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레스 출고기간·협력사 반발...쌍용차 정상화 2가지 '장애물'

박지성 기자 2022-07-21 13:10:27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사진=쌍용자동차
[스마트에프엔=박지성 기자]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있는 쌍용자동차가 KG그룹이 최종 인수자로 선정되면서 경영 정상화에 한걸음 다가섰다. 또한 신형 SUV 토레스 사전계약 흥행으로 장미빛 미래에 대한 기대감이 높아진 상황이다. 그러나 순항을 예상했던 쌍용차의 부활은 협력업체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의 반발과 토레스 출고대기 시간 지연으로 예상치 못한 장애물을 만났다.

KG컨소시엄, 협력업체에게 미지급금 중 6%만 현금변제 제시

21일 업계에 따르면 쌍용차와 KG그룹 인수합병(M&A) 마지막 단계에서 진통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쌍용차 인수 예정자인 KG그룹 컨소시엄이 협력업체에 지급해야 할 미지급 중 일부만 변제하겠다는 것에 상거래채권단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상거래채권단은 쌍용차의 협력업체들로 구성돼 있는데, 대부분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했던 중소업체들이다.

KG컨소시엄은 인수대금 3355억원을 투입해 금융권 채무와 미납 세금을 우선 상환하고 나머지 금액으로 회생채권을 갚겠다며, 회생채권 중 6%를 현금으로 변제하겠다는 계획이다.

회생채권의 상당 규모는 쌍용차가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가기 이전에 부품 협력업체로부터 제품을 공급받고도 지급하지 못한 대금으로 협력업체에게 진 빚이다. KG컨소시엄은 6%를 현금 변제하고 나머지 30%는 부채를 주식(출자 전환)으로 갚겠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이에 협력업체들은 출자전환을 고려해도 실질 변제율이 너무 낮다는 입장이다. 부품사 협력업체들로 구성된 상거래채권단은 회생채권을 전부 변제 받는 것은 불가능하다는 상황은 인지하고 있지만, 변제율이 50~70% 수준이 돼야 용인할 수 있다고 밝히며 지금까지 쌍용차에 부품을 납품했던 협력업체들이 반발하고 나섰다.

KG컨소시엄의 쌍용차 인수가 완료되려면 관계인 집회에세 회생채권자 3분의 2 이상 동의가 필요하다.

이에 협력업체와 KG컨소시엄 모두 보다 심화된 논의가 필요하다. 일각에서는 낮은 변제율이 확정될 경우 도산 가능성이 크다는 우려를 제기하고 있지만 양측과 논의를 지속해 양측이 적정한 수준에서 접점을 마련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협력업체와 KG컨소시엄 양 측은 “모두 논의를 지속할 것”이라며 “모두 '생존'이라는 공통된 목표가 있기 때문에 적정 수준에서 합의할 것”이라는 입장이다.

쌍용자동차 SUV 토레스 /사진=쌍용자동차
쌍용자동차 SUV 토레스 /사진=쌍용자동차
토레스의 돌풍, "독이 될까?"…출고기간 길어지고 있다​

쌍용차 부활의 또 한 가지 장애물은 신차 토레스 출고대기 기간이다. 토레스가 사전계약 3만대를 넘기면서 쌍용차 부활을 알렸지만 기대 이상의 수요로 인해 출고 기간이 길어져 신차 효과를 누릴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쌍용차 일선 대리점에서는 7월 21일 기준으로 사전계약시 내년 4월 이후에 출고가 가능하다는 안내를 잠재 고객들에게 발송하고 있다.

토레스의 인기는 가성비 뿐만 아니라, 타사 대비 짧은 출고 기간도 인기의 한 요인었다. 그러나 출고 기간이 길어지면 인기가 줄어들면서 쌍용차에 독이 될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들린다.

이에 쌍용차는 토레스 외 차량 생산량을 줄여가면서 까지 토레스 생산라인 늘리는 동시에, 주간 연속 2교대 근무체제로 전환하며 생산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법정관리 이후 자구노력의 일환으로 지난해 7월부터 실시해온 1교대 근무를 끝내고 생산량 확대에 나섰다. 그러나 이러한 자구책에도 불구하고 출고 대기 기간은 8~9개월로 늘어나고 있다.

쌍용차는 토레스를 하반기에 1만6800대 생산할 계획이였다. 하지만 사전 계약만으로 3만대를 돌파했다. 지난 5일 공식 출시 이후 계약물량까지 고려하면 하반기 필요한 공급 물량은 당초 예상의 2배 이상일 것으로 전망된다.

완성차 업계 관계자는 “토레스의 장점은 빠른 출고 기간이었지만, 현대차나 기아의 SUV 출고 기간과 비슷해 진다면 경쟁력이 약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서울에 위치한 한 쌍용차 대리점 관계자는 “지금 계약을 했을 경우, 이르면 내년 1월에서 3월까지는 기다려야 한다. 계약 대수가 4만1000대를 넘어가다 보니 예상 보다 대기 시간이 길어지게 됐다”고 설명했다.

쌍용차 측은 “주간연속 2교대 근무 및 주말 특근까지 하며 한 대라도 더 빨리 인도될 수 있도록 노력 중이다. 소비자들의 관심에 부응하기 위해 최대한 생산성을 끌어 올리겠다”고 말했다.



박지성 기자 capta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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