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카오 먹통 원인은 SK온?...배터리 화재 심각성 논란
2022-10-20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홍은택 카카오 대표가 '1015 피해지원 협의체'의 첫 회의에서 "새해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실행해나갈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협의체는 카카오가 지난 10월 발생한 '카카오톡 먹통 사태'를 재발하기 위해 만든 단체로, 일반 이용자 및 비즈니스 파트너 대상 구분해 보상을 제공하며, 피해접수 소상공인에게 최대 5만원의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카카오 '1015 피해지원 협의체', 데이터센터 화재 피해지원 방안 발표
카카오는 1015 피해지원 협의체에서 수립한 SK C&C 데이터센터 화재에 따른 서비스 장애 피해지원 계획을 29일 발표했다. 이날 홍은택 대표는 "이번 피해지원은 1015 장애를 계기로 사회가 저희에게 던진 질문들에 답해나가는 과정의 시작"이라며 "새해에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필요한 과제들을 도출하고 실행해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협의체는 △김기홍 소상공인연합회 감사, 차남수 정책홍보본부장 △최성진 코리아스타트업포럼 대표 △정지연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최난설헌 공정거래-소비자보호 전문가 교수(연세대 법학전문대학원)와 송지혜 카카오 카카오톡 부문장으로 구성됐으며, 합리적인 피해지원 원칙을 마련하기 위해 11~12월에 거쳐 10여 차례의 개별 및 전체 회의를 함께 진행했다.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을 통해 접수된 10만5116건 중 카카오의 다른 계열사 접수 건을 제외하고,83.1%에 해당하는 카카오 사례 8만7195건을 분석했다. 피해 신고 주체는 일반 이용자가 79.8%으로 가장 많았고 소상공인 20%, 중대형 기업 0.2%인 것으로 확인됐다. 전체 사례 중 유료 서비스에 대한 피해 접수 건수는 1만4918건(17.1%), 무료 서비스 중 금전적 피해를 언급한 내용은 약 1만3195건(15.1%)이었으며, 이 외 접수된 5만9082건(67.8%)은 금전적 피해와 관련없는 문의, 의견, 항의, 격려 등으로 파악됐다.
카카오는 앞서, 지난 10월 19일부터 11월 6일까지 1차례의 연장을 거쳐 총 19일간 서비스 장애 피해 사례 접수를 받았다. 또, 공식 카카오톡 채널(친구 수 약 2900만명)과 카카오 비즈보드 등을 활용해 가능한 많은 이용자들이 피해 접수 기간을 인지 할 수 있도록 노력했다.
협의체, 일반 이용자 및 비즈니스 파트너 대상 구분해 보상 제공
협의체는 카카오 공식 채널 및 소상공인연합회 채널을 통해 접수된 사례를 다각도로 분석한 결과, 대체 서비스가 존재하는 경우 등 장애와 개별 피해 간의 뚜렷한 인과성을 찾기 어려운 경우가 대부분이라고 판단했다. 이에 직접적인 피해가 큰 경우 별도 과정을 거쳐 개별 지원을 검토하고, 그 밖의 경우는 카카오가 이용자들의 생활과 비즈니스 활동에 불편을 끼친 부분에 대해 사회적 책임 차원의 일괄 지원을 결정했다.
카카오 위원으로 협의체에 참석한 송지혜 카카오톡 부문장은 “협의체는 접수된 피해 사례를 면밀히 분석하고, 각 단체를 대표하는 위원들과 함께 개별 사례를 수차례 검증 및 논의하는 과정을 거쳤다”며 “이번 합의안을 도출하는 과정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중소벤처기업부, 방송통신위원회 등 정부와 국회 여야의 관심과 지원 역시 많은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피해 지원은 카카오의 서비스를 이용하는 국내 일반 이용자와 이번 서비스 장애로 영업에 피해를 입은 비즈니스 파트너로 구분해 진행하기로 했다.
협의체는 일반 이용자 대상으로 향후 안정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카카오의 약속과 사과의 의미를 담아 이모티콘 총 3종(영구 사용 1종, 90일 사용 2종)을 제공하는 것으로 합의했다. 해당 이모티콘은 오는 1월 5일부터 카카오톡을 통해 받을 수 있다.
카카오는 협의체 합의 사항 외에도 서비스 장애의 원인 및 재발 방지 대책을 담은 ‘다짐 보고서’와 중소사업자, 농수산물 생산자를 연결해주는 임팩트 커머스 ‘카카오메이커스’에서 사용할 수 있는 감사 쿠폰 2종(2000원, 3000원), 카카오톡의 데이터 관리 서비스 ‘톡서랍 플러스’ 1개월 이용권(300만명)을 이용자들에게 추가로 제공할 예정이다.
피해 접수한 소상공인 대상으로는 매출 손실 규모액에 따라 지원금을 지급한다. 소상공인 영업이익률과 대체 서비스 유무, 해당 서비스에 대한 카카오 점유율 등을 반영해 매출 손실 규모액이 30만원 이하인 경우 3만원, 30만원 초과 50만원 이하인 경우 5만원을 지원한다. 협의체는 소상공인들의 피해 접수 사례를 분석한 뒤 피해 접수 금액 중앙값을 고려해 지원 구간을 결정했다.
50만원 초과 피해 사례에 대해서는 협의체 검토 및 피해 입증 과정을 통해 추가 지원을 고려할 방침이며, 이번 피해지원을 위한 별도의 고객센터도 운영한다. 소상공인 확인서, 매출 피해 입증 자료, 서비스 활용 영업 입증자료 등 제출된 서류를 기준으로 추가 접수된 사례의 검토가 진행된다.
이와 별도로, 소상공인연합회 제안에 따라 카카오는 ‘소상공인을 위한 카카오톡 채널 캐시 프로그램’을 신설하여, 전체 소상공인 대상으로 카카오톡 채널 메시지를 발송할 수 있는 5만원 상당의 무상 캐시를 지급한다. 카카오는 이 프로그램을 통해 소상공인이 카카오톡을 통해 신규 매출을 창출하고 고객을 효율적으로 관리할 수 있는 디지털 도구를 제공할 계획이다.
카카오,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카카오톡 '먹통'…홍은택 대표 "대국민 사과"
앞서, 카카오가 운영하는 카카오톡은 지난 10월 오후 3시 30분쯤 발생한 SK(주) C&C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접속이 먹통되는 사건이 일어났다. 이와 관련해 박성하 SK(주) C&C 대표이사는 "지난 10월 15일 발생한 판교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해 많은 국민들이 겪은 불편에 대해 고개 숙여 진심 어린 사과를 드린다"고 밝힌 바 있다.
이로 인해 국내 대표 메신저 기업으로 신뢰받던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게 됐다. 이에 대해 카카오는 지난 11월 3일 긴급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먹통 사건에 대해 사과했다.
이날 남궁훈 비상대책위원회 재발 방지대책 공동 소위원장(전 카카오 대표)는 판교 카카오 아지트 사옥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장에서 사퇴 의사를 표했다. 남 소위원장는 이날 기자회견을 통해 "저는 카카오 서비스를 책임지는 대표로서 어느 때보다 참담하고 막중한 심경을 통감한다"며 "쇄신과 변화 의지를 다지고자 대표이사를 내려놓고, 이번 사태를 끝까지 책임지고자 비상대책위원회(비대위) 재난대책소위를 맡아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가는 일에만 전념하겠다"고 말했다.
남 대표 사퇴 이후 홍은택 카카오 대표는 지난 11월 3일 3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을 통해 지난달 서비스 먹통 사태와 관련해 "국민 대다수가 사용하는 서비스로서 이에 부합하는 책무에 소홀함이 없도록 판교 IDC 화재 관련 근본적인 대책을 수립해 발표하고, 이용자와 파트너를 포함한 이해 관계자에 대한 보상을 다각적으로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카카오, 재발 방지 위해 자체 데이터 센터 건립…"1015 피해지원 협의체 구성"
카카오는 이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자체 데이터센터 건립을 추진 중이다. 이에 대해 배재현 카카오 공동체얼라인먼트센터(CAC) 투자거버넌스총괄 수석부사장은 컨퍼런스콜에서 "데이터센터 설립 등 인프라 비용 투자는 카카오의 인프라 역량을 강화하는 동시에 장기적으로 비용을 보다 효율적으로 집행하게 해줄 것으로 회사는 기대를 하고 있다"며 "현재 카카오는 외부 데이터센터를 임대하고 있고, 임대료 전기료 등을 포함해서 연간 1500억원 규모의 비용을 부담하고 있다"고 전했다.
카카오는 데이터센터 화재로 인한 서비스 장애 피해 보상 및 지원을 위해 외부 전문가와 민간단체가 참여하는 '1015 피해지원 협의체'도 구성했다. 협의체는 카카오를 비롯해 소비자, 소상공인 등을 대표하는 단체 및 학계 전문가들로 구성된다. △소상공인 대표로 '소상공인연합회' △학계 대표로 공정 거래-소비자 보호 전문가 △산업계 대표로 '코리아스타트업포럼' △이용자 및 소비자 대표로 '한국소비자연맹'이 참여했다.
카카오는 지난 9일 진행된 개발자 콘퍼런스 'if 카카오'를 통해 지난날을 반성하고 미래에는 이런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회 본회의에서도 카카오 먹통 방지법'이 통과했다. 이로 인해 앞으로 데이터센터와 카카오를 포함한 대형 플랫폼 사업자들은 정부의 관리를 받게 될 가능성이 높을 것으로 업계는 예상했다.
한편, 지난날 발생한 SK(주) 데이터 센터 화재 원인이 SK 모바일에너지가 지난 2015년에 제작한 배터리로 밝혀져 배터리 안전성에 대한 문제 여부가 주목받고 있는 상황이었다. 이에 대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국과수)는 지난 28일 감정 결과를 통해 "배터리 셀 내부에 노후화 현상이 진행되면서 절연 피복이 손상돼 갑자기 많은 전류가 흐른 게 화재의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며 "절연 파괴 원인에 대해서는 단정할 수 없다"는 감정 결과를 내놨다.
국과수는 화재가 발생한지 약 두 달여 만에 감정 결과를 내놨지만, 발화 원인을 명확하게 단정 짓는 결론이 내려진 것은 아니어서 이를 두고 향후 관련 업체 사이에 책임 소재 공방이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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