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인터뷰] 한림알로에 허병문 "6차산업 중요하지만 진입장벽 높아"

한림알로에 허병문 (43, 경남 김해)
임지혜 기자 2019-12-12 09:38:32
[스마트에프엔=임지혜 기자] 농업계 고등학교 교사 전문성 향상을 위한 '농고교사 직무 학점 연계 프로그램'이 실시됐다. 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이하 농정원)은 농고교사의 품목별 현장실무 능력 향상과 농산업 비전 제시를 위해 교육을 마련했다. 올해 처음 추진되는 이번 교육은 5개 권역별(강원, 충남, 전북, 경북, 경남) 현장실습교육장(WPL, Wokr Place Learning)과 3개 첨단 기술공 동실 습장(연암대, 전북 JATC, 한농대)에서 진행됐다.

교육과정은 과수(단감, 포도 등), 축산(양돈), 버섯, 양봉, 화훼 등 다양한 품목으로 구성됐다. 교사가 직접 학생들의 현장실습교육을 지도할 수 있도록 실습 중심으로 짜였다. 이중 한림 알로에(대표 허병문) 농장, 콩이랑 농원(대표 정재호), 다감 농원(대표 강창국) 등 3개 현장실습교육장을 찾았다. <편집자 주>


동아대 원예과학과를 졸업과 동시에 아버지 농장을 이어받은 허병문 대표는 알로에 재배 매뉴얼을 데이터화하고 친환경 무농약 재배단지로 탈바꿈시켰다. 수많은 농업인과 예비귀농인을 대상으로 그간의 노하우를 전수해 왔지만 이번에는 조금 특별한 교육생들을 마주했다.

"교사분들을 가르친다고 하니 조심스러웠다. 그래서 미리 양해를 구하고 교육 시작했다. 농업계 교사분들이라서 그런지 이해도가 높다. 길게 설명해야 할 것들조차도 시간상 간단히 설명했는데 다 이해하시더라. 일반 사람들은 이 시간(교육기간 4박 5일)에 이해하는 건 불가능하다."

허 대표는 부모님 농장을 이어받아 가장 먼저 한 일이 보모님이 일군 노하우와 재배법을 데이터화 한 일이었다. 스마트팜 시대에 걸맞도록 모든 농업 기술을 데이터화해 시스템화한 그의 농법은 전국적으로 각광받았다.

"나는 6차 산업이 전공이다. 교육할 때 늘 생산 및 가공 그리고 마케팅 부분을 아울러 강조한다. 농고 교사분들이기 때문에 직접적으로 6차 산업에 뛰어들 필요 없으니 그중에서 고객관리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 앞으로 농업인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관리가 될 것이다. 고객의 성향, 전반적인 정보를 보유하고 있어야 한다. 고객 정보를 바탕으로 신뢰를 쌓으면 그다음 판매는 얼마든지 뻗어나간다."

허 대표는 한림알로에 농원이 보유하고 있는 이들만의 CRM을 교육장에서 공개하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고객 관리 프로그램인 CRM은 흔하다. 하지만 제가 공개하는 CRM은 한림알로에 농원을 운영하며 시행착오를 거쳐 완성한 농업인 전용 고객관리 프로그램이다. 고객관리 부분 수업을 하다 보면 '실제 가장 활용도 높은 수업'이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특히 흘려보냈던 고객을 관리할 수 있는, 인터넷 거래 사례 등 다양한 예를 들어 디테일한 부분까지 얘기해 줘 만족도가 높다."

허 대표는 이번 교육의 특징으로 투트랙을 꼽았다.

"농고 교사들은 농업에 대해 지식이 없어서 온 것이 아니다. 이번 교육을 통해 학생들에게 보다 심도 높은 교육을 활용할 방안을 모색하고자 함일 것이다. 그래서 활용해서 교육할 수 있는 방향으로 초점을 맞췄다. 실제 교사들도 그런 목적으로 왔다. 가공 과정 시간에 매우 집중하는 모습을 봤다. 발효 과정 교육을 해보겠다는 선생님이 반 정도 된다."


"또 농업인은 물론이고 교사들조차 알로에에 대해 잘 모른다. 이 부분을 일깨워 주는 것이 이번 교육을 하는 중요한 목표였다. 알로에는 무엇이고 어떻게 재배하며 활용도는 어떤가 부분을 강조했다. 이외에 농장경영과 6차 산업화도 짚었다. 6차 산업은 식초 만드는 노하우를 전수했다."

교사들 반응은 농업인들 못지않게 뜨거웠다.

"학교에서 바로 수업을 하려고 하는 의지가 엿보일 만큼 열의가 뜨거웠다. 할 수 있다면 더 많은 지도를 바라는 것 같았다. 대단히 적극적이더라. 교육에 적극적으로 임하면 교육자 입장에서 매우 편하다. 생각지도 못한 질문이 나오기도 하지만 호기심 어린 질문이 교육을 더욱 알차게 만들었다."

끝으로 허 대표는 "교사들이 모두 우수해서 교육하는데 즐거웠다. 다만 현장실습교육(WPL, Wokr Place Learning)인데 복장 등 기본 마인드가 다소 부족해 보여 아쉬웠다. 농장 활동을 할 수 있는 복장을 갖추고 오셨으면 더욱 적극적으로 체험할 수 있었으니라 여겨진다. 농사에 대해서 이해도 떨어지는 것이 현실이다"라고 아쉬움을 토로했다.

이어 “정부에서 농업의 6차 산업을 강조하지만 실질적으로 농가들이 진입하기에는 장벽이 여전히 높다”면서 “법·제도적인 규제장치를 완화하고 현장의 애로를 풀어줘야 6차 산업화를 통해 농업·농촌이 활력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도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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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지혜 기자 lhjihj903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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