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에너빌리티, 분할·합병 결국 무산…비상계엄 돌발변수 여파

비상계엄에 따른 주가 급락…12일 예정 임시 주총 철회
신종모 기자 2024-12-10 16:55:57
두산그룹이 추진했던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두산밥캣 분할·합병이 결국 무산됐다. 

비상계엄에 따른 주가 급락이 가장 큰 요인이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사가 보유한 두산밥캣 지분을 두산로보틱스로 이관하는 분할 합병안을 의결할 임시 주주총회를 열지 않기로 했다고 10일 공시했다.

애초 임시 주총은 오는 12일 열릴 예정이었다.

분당 두산타워. /사진=두산그룹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날 열린 이사회에서 이러한 결정을 내렸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종전 찬성 입장이었던 많은 주주가 주가 하락에 따른 주식매수청구권 행사를 위해 반대 또는 불참으로 선회했다”며 “회사는 불확실성을 남겨두는 것보다 빠르게 의사결정을 진행해 회사 방향성을 알려드리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고 판단해 임시 주총을 철회한다”고 설명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앞서 분할합병 추진 과정에서 주주들의 반대가 심해지자 주가가 일정 수준 이하 떨어지면 약속된 주가에 주식을 사주는 주식매수청구권을 대안으로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비상계엄이라는 돌발 변수로 약속한 주가와 실제 주가와의 괴리가 커지자 두산에너빌리티는 예상보다 큰 비용 부담을 안게 되면서 분할합병을 철회를 결정했다. 

주식매수청구권에 따라 두산에너빌리티가 제공해야 할 것으로 예상되는 6000억원가량은 회사가 이번 분할합병 성공 때 자사 성장산업에 투자하겠다고 약속한 금액에 맞먹는 수준이다.

이번 분할합병이 무산되면서 두산그룹이 미래 경쟁력 강화를 위해 추진했던 지배구조 개편이 수포로 돌아갔다. 

업계 관계자는 “두산그룹은 핵심 계열사인 두산에너빌리티의 성장과 미래 사업 투자를 위해 분할합병을 추진했다”며 “분할합병 승인을 위한 임시 주총을 앞두고 예상치 못했던 외부 환경 변화에 따라 주가가 급격히 하락하면서 현실화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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