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서 또 기술 유출 사고 발생…해당 직원 해고
2023-05-17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 도면을 빼내 중국에 복제판 공장을 지으려던 전 삼성전자 상무 A씨 등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A씨는 삼성전자 상무를 거쳐 SK하이닉스 부사장을 지내는 등 국내 반도체 제조 분야 권위자인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지검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수사부는 산업기술보호법 위반,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A(65) 씨를 구속 기소했다고 12일 밝혔다.
또 A씨가 대표로 있는 중국 반도체 제조 회사 직원 5명과 공장 설계 도면을 빼돌린 삼성전자 협력업체 직원 1명 등 6명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앞서 A씨 등은 지난 2018년 8월부터 2019년 2월까지 삼성전자의 반도체 공장 BED(Basic Engineering Data)와 공정 배치도, 공장 설계도면 등을 부정 취득·부정 사용한 혐의를 받고 있다.
특히 반도체 공장 BED와 공정 배치도는 노트북과 휴대전화에 사용되는 ‘30나노 이하급 D램’ 및 ‘낸드플래시’ 반도체 공정 기술로 국가핵심기술에 해당한다.
A씨 업체 직원(불구속 기소)이 삼성전자에 근무하면서 지난 2012년쯤 빼돌린 자료로 알려졌다.
A씨 등은 중국 시안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을 그대로 본뜬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 위해 범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공장부지는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과 불과 1.5㎞ 떨어져 있었다.
A씨는 국내 반도체 업계 인력들에 연봉 2배를 제안해 200여명을 본인 회사로 영입했다. 이들에게 삼성전자 반도체 공장 설계도면 등을 입수해 활용하라고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다행히 A씨 등이 계획한 ‘삼성전자 복제’ 반도체 공장은 건설되지 않은 것으로 파악됐다.
이는 대만의 전자제품 생산업체가 A씨 업체에 약정한 8조원 투자가 불발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A씨 회사가 공장 설계 도면을 여전히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이 회사는 중국 청두시로부터 4600억원의 투자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A씨 등의 구체적인 기술 유출 경위와 추가 범행에 대해 수사를 확대할 방침이다.
검찰 관계자는 “단순히 반도체 기술 유출이 아닌 반도체 공장을 통째로 복제 건설하려 한 범행”이라며 “반도체 생산 경쟁이 치열해지는 상황에서 국내 반도체 산업 근간을 흔드는 중대 범행에 대해 엄정하게 대응하겠다”고 말했다.
검찰은 이번 기술 유출로 삼성전자가 최소 3000억원에 이르는 피해를 본 것으로 추산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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