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 2년 만에 또 '형제의난'…장남 조현식, 지분 매수 나선다

조 회장의 사법리스크에 총수 부재 명분 삼아 경영권 싸움 시동
조 회장 8%의 추가 지분 확보할 경우 경영권 방어 가능해
박재훈 기자 2023-12-05 10:50:58
한국앤컴퍼니그룹(구, 한국타이어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시작됐다. 현재 조현범 회장이 최대 주주로 등극한지 2년만에 조 회장의 친형인 조현식 고문이 누나인 조희원 씨와 손을 잡고 경영권 쟁탈에 나설 것을 암시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 최대 사모펀드 운용사 MBK파트너스가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과 함께 한국앤컴퍼니 경영권 확보를 위해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왼쪽)과 조현범 한국앤컴퍼니 회장. /사진=연합뉴스


이날 MBK 파트너스 스페셜 시튜에이션스(MBKP SS)의 공개매수 특수목적법인(SPC) 벤튜라는 24일까지 주당 2만원에 한국앤컴퍼니 지분 20.35∼27.32%(1931만5214∼2593만4385주)를 공개매수한다고 공시했다.

MBK파트너스가 목표로 잡은 물량은 모두 매수할 경우 5187억원에 해당하는 규모로 예상된다.

또한 공개매수 신고서에 따르면 조 고문과 조희원씨는 지난달 30일 공개매수 및 보유주식에 대한 권리 행사와 관련된 주주간 계약서를 체결했다.

현재 벤튜라 측이 확보한 지분은 조 고문(18.93%), 조희원 씨(10.61%)가 보유한 지분을 포함해 총 29.54%에 달한다. 장녀인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은 지분 0.81%를 보유하고 있지만 벤튜라에 합류하지는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개매수가 성공할 경우 조 고문측의 지분율은 최소 49.89%에서 최대 56.86%가 되며 조 회장을 제치고 경영권 가져올 수 있게 된다. 현 최대 주주인 조 회장의 지분은 42.03%다.

벤튜라 측은 공개매수 목적에 대해 "한국앤컴퍼니의 경영권을 확보해 이를 안정화한 후, 대상회사의 지배구조를 개선하고 주주가치를 극대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앞서 조 고문은 3년 전의 경영권 분쟁에서도 조희경 한국타이어나눔재단 이사장과 손을 잡은 바 있다. 조 이사장은 2020년 6월 조양래 그룹 명예회장이 보유한 한국앤컴퍼니 지분 전량을 조현범 회장에게 블록딜 형태로 매각하면서 후계구도를 굳히자 이에 대해 자발적 의사로 이뤄진 것이 아니라며 성년후견 심판을 청구했다.

조현범 한국타이어 회장 / 사진=연합뉴스

법정공방과 주주총회에서 다툼을 이어가던 양측은 2021년 말 조 고문이 부회장에서 고문으로 물러나고 조 회장이 당시 부회장에서 회장으로 오르면서 경영권 싸움의 마침표를 찍었다.

업계에서는 조 고문이 사모펀드를 끌여들이면서 다시 경영권 확보에 나선 것은 조 회장이 지난 3월 200억원대 횡령과 배임 혐의로 구속된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보고 있다. 회사의 경영에 있어 리스크로 작용하는 '총수 부재'를 명분으로 삼은 것이다.

일각에서는 조 고문과 MBK파트너스가 공개매수에 성공을 장담하기 힘들다고 보고 있다. 조 회장의 지분이 42.03%에 달한다는 점에서 가격을 올리고 대응책으로 공개매수에 나설 수 있기 때문이다. 만일 조 회장이 지분 8%를 추가로 확보할 경우 지분율은 50%를 넘어가면서 경영권 방어를 성공시킬 수 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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