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의 대우조선해양’ 사태 우려…정부가 직접 나선다

정부, 관계부처 합동 ‘조선산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 발표
고용부, 이중구조 개선 등 ‘조선업 상생협의체’ 발족
신종모 기자 2022-11-10 10:24:45
[스마트에프엔=신종모 기자] 조선업계가 지난 8월 22일 대우조선해양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하청지회)의 불법파업 종료에도 여전히 불안해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노동조합과 사측의 갈등이 점화할수록 불법파업 발생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대우조선해양 하청업체 노동조합들이 지난 6월 2일부터 1도크를 점거해 불법파업을 진행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에 정부는 불법파업과 관련해 조선업종에 원청과 하청업체 간 이중구조가 대우조선 하청업체 근로자들이 벌인 파업의 근본적 원인이라고 보고 격차 해소와 구조개선 대책을 내놨다. 

고용노동부는 지난 9일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 등이 이중구조 개선을 위한 실천방안을 논의하고 자율적 해법을 마련하기 위해 ‘조선업 상생협의체’를 발족했다고 밝혔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1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비상경제장관회의에서 고용노동부, 기획재정부, 산업통상자원부, 공정거래위원회 등 관계부처 합동으로 ‘조선산업 격차해소 및 구조개선 대책’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조선업 노동시장 이중구조를 개선하기 위해 “원·하청 각 주체가 스스로 이중구조 개선을 위해 노력하도록 지원하겠다”며 “내년 초까지 주요 조선사와 협력업체들이 참여한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하고 이행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고용부에 따르면 하청업체 근로자는 전체 조선업 생산직 7만명 중 4만 8000명(70%)을 차지한다. 직접 생산인력 5만 1000명 중 4만명(80%)인 것으로 나타났다. 하청업체 소속 근로자가 받는 임금은 원청 기업 근로자의 50~70% 수준이다. 

대우조선해양과 하청 관계자들이 지난 7월 22일 경남 거제시 대우조선해양 옥포조선소에서 브리핑을 위해 자리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이번에 발족한 조선업 상생협의체는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 체결과 이행을 위한 협의기구로 주요 조선 5사 원청·협력사 중심으로 총 24명으로 구성된다. 학계. 현장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 정부(고용부·산업부·공정위), 자치단체(울산시·경남도·전남도)도 참여해 실천협약의 포괄성과 실천 가능성을 높였다.

특히 원청·협력사의 임원과 전문가를 중심으로 실무협의체를 운영해 노사 의견청취와 현장 방문 등을 토대로 실효성 있는 논의의제와 개선사항을 발굴할 계획이다. 실천협약안도 마련해 이에 대한 집중 협의를 진행하는 등 속도감 있게 추진하도록 했다. 
 
또한 고용부 등이 참여한 관계부처 협의체도 병행 운영해 조선업 원청·협력사의 자율적 노력을 지원할 계획이다. 

협의체는 상생협약 인센티브 추가 개발, 하도급 실태 합동조사 추진방안 마련했다. 업계 애로사항 해결방안 등을 협의해 조선업계 원청·협력사의 실천협약 참여와 실천에 대한 규제개선과 인센티브를 적극 지원할 방침이다. 
 
상생협의체는 향후 4개월간 집중적으로 운영되고 원청·협력사, 조선협회, 전문가 등은 내년 2월까지 조선업 원하청 상생협력 실천협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협약 내용에는 적정 기성금 지급 등 원하청 간 공정거래 질서 확립, 협력업체 근로자의 근로 여건과 복리후생 개선, 직무·숙련 중심의 인력운영과 다단계 하도급 구조 개선 등의 장단기 과제들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도 자치단체와 함께 원청.협력사의 실천협약 참여와 이행에 대해 각종 장려금과 수당, 금융을 우대 지원하는 동시에 조선업 상생지원 패키지 사업도 신설할 예정이다.

또한 정부는 조선업계 인력난의 심각성을 인지하고 인력제도 전반의 개선과 함께 다른 애로사항도 발굴해 규제를 신속히 개선할 계획이다.

권기섭 고용부 차관은 “조선업 상생협의체에서는 원·하청 이중구조를 근본적으로 개선하기 위한 주제들이 모두 논의돼야 한다”며 “이를 토대로 실천협약은 원하청 각 주체들이 조선업의 경쟁력 회복과 격차 해소를 위해 협력하고 실천할 구체적 당면과제와 중장기 과제를 포함해 합의를 이뤄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조선업계는 조선업 상생협의체 발족과 관련해 환영의 뜻을 밝히면서 “그동안 노조의 불법파업 강행으로 사측은 천문학적인 막대한 피해를 입었다”며 “이번 정부 주도의 조선업 상생협의체가 조선업계의 구조적인 문제를 해결하고 노사간 상생과 화합을 이끌어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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