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의 디지털 전환(DX)은 이제 거스를 수 없는 대세다. 인공지능(AI), 로보틱스 등 첨단 기술을 도입해 DX에 성공한 기업은 생존하고 그렇지 못한 기업은 도태될 수 밖에 없다. 유통업계가 DX를 통해 어떤 혁신을 하고 있는지, 또 어떤 신사업으로 소비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고 생존에 성공할 지 '디지털 K-유통' 연중 기획을 통해 살펴본다. [편집자주]
인공지능(AI) 시대가 도래하면서 키오스크, 무인 매장부터 패션 뷰티까지 유통업계에 AI 열풍이 불고 있다. 앞으로 기술은 점차 고도화돼 소비자뿐만 아니라 업계내부에서도 AI를 업무 전반에 활용하는 사례가 늘어날 전망이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디지털 시대에 도래하면서 이커머스시장이 강화됐고 오프라인에서 온라인 쇼핑 이용객 수가 급증했다. 특히 코로나 이후 비대면 쇼핑이 한층 업그레이드 돼 디지털기술은 더욱 진화했다. 유통업계는 멈추지 않고 발전을 거듭해 AI 기술을 접목. 키오스크는 물론 소비자 개개인의 소비패턴 분석까지 마케팅 수법은 점차 고도화 되고 있다.
국내 AI시장규모도 계속해서 커져가고 있다. 2019년 1조5000억 원에서 2021년 3조2000억 원으로 46.2% 증가한 것에 이어 오는 2026년까지 연평균 40.2% 성장해 17조4000억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편의점업계 무인 편의점 확장
최근 동네슈퍼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편의점은 AI기술 접목해 QR코드를 인식하면 퇴장 시 자동결제가 되는 무인 시스템도 도입 중이다.
CU, 세븐일레븐의 무인편의점은 현재까지는 특정 오피스 내에 입점해 한정된 이용자들만 사용할 수 있으며 GS25, 이마트24 무인편의점은 모든 소비자들 대상으로 운영 중이다. 앞으로도 이러한 무인편의점은 점차 확대될 예정이다.
이밖에도 음식배달 역시 자율주행 로봇을 도입해 점차 상용화 하는 추세다. 배달 업계 1위를 달리고 있는 배달의 민족은 AI 기술을 활용한 서비스 고도화에 주력하고 있으며, 교촌치킨은 ‘튀김 로봇’ 도입 및 건대점에서 자율주행 로봇 전문기업 ‘뉴빌리티’와 로봇 배달 시범 서비스를 진행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고물가와 더불어 인력난으로 인해 발생하는 각종 비용 부담을 덜기 위해 디지털 전환에 서두르는 모양새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서비스업을 요망하는 음식점이나 주점 등에서 부족한 인력은 지난해 하반기 6만 2000명으로 2019년 하반기 1만 2000명 대비 416.6% 급증했다.
편의점 알바나 치킨을 튀기는 일은 단순 노동이지만 젊은 세대일 수 록 서비스직이나 장기간 같은 일을 반복하는 일을 꺼려해 이탈 현상이 잦아지고 있다. 이에 AI를 기반으로 한 무인 시스템을 도입해 인력난이나 노동 비를 절감시키고 있다.
중고 플랫폼 AI 기술로 가품 판별
AI를 통해 해결할 수 있는 문제는 점차 다각화 되고 있다. 물가가 급속도로 치솟으면서 중고거래 시장이 성장하는 가운데 중고거래업계가 가품판매자들을 거르기 위한 AI 시스템을 도입했다.
관세청에 따르면 2018년부터 지난해 7월까지 지식재산권을 위반해 적발된 시계와 가방의 규모는 총 1조7000억원에 달했으며 가품 시계 적발 금액은 2022년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2021년 대비 320배 증가한 3205억 원을 기록했다.
이에 중고거래 플랫폼 당근마켓은 AI 머신러닝 기술을 고도화해 거래금지 품목에 대한 제재와 더불어 가품탐지를 실시간으로 검수하는 기능을 도입하고 있으며 문제 발생 시 게시글이 노출되지 않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쿠팡 AI 기술로 고객과 접점 확대
이커머스기업은 어떨까 가장 디지털 전환에 투자를 아끼지 않는 기업은 쿠팡이다. 쿠팡은 로켓배송에 힘입어 유통 공룡으로 떠오른 업계 1위 기업이다. 쿠팡이 새벽배송 심지어 당일 배송까지 가능했던 것은 AI 기술을 도입해 고객이 주문할 상품을 미리 물류센터에 확보했기 때문이다.
더불어 지난해에는 대구 FC의 건립과 자동화 풀필먼트 시스템 구축을 위해 3200억 원 이상을 투자했다. 축구장 46개(지하 2층~지상 10층) 규모의 대구 FC는 주요 물류 업무동에 무인 운반 로봇(AGV), 소팅 봇, 무인 지게차등 단일 물류센터 기준 국내 최대 규모 수준의 다양한 최첨단 물류 AI 기술들을 적용하고 있다.
패션업계 초개인화 시스템 도입
패션업계에서도 인공지능을 활용한 시장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다. 미국 시장 조사기관 리서치앤마켓에 따르면 글로벌 패션 인공지능 시장은 2019년 2억 2800만 달러(약 3033억 5400만 원)에서 올해까지 연평균 40.8% 성장해 12억 6000만 달러(약 1조 6764억 3000만 원) 까지 확대될 전망이다.
패션 플랫폼 에이블리는 AI 추천 알고리즘을 통해 고객과 취향에 맞는 상품을 연결해 쇼핑에 편리성을 부여하고 있으며 이 기술을 통해 창사 5년 만에 첫 연간 흑자를 달성했다. LF, 삼성물산패션부문 등 이미 다수의 패션기업들이 고객 개개인의 데이터를 수집, 관리, 분석해 맞춤형 서비스를 부여하는 초개인화 마케팅을 진행해오고 있다.
유통가 방점 테크 기반 신사업 발굴
올해 유통가의 방점은 테크 기반의 신사업 발굴이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지털 전환을 넘어 AI 일상화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며 “생성형 AI 등 기술 투자를 더 강화하고 고객 편의를 제공할 수 있는 롯데만의 안전하고 효과적인 AI 기술을 적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마련해달라”고 주문했다.
이에 이번 CES 2024에는 신유열 롯데 미래성장실장이 참석해 AI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앞서 신 실장은 지난해 하반기 롯데 정기 임원 인사를 통해 한국 롯데에 본격적으로 투입돼 신사업 발굴 특명을 받은 바 있다.
롯데 계열사들은 롯데그룹이 신사업 발굴을 위한 5년간 37조원을 투입 투자금을 기반으로 AI 기반의 디지털 전환에 박차를 가한다. 롯데 쇼핑의 경우 지난해 스타트업 '업스테이지'와 협업해 생성형 AI를 도입하기로 했다.
한화 오너 3세인 김동선 부사장은 올해 처음으로 CES에 방문했다. 김 부사장은 CES에서 최신 기술 현황을 점검했다. 특히 김 부사장은 최근 한화로보틱스가 공을 들이고 있는 유통산업과 로봇기술이 결합된 ‘푸드테크’ 부스를 집중적으로 살폈다.
CES를 주관하는 미국소비자기술협회(CTA)에 따르면 글로벌 푸드테크 시장 규모가 2027년까지 약 3420억 달러(약 450조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푸드테크는 음식(Food)과 기술(Technology)의 합성어로 식품산업에 인공지능(AI), 3D프린팅, 로봇 등과 같은 첨단 기술이 접목된 것을 말한다.
이에 따라 한화로보틱스는 협동로봇 기술을 통해 음식을 자돌조리 하는 등 다양한 푸드테크를 육성한다는 계획이다. 한화로보틱스가 푸드테크라는 새로운 영역 개척에 나선 것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총괄하고 있는 김 부사장의 의지가 반영됐다.
앞서 김 부사장은 회사 출범 직후 “3D산업 같이 위험성이 크고 인력난이 심한 분야에 활용 가능한 로봇을 적극 개발할 것”이라며 “푸드테크, 보안 서비스 등 다양한 분야에 로봇기술을 적용해 궁극적으로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포부를 밝힌 바 있다.
이밖에도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상무, 이효율 풀무원 총괄 최고경영자(CEO), 구지은 아워홈 부회장이 CES에서 AI, 푸드테크에 관심을 갖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소비자기술협회가 주관하는 CES는 과거에는 IT와 가전 중심의 행사였으나, 최근 자동차와 유통 기술뿐만 아니라 푸드테크까지 폭넓은 산업의 첨단 기술을 선보이는 자리로 전 세계의 관심을 받고 있으며 참가하는 기업군도 다양해지고 있다. 올해의 주제는 'All Together, All on'으로, 인공지능(AI)기술 발전이 다양한 산업에 가져올 변화를 화두로 개최됐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댓글
(0) 로그아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