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기준금리 3.50% 동결…불안한 경기 상황 반영
2023-10-19
한국은행이 지난 2·4·5·7·8·10월에 이어 오는 24일에도 기준금리를 현 3.50%로 동결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데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등 금융시장 불안도 여전해 금리를 올리기가 어렵고, 가계부채·물가 잠재 위험과 미국과의 최대폭(2.0%p) 금리차 등 때문에 내리기도 쉽지 않기 때문으로 해석된다.
전문가들은, 미국의 금리 추가 인상 가능성까지 줄어든 만큼, 한국은행도 당분간 동결 기조를 유지하다 내년 하반기쯤 인하에 들어갈 것으로 보고 있다.
27일 주요 언론사에 따르면 경제 전문가들은 모두 한은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오는 30일 진행되는 통화정책방향 결정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다시 동결할 것으로 전망했다. 대부분은 이런 결정이 금통위의 '만장일치'로 이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전문가들은 현재 기준금리를 더 올릴 상황은 아니라고 진단했다.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3개월째 3%대를 거듭하는 등 여전히 인플레이션 압력이 남아있기는 하지만, 국제유가가 안정되고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금리 인상 종료 기대로 주요국 통화 정책에 대한 부담도 줄었다고 평가했다. 현 수준의 기준금리가 상당 기간 지속될 것이란 시각이다.
정부와 한은이 예상한 올해 1.4% 경제 성장이 불투명한 상황에서 한은이 굳이 가계대출만을 명분으로 기준금리를 올려 소비와 투자를 더 위축시키고 부동산 PF 등 금융시장 뇌관을 자극할 이유가 없다는 논리다.
이스라엘·하마스 분쟁에도 우려와 달리 글로벌 경기 하강에 따른 수요 감소 전망 덕에 국제 유가가 히락세인 만큼 물가 여건도 나쁘지 않고, 최근 원·달러 환율 역시 안정적이라는 점도 동결의 근거로 거론됐다.
조영무 LG경영연구원 연구위원은 "반도체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고, 고물가·고금리가 시차를 두고 영향을 미치면서 소비·투자가 계속 부진할 것"이라며 "이처럼 경기와 자금시장 등이 아직 불안해 한은으로서는 금리를 올리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예상했다.
최근 미국의 물가 상승 폭 축소 등으로 연방준비제도(연준·Fed)의 기준금리 추가 인상 기대가 크게 줄어든 점도 한은이 느끼는 인상 압박을 덜어줬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국제 유가의 하향 안정으로 추가 긴축 경계감이 약해졌고, 내수 부진과 부동산 PF 등 금융불안 우려 탓에 한은의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이라고 내다봤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 역시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 조사를 보면 미국의 12월과 내년 1월 금리 인상 확률이 '0'으로 나온다"며 "그만큼 시장은 미국의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고 확신한다는 것인데, 이 상황에서 한은이 금리를 올릴 이유는 거의 없다"고 분석했다.
다만 1명은 내년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우혜영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이번에 물가 목표 수렴 시점과 관련한 불확실성 확대를 언급하며 인상 소수의견이 나올 수 있다"며 "추후 물가 상승 압력이 추가 확대되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지속돼 미시적 대응으로 부족하단 평가가 나올 경우 추가 금리 인상을 단행할 가능성도 있다"고 했다.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해서는 대부분인 9명이 내년 하반기로 내다봤다. 그중에서도 6명은 ‘3분기’라고 답했고, 1명은 ‘4분기’로 시점을 좁혀 대답했다. ‘2분기’를 점친 의견은 2명에 불과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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