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동성 위기설' 롯데, 첫 매각은 롯데렌탈...1.6조원에 어피너티로

김효정 기자 2024-12-06 17:56:29
롯데가 렌터카업체 롯데렌탈을 1조6000억원에 홍콩계 사모펀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에 넘기기로 했다.

호텔롯데는 6일 이사회를 열고 롯데렌탈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를 선정하는 내용의 MOU(양해각서)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롯데렌터카 서울역 지점 전경. / 사진=롯데렌탈

이번 매각은 최대주주인 호텔롯데와 주요주주인 부산롯데호텔이 보유한 56.2%(2039만6594주) 지분을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해 주당 7만7115원에 넘기는 것으로 매각 금액은 1조5729억원이다. 증시에서 이날 롯데렌탈은 3만3350원에 마쳤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매각 후 지분 5%(181만5469주)를 보유하기로 했다.

이번 매각 협상에서 롯데렌탈의 회사 가치는 2조8000억원 규모로 평가받았다.

롯데와 어피니티는 롯데렌탈 직원의 안정적인 고용보장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기로 합의했다.

어피니티는 롯데렌탈을 인수 후 3년간 별도 법인으로 운영하면서 롯데 브랜드를 계속 사용하기로 했다.

어피니티는 이번에 인수 우선협상자로 선정되면서 롯데 측과 일정 기간 롯데렌탈 인수를 위한 독점 협상을 진행할 수 있다.

롯데렌탈은 꾸준히 실적 성장세를 이어온 국내 렌터카업계 1위 업체다.

롯데렌탈의 올해 연결기준 1∼3분기 누적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2조715억원, 2132억원이다.

어피너티, 롯데렌탈 및 SK렌터카 등 1,2위 렌터카 업체 보유하게 돼

한국자동차대여사업조합연합회에 따르면 올해 3분기 기준 렌터카 업계 1위 사업자인 롯데렌탈의 시장 점유율은 20.8%로 2위인 SK렌터카(15.7%)보다 5%포인트 이상 높다.

어피너티는 롯데렌탈을 인수하게 되면 1, 2위 렌터카 업체를 모두 갖게 돼 시장 점유율 36.5%를 차지하게 된다. 앞서 어피너티는 지난 8월 SK렌터카를 8200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롯데는 이번 매각으로 2015년 5월 KT렌탈을 1조200억원에 인수한 이후 렌터카 사업에서 손을 떼게 됐다.

롯데오토옥션 / 사진=롯데렌탈

롯데렌탈 지분 매각은 롯데그룹의 유동성 위기설이 불거진 이후 나온 첫 계열사 매각이다.

롯데 측은 롯데렌탈이 수익을 내는 계열사이지만 렌탈업 성격이 그룹의 성장 전략과 맞지 않아 매각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롯데는 지난 8월 비상경영체제 전환 이후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한 후 그룹의 중장기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을 지속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렌탈의 미래 경쟁력과 지속 성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인수자를 선정했다"며 "롯데렌탈 구성원의 고용 안정을 최우선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매각이 마무리되면 당장 현금을 손에 쥐게 되는 호텔롯데의 재무건정성이 개선될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롯데와 부산롯데호텔은 매매대금을 차입금 상환과 글로벌 진출, 글로벌 브랜드 강화를 위한 재원으로 활용할 계획이다.

호텔롯데는 코로나19 이후 관광업이 타격을 받은 이후 회복세에 있지만 글로벌 경기침체 등의 여파로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

호텔롯데의 올해 3분기 영업이익이 242억원으로 작년 동기보다 64% 감소했다. 특히 업황 부진에 빠진 면세사업이 460억원의 영업손실을 내면서 작년 동기와 비교해 적자가 확대됐다.

호텔롯데는 지주사인 롯데지주(11.1%)와 롯데건설(43.3%), 롯데쇼핑(8.86%) 등 롯데의 국내 주요 계열사를 거느리고 있다.

앞으로 롯데그룹은 4대 신성장 동력 주축 중 하나인 모빌리티 분야를 전기차 충전과 자율주행 등 기술 기반 사업을 중심으로 육성해 나갈 예정이다.

또 핵심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비핵심 자산과 계열사 매각 작업을 지속하는 동시에 바이오·인공지능(AI) 등 신사업 투자를 통한 성장 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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