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만 못 먹은 거야?”...소비자 안달나게 하는 '헝거마케팅'

홍선혜 기자 2023-07-17 10:19:14
[스마트에프엔=홍선혜 기자] ‘아사히맥주’, ‘먹태깡’. 이 제품들은 최근 선풍적인 인기몰이로 품귀대란을 빗고 있다. 중고 플랫폼에서는 “먹태깡 구해요” “아사히수퍼드라이 생맥주캔 팔아요” 등의 게시글이 올라왔고 제값 보다 비싼 웃돈을 주고 거래하는 소비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러한 현상에 일각에서는 물량을 조금씩만 풀어서 소비자들을 안달나게 하는 이름 바 ‘헝거마케팅’이 과도한 것 이나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17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지난 2021년 일본에서 첫 출시를 알린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는 현지에서도 출시 초기 물량 부족 사태가 발생하며 큰 인기를 끌었다. 엔데믹에 접어들면서 일본에 방문한 국내 여행객들 사이에서도 아사히 생맥주가 입소문을 타면서 국내에 상륙하게 됐다. 

중고 플랫폼에 (왼쪽)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1캔 당 8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오른쪽) 먹태깡, 점보도시락,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묶어 5만원에 판매하고 있다. / 사진=번개장터 캡쳐본


지난 5월 27일 전국 코스트코 매장에서 입고 후 오픈런 현상까지 발생했던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은 현재 물량부족 현상으로 편의점업계에서는 24캔으로 발주 물량을 제한했다. 당시 취재를 위해 코스트코 광명점을 방문해본 결과 직원 A 씨는 “들어오자마자 한 시간 만에 모두 동이 났다”고 말해 인기를 실감시켜줬다. 

현재 일부 편의점에서는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창고에 따로 숨겨놓고 판매하는 등 허니버터칩 대란 후 진귀한 광경이 펼쳐지고 있다.

먹태깡도 마찬가지다. 지난 6월 26일 새우깡에 이어 여섯 번째 깡 스낵 먹태깡을 출시한 농심은 출시 이후 일주일 만에 100만 봉 이상 판매돼 생산량을 30% 늘린다고 밝혔다.

현재 편의점에서는 최대 4봉지까지 발주물량을 줄였으며 각종 커뮤니티에서는 “어느 지점으로 가야 먹태깡을 구할 수 있냐”는 글들이 비일비재하게 올라와 있었다. 아울러 중고플랫폼에서는 값을 더 주고 구매했다는 댓글들도 달려있었다. 

또, 한 중고 플랫폼에서는 현재 구매하기 힘든 먹태깡, 점보도시락, 아사히 수퍼드라이 생맥주캔을 묶어 5만원이라는 금액에 판매하기도 한다. 

한정된 물량으로 소비심리 부추키는 마케팅 기법...악인가 선인가?

이러한 품귀대란에 대해 일각에서는 지나친 헝거마케팅이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헝거마케팅이란 업계가 물품을 한정된 물량으로만 판매해 소비자의 구매 심리를 부추기는 마케팅기법으로 의식적으로 잠재 고객을 ‘배고픔’ 상태로 만드는 것을 의미한다.

헝거마케팅의 대표적인 사례는 지난 2014년 돌풍을 일으킨 해태제과의 허니버터칩이다. 당시 허니버터칩은 구하기 힘든 과자로 입소문이 탔고 심지어 SNS에는 빈봉지를 판매한다는 글이 올라올 정도로 큰 인기를 끌었다. 

당시 임의로 헝거마케팅 전략을 펼친 것은 아니었지만 공급량이 수요를 따라오지 못해 물량 부족사태가 발생했다. 이로 인해 제품 구매를 갈망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 심리를 자극하게 됐다. 

이러한 헝거마케팅의 이면에는 버즈마케팅이 있었다. 버즈마케팅이란 소비자들이 상품에 대해 말하고 다니며 저절로 입소문이 타 마케팅 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기법을 말한다. 과거에는 TV광고가 성행했지만 최근에는 SNS가 활성화 되면서 이러한 버즈마케팅이 기업들에게도 긍정적인 효과를 가져다주고 있다. 

롯데칠성음료의 '새로' 제품 이미지. / 사진=롯데칠성음료


버즈마케팅의 긍정적인 예시는 제로소주로 돌풍을 일으킨 롯데칠성음료의 새로다. 이 제품은 출시 후 각종 SNS에서 화재거리가 됐고 소비자들 사이에서 빠르게 입소문이 탔다. 새로는 출시 7개월여 만에 누적판매 1억병을 돌파했으며 처음처럼에 익숙하지 않은 지방 지역에도 제품 입고를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고 있다.

이은희 인하대학교 소비학과 교수는 “요즘 기업들은 TV광고를 잘 하지 않고 온라인에 올려 소비자들을 유도하고 있다 늘 새로운 것을 찾고 이것에 열광하는 소비자들의 구매욕구 심리를 자극하는 것이다”라며 “오픈런, 예약, 한정판매 역시 소비심리를 자극하는 헝거마케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요즘은 버즈마케팅이라고 소비자가 오히려 홍보맨이 돼 TV광고보다 더 좋은 홍보효과를 내고 있다”며 “이러한 방법들을 기업들이 많이 택하는 추세” 라고 덧붙였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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