디아가 설계하고, 대만 TSMC가 제조하는 AI 반도체에 의존하고 있다.
AI 수요가 늘어나면서, AI 반도체는 공급이 부족한 상태다. 엔비디아에 절대적으로 의존하지 않고, 미국 내에서 AI 반도체를 생산하는 그림을 그리고 있다는 것이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외신은 "올트먼 CEO가 최근 반도체 공장 입지와 설립 방식 등에 대해 미국 의회와 논의를 시작했다"고 전했다.
올트먼 CEO는 지난해 6월 이후 7개월만에 한국을 찾았다. 당시엔 중소벤처기업부(중기부) 초청으로 방한이 이뤄졌다. 이때 이영 전 중기부 장관이 스타트업 지원을 위한 협업 프로그램 참여를 제안했는데, 올트먼 CEO가 이를 수락해 지난해 12월 공동행사를 개최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올트먼 CEO의 회동 장소로 삼성전자 DS부문 본사로 불리는 경기 화성 부품연구동(DSR)이 아닌 평택캠퍼스로 정했다. 이는 삼성전자가 이번 회동 목적에 가장 적합한 장소로 꼽았으며, 이 캠퍼스를 공개함으로써 자사 반도체 기술력과 시설투자 능력을 보여주려는 의도인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는 2012년 평택 고덕산업단지 내 축구장 500개 크기인 392만7912㎡ 규모 반도체 공장 부지를 확보했다. 공장 6기를 짓기 위해서다. 투자액은 공장 한 기에 대략 30조~40조원, 총 20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산된다.
현재 1~3공장이 완공됐고, 4~5공장은 건설 공사가 진행 중이다. 1~3공장엔 최첨단 D램·낸드플래시와 파운드리 라인이 들어서 있다.
올트먼 CEO는 삼성전자와 일정을 마친 이후 곽노정 SK하이닉스 대표도 만날 것으로 예상된다. SK하이닉스는 AI 구동을 돕는 고대역폭 메모리(HBM) 사업에서 앞서가고 있다.
또한, 이날 저녁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서울 모처에서 회동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AI 반도체 개발을 추진 중인 오픈AI가 반도체 강국인 한국 기업과의 협력을 위해 방한한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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