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에프엔=조시영 기자] 웨이브, 티빙, 왓챠 등 대표적인 국내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업체들이 OTT 진흥책 추진을 촉구하고 나섰다.
한국OTT협의회는 11일 성명 자료를 통해 "지난해 정부와 관계부처가 마련한 '디지털미디어생태계발전방안'이 1년 6개월간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국내 OTT에 대한 규제 완화 및 육성진흥 정책을 조속히 추진할 것을 정부와 국회에 촉구했다.
지난해 정부는 국내 미디어 경쟁력 강화를 위해 관계부처 합동으로 '디지털미디어생태계발전방안(이하 디미생)'을 마련한 바 있다. OTT 분야에 대한 최소규제 원칙과 제도적 걸림돌 제거, 산업 진흥을 약속했고 한국 OTT 사업자들도 이같은 정부계획에 공감과 기대의 입장을 표한바 있다.
그러나 해당 정책이 전혀 속도를 내지 못하자 업계에서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1년 6개월의 시간이 흐른 지금까지 디미생 관련 정책들은 대부분 시작도 못하거나 지연되고 있다. 지원정책은 요원한데 오히려 '유료방송 수준 규제' 및 '각종 기금 징수논의' 등 갈 길 바쁜 한국OTT 사업자의 발목을 잡으려는 부분이 답답하다는 주장이다.
OTT업계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 통과, 자율등급제 도입 절실"
현재 OTT에 ‘특수 유형 부가통신사업자’ 지위를 부여한다는 내용을 담고 있는 법안인 '전기통신사업법 개정법률안'은 국회 과방위 법안심사소위에 계류 중이다.
협의회는 "동 법안의 통과로 OTT 콘텐츠 투자에 대한 세제지원 등 '디미생'의 OTT진흥정책을 위한 근거를 마련할 수 있다"며 "차일피일 미루다 글로벌 OTT에 국내 미디어산업을 모두 내준 후 처리한다면 말 그대로 '사후약방문' 꼴이 될 뿐이고 국회는 실기하지 말고 신속히 법안 처리를 해야한다"고 강조했다.
영상물 등급 심의 기간이 긴 점이 국내 OTT 콘텐츠의 발전을 저해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협의회는 "디미생 주요 정책 중 하나는 OTT 콘텐츠 투자 활성화를 위해 영상물 사전심의 제도를 '자율등급제'로 전환하는 것이다"라며 "OTT가 콘텐츠 투자를 해도 영상물 등급 심의 기간이 너무 길어 제 때에 이용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없는 고충을 해소하는 정책안"이라고 설명했다. 한국 OTT사업자들이 이용자들에게 제공하지 못하고 있는 수많은 콘텐츠를 보유한 채, 영상물등급심의만 기다리며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문화체육관광부가 입법예고한 ‘영화 및 비디오에 대한 개정법률안’이 OTT서비스를 ‘온라인비디오물제공업’으로 지정하는 것을 전제로 자율등급제를 도입하는 내용을 담고 있어 관련 부처의 동의를 얻지 못하는 등 논의를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업계의 지적도 나왔다.
이에 대해 업계 관계자는 "앞에서 언급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통한 사업자 정의 방안이 있음에도 별도 지위를 신설하려는 것은 '부처간 OTT 관할권 다툼'으로밖에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협의회 "국내외 사업자간 역차별 해소 위한 공정경쟁 환경 필요"
업계는 국내에서 막대한 수익을 내면서도 이를 해외 매출로 돌려 제대로 납세 의무를 이행하지 않는 글로벌 미디어에 대한 강한 관리 감독이 필요하다는 데도 입을 모았다.
망이용료를 둘러싼 국내외 사업자 간 역차별은 기본 사업모델은 물론, 콘텐츠 투자 재원 확보에까지 막대한 영향을 미치는 불공정 경쟁환경이 초래되어 있다는 것이다.
한국OTT협의회에 참여하고 있는 OTT사업자들은 이날 발표한 성명에서 "국내에서의 경쟁력을 확보하고 한국발 글로벌OTT로 거듭나 국내 미디어생태계에 기여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을 약속한다"며 "이러한 약속이 헛되지 않도록 정부와 국회가 정확한 현실 인식과 조속한 지원정책 이행으로 국내 미디어 산업의 성장동력을 지켜 줄 것을 다시 한 번 간곡히 요청한다"고 호소했다.
한편 막강한 가입자와 자본을 기반으로 세계 시장 제패를 노리는 글로벌 미디어들은 국내 미디어 산업에도 치명적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최근 설상가상으로 이미 넷플릭스, 유튜브 등으로 인해 큰 충격을 받고 있는 한국 미디어 산업에 디즈니플러스가 가세하며 사업자 간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
조시영 기자 siyoung@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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