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음료·막걸리 비상...인공감미료 ‘아스파탐’ 발암물질 논란
2023-07-04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세계보건기구(WHO) 산하의 국제암연구소(IARC)가 오는 14일 '아스파탐'을 인체발암 가능물질(2B군)로 분류할 것으로 발표됨에 따라 관련 업계와 소비자들이 혼란을 겪고 있다.
식품업계 뿐 아니라 아스파탐을 사용하는 제약업계에도 관심이 쏠린다. 아스파탐이 감기약·소화제·구충제 등 쓴 맛의 알약에 코팅(당의정)돼 쓰이거나, 어린이가 섭취하는 해열제 시럽에 들어가기 때문이다.
식약처, 국내 허가 완제 의약품·한약제제·마약류 품목 4만8910개 중 700개 제품에 '아스파탐' 포함
11일 식품의약품안전처 의약품 정보 시스템 '의약품안전나라'에 따르면 결과 국내 허가 완제 의약품·한약제제·마약류 품목 4만8910개 중 700개 제품에 아스파탐이 포함됐다.
특히 어린이 해열제 시럽제품 상당수에도 아스파탐이 함유돼 있다. 의약품안전나라 데이터베이스 상 제품명에 '시럽'이 들어가며 아스파탐이 함유된 제품으로는 총 29개가 나타났다. 여기에는 삼아제약의 '세토펜건조시럽', GSK컨슈머헬스케어의 '테라플루콜드앤코프나이트타임건조시럽' 등의 해열제 시럽도 포함돼 있다.
아스파탐은 1965년 미국 화학자 제임스 슐라터가 위궤양 치료제를 개발하던 중 우연히 발견됐다. 국내에서는 1985년 3월에 식품첨가물로 지정됐으며, 현재 약 200여개국에서 식품첨가물로 지정·활용되고 있다.
현재 아스파탐은 먼저 나온 사카린보다 더 널리 쓰이고 있다. 같은 칼로리 대비 설탕보다 200배가량 높은 단맛을 낼 수 있어 저칼로리 감미료로 인기가 높다. 특히 최근 '제로 슈거' 열풍이 불며 더욱 주목을 받고 있었다.
아스파탐 사용하던 제약사들도 덩달아 비상...식약처·전문가 "한국인 아스파탐 섭취량 건강 큰 문제 없어"
이러한 상황에 IAFC가 오는 14일 인공감미료 아스파탐을 발암 가능 물질(2B군)로 지정한다고 밝히자 해당 소식에 아스파탐을 사용해오던 제약사들은 비상이 걸렸다.
식약처는 국민들이 벌써부터 불안해하기는 이르다고 판단했다. 하루 복용 횟수가 정해진 의약품의 경우 아스파탐 함유량이 WHO 권장량(40㎎/㎏)에 한참 못 미치기 때문이다. 식약처는 지난 3일 정례브리핑에서 "외국과 비교해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상당히 낮은 수준"이라며 "14일 WHO 공식 결과에 따라 세부사항을 확인해 관련 규정을 확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 역시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 정도는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는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식약처도 의약품은 식품과 달리 아플 때만 먹는 데다 함유량도 적어(한 달에 0.2mg 수준) 인체에 유해한 정도는 아니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식약처가 발간한 ‘2019년 식품첨가물 기준·규격 재평가 최종보고서’에 따르면 한국인의 아스파탐 섭취량은 일일섭취허용량(ADI)의 0.12% 수준으로 조사되기도 했다.
광동제약 "비타500, 인공감미료 아스파탐과 무관"...제약사들 "시중 판매 의약품 중 극소수 제품에 첨가"
하지만 불안에 떨고 있는 소비자들을 신경써야 할 제약사들의 입장은 다르다. 아스파탐이 발암 물질로 분류된다는 소식에 광동제약은 제일 먼저 입장을 표명했다. 회사는 국내 건강드링크 시장을 대표하는 품목 중 하나인 '비타500'을 생산 중이다.
회사는 비타500을 기반으로 한 제품인 '비타500 제로'를 올해 3월 선보인 바 있다. 이 제품은 기존 비타500에 함유된 비타민C(500㎎)는 그대로 유지하면서 당류와 칼로리 함량은 0으로 설계해 건강함을 배가한 제품이다. 소비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를 제공해 출시 3개월만에 1000만병 이상 판매되는 등 인기를 얻고 있다.
광동제약 관계자는 "비타500 및 비타500 제로는 WHO가 발암 가능 물질로 분류 예정인 인공감미료 아스파탐과 무관하다"며 "해당 제품뿐만 아니라 당사의 다른 음료제품에도 아스파탐은 일절 포함되지 않았다"고 강조했다.
다른 제약업계의 상황도 마찬가지다. 아스파탐이 첨가된 허가품목 중 시중에 판매되는 약이 많지 않으며, WHO 공식 결과과 나와야지 알겠지만 위해성이 크지 않다고 말하는 상황이다. 다만, 추후 상황을 지켜본다는 계획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시중에 판매되는 의약품 중 극소수 제품만이 아스파탐이 사용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인체 위해성에 대한 결과가 나온 이후 추후 대응방안을 모색할 것"이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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