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아연, ‘동박·니켈’ 판 키워 이차전지 소재기업으로 부상
2023-05-24
[스마트에프엔=박재훈 기자] 최근 미국 정부가 IRA(인플레이션 감축법)항목에 구리를 포함시키면서 상반기 부진을 겪었던 동박기업들이 하반기에는 회복세를 넘어 수혜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미국 정부는 오는 10월 안에 IRA 세부규정을 추가로 발표할 예정이다. 미국 에너지부가 최근 구리를 핵심 원자재로 포함시키면서 이차전지 필수 소재인 동박이 핵심 광물로 지정될 것이 기정사실화되고 있다. 구리는 동박의 주요 원자재다.
동박은 이차전지의 음극집전체로 활용되는 소재다. 과거에는 인쇄회로기판으로 주로 쓰였으나 전기차 시대에 들어서서는 배터리쪽으로의 수요가 확대되고 있다. 에너지 전문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2020년 13만5000톤(t)의 자동차 배터리용 동박의 수요는 2025년 74만8000t 수준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동박은 8㎛(마이크로미터)제품이 주력으로 꼽힌다. 매우 얇은 소재 특성상 불량 가능성이 높은 동시에 공정과정도 까다롭기로 알려져있다. 또한 생산하는 환경의 온도와 습도의 영향을 많이 받기 때문에 제품 생산까지 시간이 오래걸리는 산업이다.
IRA의 핵심 광물로 지정되면 미국이나 미국과 FTA를 맺은 국가에서 생산해야 각종 헤택을 받을 수 있다. 이같은 과정으로 생산된 동박으로 배터리를 제조하면 전기차 보조금 대당 최대 7500달러(한화 약 995만원)를 받을 수 있게된다. 이로인해 국내 동박기업의 주문이 늘어나 하반기에는 수혜를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2분기에 들어 실적이 부진했던 SKC, 롯데케미칼 등의 기업들에게는 희소식이다. 지난 9일 발표한 SKC의 2분기 실적은 이차전지용 동박과 반도체 소재, 화학 부문등의 실적이 좋지 못해 36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영업이익 1027억원과 비교해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롯데케미칼은 2분기 실적에서 77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양사 모두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수요 부진과 유가 및 원료 하락의 영향을 받아 수익성을 개선하지 못한 것이다. 구리가 IRA의 항목에 들어갔다는 것은 중국 동박기업들과의 경쟁에서 확실한 견제책이 될 수 있다. 중국은 저렴한 전기세와 인건비를 바탕으로 경쟁력을 강화하는 가운데 IRA의 특성상 중국을 견제하는 성격이 강해 국내 동박기업들의 입지가 유리해질 전망이다.
SKC의 동박 계열사인 Sk넥실리스는 독일의 배터리 제조사 바르타에 동박을 단독 공급하면서 반등의 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SK넥실리스는 바르타의 증설에 따라 추가 수요 발생을 고려해 5년 이상의 장기 공급 계약도 협의중이다.
SK넥실리스는 지난 2월 유럽 최대 이차전지 제조사인 노스볼트와 최대 1조4000억원 규모의 장기 공급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바르타와 단독 공급 계약을 맺으면서 유럽 시장 내 중장기 동박 수요에 대한 점유율을 확대하게 됐다.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2025년까지 스페인에 공장을 완공해 동박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예정이다.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가 스페인에 건설하는 스마트팩토리는 카탈루냐주 몬로이치에 5600억원을 들여 연산 3만t을 목표로 하고 있다.
당초 롯데에너지머터리얼즈는 2024년까지 2.5만톤 규모의 스마트팩토리를 추진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유럽 현지 고객사의 수요를 감안해 생산물량을 3만t으로 확대하고 2025년에 완공하는 쪽으로 일정을 변경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전북 익산시(2만t)와 말레이시아(4만t)에서 현재 6만t의 동박을 생산하고 있다. 올해 말 완공되는 말레이시아공장의 2만t과 2025년 완공 계획인 스페인 3만t 외에도 말레이시아, 스페인, 북미 등에서 도합 13만t을 추가 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2028년까지 동박 생산량 24만t을 목표로 하이엔드 동박 시장점유율 30%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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