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 “핵심 경쟁력은 ‘초기술’·‘인재’”
2023-10-11
“차별화된 ‘시그니처 메모리’로 기술력과 시장 대응 역량 키워야.”
곽노정 SK하이닉스 사장은 2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학교 서울캠퍼스에서 ‘메모리 반도체의 비전과 인재 육성’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에서 이같이 말했다.
곽노정 사장은 이날 “고객별로 다양해지는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SK하이닉스만의 ‘시그니처 메모리’를 만들어 갈 것“이라며 “이처럼 기존과는 차별화된 기술을 이뤄내는 주체는 결국 사람이기 때문에 인재 육성을 최우선 과제로 보고 꾸준히 힘을 쏟겠다”고 강조했다.
곽 사장은 현재 4차 산업혁명 시대의 핵심 인프라는 반도체하라 말한 뒤 “인터넷부터 모바일, 빅데이터, 클라우드, 인공지능(AI) 등과 같은 수많은 첨단기술에 메모리 반도체가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기술 발전 속도가 높아지면서 메모리 시장은 꾸준히 우상향하며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SK하이닉스는 앞으로 차별화된 스페셜티 제품인 ‘시그니처 메모리’를 만들어 갈 계획이다.
곽 사장은 SK하이닉스의 메모리를 환경(Environment), 기술(Technology), 응용(Application) 등 세 부분으로 나눠 소개했다.
최근 지속가능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기업들의 환경·사회·지배구조(ESG) 실천이 중요해졌다. 기후 변화와 환경오염 등으로 인해 특히 환경(E) 분야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SK하이닉스는 지구 온난화를 최소화하고자 크게 두 가지 방향으로 이산화탄소 배출 저감 노력을 하고 있다.
고객이 요구하는 대용량, 초고속, 저전력 기반의 신뢰성 높은 제품을 만들기 위해서는 메모리를 더 작게 만들고 더 높게 쌓는 기술 혁신이 필요하다.
D램은 계속해서 선폭을 줄이는 방향으로 발전해 왔는데 현재는 선폭 10나노미터(nm)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경쟁을 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공정 미세화와 함께 3D D램 기술을 동시에 준비하고 있다.
또 완전히 새로운 D램 셀 구조로의 전환도 고려하고 있는데 대안 중 하나는 D램에 낸드의 적층 기술을 적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곽 사장은 “아직 특성이나 비용 측면에서 해결해야 할 부분이 많지만 이를 극복할 수 있다면 D램 기술을 추가로 고도화할 수 있다”며 “더 높게 쌓기 위한 기술과 함께 측면 스케일링(Scaling)에 필요한 웨이퍼 본딩(Wafer Bonding) 기술 개발도 병행 중”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메모리 반도체는 범용제품이었기 때문에 누가 더 작게 높게 만들 수 있느냐만 두고 경쟁해 왔다. 그러나 AI 시대로 접어들면서 고객들이 저마다 구상하는 서비스의 형태가 다양해지면서 메모리에 요구하는 스펙 역시 다변화됐다.
이에 따라 메모리는 맞춤형으로 진화하고 있고 특정 성능에 특화된 메모리가 요구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고객별 다양한 요구를 만족시킬 수 있는 차별화된 ‘시그니처 메모리’를 만들어 갈 방침이다.
곽 사장은 “AI에 집중해 시그니처 메모리를 개발하고 있다”며 “이미 고대역폭 메모리(HBM) 같은 제품을 통해 SK하이닉스는 AI용 메모리 분야를 선도하고 있는데 이 분야에서 경쟁력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전했다.
곽 사장은 이어 “앞으로 포스트 폰노이만 컴퓨팅 환경의 핵심은 메모리 반도체가 될 가능성이 높다”면서 “SK하이닉스는 지난 10년 동안 HBM을 준비해 왔듯이 제2, 제3의 HBM이 될 수 있는 PIM(Processing-in-Memory), CXL(Compute Express Link) 기반 이머징 메모리(Emerging Memory) 개발에도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 끗 차이로 실력 결정…더 많은 시간과 노력 쏟아 부어야”
곽 사장은 미래 반도체 전문가들에 선배로서의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곽 사장은 “여러분들은 새로운 일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두려워하지 않아야 한다”며 “일을 통해 배우고 성장하면서 남들과 다른 경쟁력을 가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곽 사장은 또 “쉬워 보이는 일에도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면서 “한 끗 차이의 디테일이 실력을 결정하게 된다”고 전했다.
그는 “답은 현장에 있고 실제 현장을 확인하는 것이 모든 일의 기본”이라며 “근시안적인 관점을 지양하고 더 멀리 내다보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반도체 전문가를 꿈꾼다면 긍정적인 자세와 호기심을 바탕으로 많은 인사이트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며 “커뮤니케이션 역량도 중요한데 반도체는 수백 개의 공정이 있는 만큼, 반도체 전문가라면 많은 다양한 조직과 유기적으로 협업하기 위해 소통을 잘할 수 있어야 하며 의사결정력을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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