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SS,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반대 권고

ISS “투자자들에게 반대표 던질 것을 권고”
신종모 기자 2024-11-29 15:24:49
글로벌 의결권 자문사 ISS가 두산에너빌리티와 두산로보틱스 간 분할합병에 반대할 것을 권고했다.

29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ISS는 다음 달 12일 열릴 두산에너빌리티 임시주주총회 안건으로 상정된 '분할합병계약서 승인의 건'에 반대표를 던질 것을 투자자들에게 권고했다.

스캇 박 두산밥캣 부회장(맨 오른쪽)이 지난 21일 오후 서울 중구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두산에너빌리티-두산로보틱스 분할합병 건 기자간담회에서 취재진 질문에 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ISS는 보고서를 통해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간 자본거래에는 지배주주와 일반주주 간 이해가 상충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러한 이해상충은 소수주주를 희생시키면서 얻는 지배주주의 이익을 위해 로보틱스와 에너빌리티에 대한 박지원 에너빌리티 회장의 영향력을 이용하려는 경제적 유인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외부 평가기관을 거쳤지만 이 같은 이해관계를 보호하려는 노력이 부족해 보이며 해당 거래는 사외이사로 구성된 특별위원회 검토를 거치지 않았다”며 “중대한 이해상충을 고려할 때 회사를 위한 최선의 대안이라고 볼 수 없다”고 우려했다.

ISS는 또 에너빌리티를 하나의 사업에 집중하게 하고 비핵심 투자 자산을 분리하는 분할에 대한 장점은 있지만 합병 거래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현금을 얻게 되는 두산밥캣에 대한 단순 지분매각보다 복잡한 분할 합병을 진행하기로 한 이사회 결정은, 현금 수익이 부채를 더욱 줄이고 두산에너빌리티의 사업 확장 계획에 재무적으로 기여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최선이 아닌 것으로 보인다”며 “해당 의안에 반대표를 던지는 것이 타당하며 비핵심 지분을 분할하는 것은 전략적인 의미가 있지만 로보틱스와 합병하는 논리는 설득력 있는 근거가 부족하고 밸류에이션도 불리하다”고 덧붙였다.

ISS는 두산밥캣의 저평가 문제도 거론하며 “두산 측은 에너빌리티와 로보틱스 간 분할합병비율을 기준시가로만 평가했다”며 “밥캣은 비슷한 수준의 수익성에도 불구하고 고마츠, 안후이헬리, 구보타 등 아시아 동종업체 대비 약 절반 수준의 밸류에이션으로 거래되는 등 심각한 저평가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주주들의 반발과 금융당국의 증권신고서 정정 요구로 두산 측은 분할합병비율을 0.031에서 0.043으로 상향 조정했다. 

이에 대해 ISS는 “동종기업 대비 밥캣의 저평가를 보상하지 못하며 지배력 프리미엄은 더 낮게 반영한 것”이라고 평가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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