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 “‘재벌집 막내아들’ 주인공처럼 창업에 도전했을 것”

SK하이닉스 적자 전환 위기에 “오래 갈 일 아냐”
신종모 기자 2022-12-22 16:46:1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겸 SK그룹 회장이 드라마 ‘재벌집 막내아들’ 주인공처럼 30년 전으로 돌아가서 다시 태어난다면 창업이라는 도전을 했을 것이라고 밟혔다. 

최태원 회장은 지난 21일 대한상의에서 열린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저도 있던 걸 받은 형태가 되다 보니 여기서 갖고 있던 문제점이나 이런 게 내 선택에 의한 것이 아니었다”며 “있는 걸 어떻게든 더 잘 키워야 하는 얘기로 계속 왔다”고 말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지난 9월 21일(현지시간) 미 워싱턴 D.C.에 있는 SK 워싱턴 지사에서 열린 SK Night 행사에 참석해 환영사를 하고 있다. /사진=SK그룹


최 회장은 이어 “좋은 점도 있지만 그것 때문에 내가 해보려고 하는 것들이 잘 안 되는 것도 꽤 있었다”면서 “홀랑 말아먹을 수도 있었겠지만 어쨌든 도전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최 회장은 지난 1998년 부친인 최종현 선대회장이 별세한 후 SK그룹을 이끌고 있다. 

최종현 선대회장은 지난 1962년 선경직물 부사장으로 SK에 합류한 뒤 ‘석유에서 섬유까지’ 수직계열화를 완성하고 코드분할다원접속(CDMA) 기술을 세계 최초로 상용화하면서 대한민국의 성장 기반을 닦았다.

이후 최 선대회장이 타계하자 장남인 최 회장도 선대회장의 ‘뚝심 경영’을 이어받아 반도체와 배터리, 바이오 등 신산업 투자를 가속했다.

특히 SK그룹은 지난 2006년 이후 16년 만에 현대차그룹을 제치고 재계 2위 자리에 올라섰다. 그룹 내 매출 30% 비중을 차지하는 SK하이닉스의 공이 컸다.

최 회장은 적자기업이었던 SK하이닉스를 SK그룹 편입 10년 만에 영업이익 12조원을 달성하는 효자기업으로 변신시켰다. 무엇보다 최 회장의 결단력과 과감한 투자가 빚어낸 결과물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청주 SK하이닉스 전경. /사진=충청북도


다만 최근에는 반도체 업황 부진으로 적자 전망이 잇따라 나오며 주가도 하락세를 나타내고 있다. 내년에도 반도체 업황 악화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SK하이닉스는 지난 2012년 이후 10년 만에 적자 전환 위기에 놓였다. 

이에 최 회장은 “장기적으로 보면 반도체는 업앤다운(Up & Down)이 항상 있었고 최근에는 반도체 사이클이 아주 짧아졌다”며 “옛날에는 다운에서 업으로 올라가는 데 3년이 걸렸는데 요새는 1년 단위씩 계속해서 움직이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좋았다 나빴다 반복하는 걸 연례행사 정도로 생각하고 많이 나빠지면 많이 좋아질 것”이라면서 “반도체 업계가 전체적으로 안 좋아질 것은 사실이지만 그렇게 오래 갈 일이라고 보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한편 SK하이닉스는 연결 기준 지난 3분기 매출 10조 9829억원, 영업이익 1조 655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6.9%, 60.3% 감소하는 등 어닝쇼크를 경험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SK하이닉스의 올해 4분기 실적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매출 8조 9166억원, 영업손실 4199억원으로 추정된다. 전년 동기 대비 매출은 약 30% 줄고 영업이익은 적자 전환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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