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경림 KT 차기 대표 후보도 사의 표명...왜? '주총은 예정대로 진행'

정부와 정치권 압박에 결국 두손 들어...대표 선임 외부 개입 도넘었다 지적
KT, CEO 공석상태 장기화 우려도
황성완 기자 2023-03-23 13:29:39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KT의 차기 대표이사 압축 후보 4인 중 차기 대표이사 후보로 선정된 윤경림 KT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사장)이 주변에 사퇴 의사를 표명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주총회는 예정대로 오는 31일 진행된다. 

윤 후보자는 지난 22일 열린 KT 이사회 조찬 간담회에서 참석자들에게 사의를 전했다고 복수의 관계자들이 23일 전했다. 후보로 공식 내정된 지 보름만이다.

이 자리에서 윤 후보자는 "더 이상 버티지 못할 것 같다. 내가 버티면 KT가 더 망가질 것 같다"고 토로한 것으로 전해졌다. 

윤경림 KT 차기 대표이사 후보자

윤 후보자가 사임하기로 하면서 오는 31일 주주총회를 앞둔 KT는 경영 공백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게 됐다. 구현모 대표 임기가 31일까지이므로 후임 대표 없이 비상체제로 갈 가능성이 제기된다.

KT는 윤 내정자 사의에 대해 공식적으로는 부인하고 있다. KT 관계자는 "공식적으로 사퇴 이야기를 전달받은 것이 없다"며 "관련 내용을 확인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후보의 사임 원인으로는 현 정권의 압박이 영향을 끼쳤다는 것이 중론이다. 

국민의힘 소속 국회 주무 상임위원들을 비롯한 여권은 구현모 현 대표와 윤 후보를 비롯한 KT 현직 사내외 이사진들을 '이익 카르텔'이라고 주장하며 차기 경영진 후보 인선 내용에 반대해 왔다. 특히 여권은 윤 후보 실명을 거론하며 배임 의혹이 제기된 구 대표의 "아바타"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또 현 정권의 입김에서 자유롭지 않은 KT의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경우, 의결권 강화 움직임을 보이면서 KT 주총에서 적극적으로 반대 의사 표현을 하겠다고 밝혀 윤 후보가 부담을 느꼈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KT의 차기 대표이사 선임 과정 초기부터 절차가 공정하고 투명하지 않다는 문제를 제기하면서 주총에서 윤 후보에 대해 반대표를 던질 것으로 예고했다.

윤 후보가 사의를 공식으로 발표하더라도 주총은 예정대로 열릴 예정이다. 다만 대표이사 선임의 건은 의안에서 제외된다. 의안에서 제외될 경우 KT는 해당 사항을 공시해야 한다.

한편, 세계적인 의결권 자문사인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윤 후보 찬성안을 권고했고, 국내 자문사인 한국EGS평가원과 한국환경·사회·지배구조(ESG) 연구소도 찬성 의견을 냈다. ISS와 글래스루이스는 세계 각국의기관 투자자 등에게 의결권 행사 자문을 제공해 KT 지분 약 44%를 차지하는 외국인 주주들의 선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관심이 쏠렸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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