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BK기업은행, 전무이사에 김형일 부행장 임명
2023-03-21
[스마트에프엔=권오철 기자] 최근 IBK기업은행의 신임 사외이사 2명이 선임된 가운데, 이를 최종 결정한 금융위원회에 대한 노동조합의 반발이 거세다. 금융위가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거부하며 국책은행의 이사회를 정부 말을 잘 듣는 '거수기(시키는 대로 손 드는 기계)'로 전락시켰다는 지적이다. 노조는 대통령실과 금융위의 가교 역할을 하며 노조추천이사제 도입을 좌절시킨 인물로 지목받는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한다는 방침이다.
기업은행 노조는 29일 성명을 내고 "대통령과 금융감독원은 시중은행의 지배구조 개선을 주장했다. 특히 이사회의 독립성과 다양성을 강조했다"고 전제한 뒤, "금융위원회는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의 이사회를 '거수기'로 만들었다. 이사 후보를 낙점해 제청을 지시함으로써 기업은행에 부여된 이사 후보 제청권까지 무력화시켰다"고 주장했다.
이어 "언뜻 금융당국 간 엇박자로 보이나 사태의 본질은 '관치금융'이라며 "은행 이사회는 경영진과 가까워 정부 말을 안 들으니 독립을 주장하고, 국책은행 이사회는 정부 말을 더 잘 듣도록 '낙하산' '거수기'로 채우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앞서 금융위는 지난 27일 기업은행 신임 사외이사에 이근경 전 재정경제부 차관보와 전현배 서강대 경제학과 교수를 임명했다. 기업은행 사외이사는 은행장이 제청하고 금융위가 임명한다.
이 전 차관보는 지난해 대통령 선거에서 윤석열 당시 후보 지지를 선언한 김대중 정부 출신 장차관급 경제전문가 명단에 이름을 올렸으며, 전 교수는 윤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하고 있다. 낙하산 지적이 나오는 배경이다.
그러나 노조는 기업은행 이사 제청 후보 중 1인은 노조가 추천하는 인사를 포함하는 노조추천이사재 도입을 2019년부터 만 4년 동안 추진해왔다.
이는 문재인 전 대통령의 공약이었으며, 윤석열 대통령도 후보 시절 공공기관의 노동추천이사제를 찬성했다. 이뿐만 아니라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이 이행을 약속했으며, 윤종원·김성태 전·현 기업은행장이 합의한 바다.
그럼에도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다. 이에 노조는 "금융위는 합의한 내용을 모두 쓰레기통에 처박았다"고 지적하며 "대통령과 금융당국은 국책은행의 권리를 약탈했다"고 강하게 질타했다.
이제 노조는 정부의 말뿐인 약속이 아닌 관련 법안에 노조추천이사제를 명시하는 입법 투쟁을 벌이기로 했다. 또한 김소영 부위원장을 대통령실과 금융위의 가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고, 김 부위원장의 직권남용 및 업무 방해 혐의에 대한 법적 조치를 강구하기로 했다.
금융위 관계자는 "기업은행장이 이사 후보를 제청하면, 금융위는 임명 여부를 검토해 결정할 뿐"이라며 원론적인 답을 내놨다. 이어 김 부위원장이 대통령실과 금융위의 가교역할을 했느냐는 질문에는 "(외부에서 바라보는) 해석일 뿐"이라며 즉답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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