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노사 잇단 임단협 타결…포스코·현대제철만 남았다

포스코, 기본급 15만원 인상 등 새로운 협상안 제시
현대제철, 노조 요구 최대한 수용…장기 협상 전망
신종모 기자 2023-09-30 18:28:24
올해 산업계의 임금 협상이 조선업을 시작으로 자동차업까지 비교적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다. 하지만 포스코와 현대제철 등 철강업계는 여전히 임금 교섭을 진행 중이어서 추석 연휴 이후에나 협상 가닥이 잡힐 것으로 보인다. 

포스코는 한국노총 금속노련 소속 포스코노동조합이 창립 55년 만에 첫 파업 태세에 돌입한 만큼 예년보다 협상에 신중을 기하는 모습이다. 현대제철도 노조와의 임금 교섭이 잘 마무리 될 수 있도록 성실히 협상에 임한다는 계획이다. 

포스코노동조합. /사진=연합뉴스

30일 업계에 따르면 포스코는 노조가 파업 강행 의사를 굽히지 않자 추가협상안을 노조에 제시했다.

사측이 지난 21일 제시한 추가 협상안에는 ‘기본임금 인상 15만원(공통인상률 8만원 포함)’, ‘정년퇴직자 70% 고용연장(재채용 확대)’, ‘주식 400만원 지급’, ‘구내식당 중식 무료 제공’, ‘격주 주 4일제 도입’ 등의 내용이 담겼다.

앞서 포스코는 지난 20차 교섭 결렬 당시 직원 챙김, 가족 지원, 저출산 해소 동참, 2030직원 사기진작을 위한 임금성 안건 11건과 노조 활동 등과 관련된 안건 32건을 제시한 바 있다.

기존 제시안에는 주택자금대부 한도 상향(9000만원→1억2000만원) 및 이자율 조정(연 2.0%→1.5%), 휴양시설 이용 지원금 20만원 신설, 중학생 자녀장학금 연 100만원 신설 등이 포함됐다. 또 출산장려금 상향(첫째 200→300만원), 배우자 유사산휴가 3일 신설, 근속 축하금 개선(근속 5년 30만원 신설 등), 경조금 개선(본인결혼 축하 300만원 → 400만원 등), 장애인 지원금 연 200만원 신설 등도 제안했다.

사측은 기존안과 추가안을 함께 논의할 수 있다는 입장이지만 노조는 회사의 제안이 기대에 못 미친다는 반응이다. 포스코 노사는 지난달 23일까지 20차에 걸쳐 임금 및 단체협약 체결을 위한 협상을 진행했으나 합의점을 찾는 데 실패했다. 

포스코는 일단 노조의 요구를 최대한 수렴해 창립 이후 첫 파업은 어떻게든 막겠다는 방침이다. 김학동 포스코 부회장이 직접 나서 임직원들에게 호소하기도 했다.

김 부회장은 지난 4일 임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깊이 있게 충분히 논의되지 않은 상태에서 목표를 정해 놓은 것처럼 빠르게 진행되는 임단협 흐름에 대해 깊은 우려의 마음을 금할 길이 없다”며 “공급 차질시 계약 종료 제품과 납기 지연 제품이 많아 막대한 페널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대제철 노조가 지난해 경북 포항제철소 공장장실을 점거하고 있다. /사진=현대제철

현대제철 노사는 지난 22일 인천을 시작으로 당진, 순천, 포항 등 사업장별로 임금협상에 들어갔다. 

노조는 올해 임협 요구안으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영업이익의 25%를 성과급 특별성과급 지급, 각종 수당 인상, 하기휴가 및 산정 휴일 확대 등을 제시했지만 사측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별성과급은 현대자동차가 올 초 지급한 400만원과 동일한 특별성과금에 주식 10주 가격을 포함한 금액으로 580만원을 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제철은 노조의 요구가 과하다면서도 교섭은 지속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아직 사측 제시안도 마련되지 않은 상태라 임단협 타결까지는 진통이 예상된다.

현대제철은 올 2분기 연결기준 영업이익이 4651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3.4% 감소했다. 매출은 7조13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3% 줄었다. 다만 전분기 대비 영업이익과 매출은 각각 39.3%, 11.7% 증가했다. 게다가 중국 경기가 3분기에도 부진이 지속될 가능성이 커 하반기 철강 업황을 예단할 수 없는 상황이다. 

현대제철 관계자는 “노사간 의견 차이가 커 올해 임금협상은 예년보다 길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