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만원 넘보는 비트코인..."한국인들이 가격 올렸다"
2023-12-06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가 승인된 후 비트코인의 잠재적 가치가 높아지고 있습니다.
비트코인 가격이 현재 보다 낮았던 1~2년 전 암흑기(?)때에도 필자 주변의 가상화폐 투자자들은 "비트코인이 개당 1억원이 될 것"이라는 근거 불충분한 주장을 해왔던 것이 생각 납니다. 이들 투자자들은 현직 대형 증권사에 근무하는 사람들이었기 때문에, 금융시장 분석에 있어 일반인 보다 우월한 위치에 있었습니다.
그리고 비트코인의 미래가치가 2025년 중후반에 미화 17만달러(약 2억2000만원)을 돌파할 것이라는 주장이 나왔습니다. 15일(현지시간) 미국 헤지펀드 스카이브리지의 앤서니 스카라무치 최고경영자(CEO)의 전망입니다.
그의 주장은 설득력이 있을까요?
네 지금으로서는 충분하진 않아도, 어느 정도 설득력이 있습니다. 세계 최대 금융시장인 미국에서 비트코인 ETF가 승인된 후 이에 대한 수요가 꾸준하고, 특히 올 4월에 4년만에 돌아오는 비트코인 반감기(채굴에 따른 비트코인 공급량 절반 줄어듦)가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입니다.
현재 상황으로 봤을 때, 올 4월 반감기 때 비트코인 가격은 한화로 6000만원 수준이라는 것이 업계의 전망입니다. 다만 스카라무치 CEO의 주장대로 내년 중하반기에 이 보다 4배 정도의 상승폭을 예상하는 것은 무리겠죠.
어찌됐건 비트코인 ETF 승인에 따른 가상화폐 시장의 변화로, 과거 필자의 지인이 주장했던 '비트코인 1억원 썰'은 현실화될 가능성이 높아졌습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모르지만 필자는 이미 수년 전, 비트코인이 2000만원 이하일 때 코인 투자를 접었습니다. 만약 그때의 투자를 이어왔다면 지금은 제법 부자가 돼 있었겠죠.
그렇지만 그 수년 동안 겪어야 했을 마음고생을 생각하면 "그만 둔 것이 참 다행이라"고 생각합니다.
비트코인과 같은 가상화폐는 여전히 투기와 투자의 사이에 머무르고 있습니다.
현 시점에서 가상화폐는 현금, 증권(주식), 금 등과 같은 자산으로 인정을 받아가는 단계입니다. 그럼에도 실체가 명확하지 않은 것은 사실입니다. 비트코인을 통해 물건을 사거나, 기업 활동 자금을 원활하게 운영하도록 도울 수도 없죠. 금 처럼 실물로 보관해 유통할 수도 없습니다. 물론 '디지털 금'이라는 가치가 정립돼 가는 것만은 인정합니다.
'디지털 전환'으로 우리가 사는 세상은 빠르게 변하고 있습니다. 가상화폐의 가치는 지금 보다 미래에 더 커지겠죠. 다만 이에 대한 우리의 접근 방식이 위험합니다.
"그래서 비트코인이 얼마까지 오르는 거야?"라는 궁금증은 디지털 자산의 가치 보다는 '얼마를 벌 수 있는지'라는 투기에 더 집중돼 있어 보입니다.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국내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중개 가능성을 일축했습니다. 금융시장의 안정성과 투자자 보호가 이유입니다. 비트코인 ETF가 '기초자산'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한 것이죠. (기초자산은 주식과 같은 금융투자상품, 현금, 상품 등이 속합니다)
오히려 일부 국내 증권사들은 비트코인 선물 ETF 거래까지도 제한에 나섰습니다 . 선물 ETF는 기초자산의 가격을 따라가는 파생상품으로 비트코인 시가에 맞춰 실시간으로 매입하는 현물 ETF와 성격이 다릅니다. 그러나 우리 금융당국의 스탠스에 선제적 대응에 나선 셈이죠.
대세는 바꿀 수 없지만, 투기성이 너무 짙기 때문에 일종의 '간격'을 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아마도 미국에서 비트코인 현물 ETF 승인에 따라 머지 않아 국내 금융시장도 변화가 생길 것입니다.
그때도 여전히 우리나라 투자자들이 투기에만 관심이 있다면 어떨까요? 비트코인, 이더리움, 리플 등 그나마 안정성이 보호되는 코인 외에 '제 2의 루나 테라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습니다. 누군가는 막대한 불로소득을 얻겠지만, 대다수의 투기성 투자자들은 회복할 수 없는 피해를 입을 수도 있다는 것입니다.
자, 여러분들은 이미 오를 대로 오른(그러나 더 오를 가능성도 있는) 비트코인에 대해 투자할 생각이 있나요? 아니면 다른 투기성 코인 투자로 엄청난 자산을 불리고 싶은가요?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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