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KT, 제41기 정기 주총 개최...소액주주 vs KT전국민주동지 '대립'
2023-03-31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한 후보 3인이 주주총회 직전 동반 사퇴함에 따라 현재 KT 이사회 기존 멤버 중 사내·사외를 통틀어 김용헌 사외이사 단 한 명 남았다. 이에 따라 KT는 우여곡절 끝에 주총을 마무리 했지만 차기 대표와 신규 사외이사 선임을 선출해야 하는 숙제가 남은 상황이다.
KT 경영진 공백 속에 열린 31일 서울 서초구 KT연구개발센터에서 오전 9시에 열린 정기 주주총회는 지난해 역대 최고실적에도 불구하고 혼란과 고성 속에 진행됐다.
당초 강충구·여은정·표현명 사외이사의 재선임 안건 등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주총이 길어질 것으로 예상됐지만, 이들 사외이사 3인이 주총 전 동반사퇴 결정을 내리면서 이날 주총은 생각보다 빠른 45분만에 마무리됐다.
하지만 주주총회 내내 안건이 올라오고 통과될 때마다 박수와 고함, 일부 비속어 등이 섞여나왔다. 주주총회 2분 전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은 박종욱 KT 경영기획부문장(사장)과 임원 10여명이 주총장에 들어오자 고성과 비속어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러한 상황에 KT 구현모 대표 사퇴로 대표 직무대행을 맡은 박종욱 경영기획부문장은(사장) "계획대로 주주들이 대표이사 선임 관련 의사권을 행사하고, 기대하는 바를 소통하는 자리가 되지 못해 죄송하다"며 "비상경영위원회를 중심으로 회사 경영에 차질이 없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박 사장은 "비상 대비 집단의사결정 기구로 주요 임원 중심의 '비상경영위원회'를 설치하고 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TF'와 '뉴거버넌스 구축 TF'를 구성해" 비상 경영 체계를 가동, "전사 주요 의사 결정이 한 치의 공백 없이 신속하게 이뤄지도록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KT는 현 위기 상황을 조기에 정상 경영체제로 전환하기 위해 대표이사 직무대행과 주요 경영진들로 구성된 비상경영위원회를 신설해 집단 의사결정 방식으로 전사 경영·사업 현안을 해결하고, 비상경영위원회 산하에 '성장지속 태스크포스(TF)'와 '뉴 거버넌스(New Governance) 구축 TF'를 운영할 계획이다.
성장지속 TF는 고객서비스·마케팅·네트워크 등 사업 현안을 논의하고, 외부 전문가들이 참여하는 뉴 거버넌스 구축 TF에서는 대표이사·사외이사 선임 절차, 이사회 역할 등 지배구조 전반에 대한 개선을 추진한다.
특히 뉴 거버넌스 구축 TF는 주주 추천 등을 통해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하고, 전문기관을 활용해 지배구조 현황 및 국내외 우수 사례 등도 점검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국내외 환경사회지배구조(ESG) 트렌드 및 다양한 이해관계자 의견을 반영하고, 대외적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지배구조 개선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차기 KT 대표 선임 시기에 대해선 이미 밝힌 바와 같이 5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박 대행은 "새 대표 선임까지 약 5개월이 소요될 것으로 본다"며 "최대한 단축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KT 자기주식에 대해서는 임직원 보상 등의 목적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설명하고 구체적인 처분 및 소각은 이사회 결의를 통해 시장과 투명하게 소통하겠다"고 말했다.
사외이사 재선임에 도전한 현직 사외이사인 강충구 고려대 교수(현 KT 이사회 의장), 여은정 중앙대 교수, 표현명 전 롯데렌탈 대표 등 후보 3인이 주총 시작 전 모두 사퇴함에 따라 KT 이사회에는 헌법재판소 사무처장 출신인 김용헌 사외이사만 남게 됐다. 이에 따라 KT는 새로운 사외이사도 선임해야 할 것으로 관측된다.
다만, KT는 사외이사 정족수가 3인 이상이어야 하는 상법 규정에 따라 차기 이사회가 구성되기까지 사외이사 후보에서 사퇴한 3인에게 대행 자격으로서 당분간 김용헌 이사와 함께 이사회 의사 결정에 참여할 예정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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