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 69시간'...게임업계, '신작 개발에 필요' vs '크런치 모드 부활 우려'
2023-03-15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업계는 '커넥티드 워크'와 '놀금' 제도 등 재택근무와 사무실 출근을 병행하거나, 격주로 주4일 출근하는 등 새로운 근무제도를 도입했다. IT업계 종사자들을 위주로 설문을 실시한 결과 주 4일제를 복지 1위로 꼽았다. 이외에도 카페24·우아한형제들 나이키 코리아 등이 유연한 근무제도를 시행 중이다. 영국과 미국에서는 최근 일부 기업에서 주 4일제 시험을 시작하고 있다. 국내의 경우 근로 유연성이 있는 플랫폼 업계를 위주로 근무 형태가 다양해 지고 있지만, 기업의 생존과 생산성 및 임금 보존 등의 문제로 주 4일제 공론화에 대한 갈 길이 멀다.
네이버·카카오, '커넥티드 워크·놀금' 제도 도입
28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6월까지 원격 근무 체제를 진행한다. 또 사무실 출근과 원격근무를 자유롭게 선택하는 '커넥티드 워크'를 다음 달부터 도입할 예정이다. 카카오도 내달 8일 재택근무가 풀리면 격주로 주 4일만 근무하는 제도인 '놀금' 제도를 시행한다.
네이버의 커넥티드 워크 제도는 직원들이 반기에 한 번씩 자신과 조직, 진행 중인 프로젝트 상황 등을 고려해 주 3일 이상 사무실 출근을 기반으로 하는 '타입 O', 원격을 기반으로 하는 '타입 R' 중 근무형태를 자율적으로 선택할 수 있다. 단, 신규 입사자의 경우에는 3개월간 최소 주 1회 출근해야 하는 조건이 따른다. 이와 함께 네이버는 휴가와 업무를 함께 보낼 수 있는 '워케이션' 제도도 도입한다. 매주 신청을 받아 10명을 추첨하고, 당첨된 직원들은 강원 춘천 연수원과 일본 도쿄 베이스캠프에서 최대 4박 5일간 워케이션 근무가 가능하다.
카카오도 놀금 제도를 도입해 내달 8일부터는 격주로 주 4일만 근무할 예정이다. 이는 격주 단위로 금요일을 쉬는 날로 지정해 2주에 한 번은 주 4일만 근무하는 제도로, 만 3년 근무한 크루를 대상으로 30일의 휴가를 제공하는 안식·리프레시 휴가제도는 그대로 유지된다.
IT업계 종사자 중 커리어리 이용자 420명 대상 설문조사…결과 1위 '주 4일제' 근무
네이버와 카카오가 새로운 근무체제에 돌입하는 가운데, 지난 10일부터 17일까지 커리어테크 스타트업 퍼블리가 자사 IT업계 커리어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커리어리' 이용자 420명을 대상으로 '하나의 복지제도만 가능하다고 하면 당신의 선택은?' 이라는 설문조사를 진행한 결과, 주 4일제를 선택한 응답자가 50%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2위는 응답자의 25%가 선택한 '재택·하이브리드 근무'였으며, 3위는 상사의 승인 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자유로운 유급휴가'(13%), 4위는 업무하면서 힐링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워케이션'(10%)으로 집계됐다.
카페 24의 경우 지난해 5월부터 매월 2번의 주 4일 근무가 이뤄지는 '오프데이' 제도를 시행 중이다. '배달의민족' 운영사인 우아한형제들도 올해부터 주 32시간 근무제를 도입했다. 2017년 주 35시간 근무제를 실시, 국내에서 근무시간 단축을 주도해왔던 우아한형제들은 월요일엔 오후 1시 출근, 오후 6시에 퇴근하며 화~금요일도 하루 근무시간을 이전에 비해 추가 단축했다. 사실상 주 4.5일제 근무제인 것이다. 나이키 코리아는 금요일 오후 1시에 전 직원들을 퇴근시킨다.
영국에서는 70개 회사 3300명의 근로자가 주 4일 근무제 실험에 참가했다. 영국은 지난 6일 직원들의 삶의 질을 높이고, 정신 건강을 향상시킨다는 취지에서 6개월간 이 근무제를 시행한다고 밝힌 바 있으며, 주 4일 근무에도 임금변동은 없다. 이러한 실험은 국제 비영리단체 '포데이위크 글로벌'이 주도하는 것으로, 오는 8월엔 호주와 네덜란드에서, 10월부터는 미국과 캐나다에서 수천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주 4일제 실험이 뒤이어 진행된다.
주 4일제에 대한 반대 의견도
주 4일제에 대해 모두가 찬성하는 입장은 아니다. 일부 해외 사례나 절대적 근무시간만이 중요하지 않은 플랫폼 업계 등 일부 업계의 극소수 기업이 추진하고 있는 근무 형태 다양화를 전산업군에 확산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특히 제조업의 경우 생산성 향상 없는 주 4일제 및 격주 4일제 등을 도입하게 되면 근로시간만 줄어들어 기업 생존 자체가 어려워 진다. 서비스업의 경우 근로시간을 줄이면 인력 고용을 늘려야 하기 때문에 임금 감소 문제가 뒤따른다. 또 이로 인한 주 4일제에 대한 소외계층 발생 등 사회적 문제도 돌아봐야 한다.
한 유통업계 홍보 담당자는 "주 4일제를 도입해 그 만큼의 월급이 줄어든다면 차라리 주 5일 근무를 선택하겠다"면서 "기업 홍보팀 등 일부 부서는 주 4일제 적용에서 예외일 수 있기 때문에 동일 기업에서도 소외계층이 생길 수 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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