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배터리 3분기 실적 '우울'…4분기 수요 회복 전망

미 대선이 변수로 작용할 듯
김동하 기자 2024-10-25 10:47:33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정체) 여파로 국내 배터리 업계가 올해 3분기 실적 부진을 겪을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업계가 반등을 모색하고 있는 만큼 주요 고객사의 출하량 증가와 함께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점진적인 수요 회복을 기대하고 있다. 한편으로 미국 대선에서 트럼프 우세론을 점치는 경우가 늘면서 국내 배터리 기업에 대한 우려도 존재한다.

25일 금융정보분석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올해 3분기 삼성SDI 매출 컨센선스(시장 전망치)는 전년 동기 대비 27.04% 감소한 4조3395억원, 영업이익은 1367억원으로 72.44%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에서 스텔란티스 신차 효과로 물량이 늘어났지만 유럽 고객인 BMW와 폭스바겐의 장착량이 감소하며 영업이익이 줄어든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SDI 부스에 전시돼 있는 전고체 배터리 모형. 실제 모델은 2027년부터 양산에 들어간다. /사진=박재훈 기자


지난 8일 LG에너지솔루션(LG엔솔)은 잠정 실적 발표를 통해 매출 6조8778억원, 영업이익 448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6.4%, 38.7% 하락했다고 밝혔다. 직전 분기 대비 매출은 11.6%, 영업이익은 129.5%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상 첨단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 금액 4660억원을 제외하면 사실상 177억원 적자를 기록한 셈이다. 이는 유럽·북미 주요 고객사 공급 증가와 북미 전력망 프로젝트 중심 출하량 증가에 따른 에너지저장장치(ESS) 매출 확대에 따른 결과로 풀이된다.

SK온은 적자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2021년 출범 이후 11분기 연속 영업손실을 기록했으며 낮아진 공장 가동률과 메탈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하반기도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SK온 공장 가동률은 지난해 말 기준 87.7%에서 올해 상반기 53%로 하락했다.

다만 업계는 4분기부터 전기차 배터리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업들이 시장 변화 대응책으로 포트폴리오 다각화, 신규 고객 유치 등 실적 개선을 위한 돌파구를 모색하고 있기 때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의 셀투팩 배터리. /사진=LG에너지솔루션


LG엔솔은 메르세데스벤츠 계열사와 50.5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급계약을 체결했다고 지난 8일 공시했다. 계약 기간은 2028년 1월 1일부터 2038년 12월 31일까지 10년간  총 50.5GWh(기가와트시) 규모의 46시리즈 전기차 배터리를 공급하기로 했다. 또한 지난 15일 국 자동차 업체 포드와도 109GWh 규모의 전기 상용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맺어 적잖은 매출 증대가 예상된다.

삼성SDI도 지난 8월 미국 제너럴모터스(GM)와 미국 현지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법인을 세우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양사는 오는 2027년 양산을 목표로 약 35억달러를 투자해 초기 연산 27GWh 규모의 공장을 설립할 예정이다. 이곳에서는 NCA 기반 고성능 하이니켈 각형 배터리가 생산될 예정이며, 향후 출시될 GM 전기차에 탑재된다.

또한 현대차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의 대형 전기 스포츠유틸리티차(SUV)인 GV90에 각형 배터리를 공급할 예정이다.

SK온은 내실 다지기에 주력한다. 전기차 캐즘이 예상보다 길어지면서 2022년 설정했던 연내 흑자 전환 목표가 매해 무산되면서다. SK온은 비상영 일환으로 ▲업무추진비 축소 ▲오전 7시 출근 ▲복리후생 제도 축소 등을 내걸었다. 특히 회사는 올해 분기 흑자전환을 새로운 목표로 내걸었다. 만일 올해 남은 3·4분기도 흑자 전환에 실패하면 내년도 임원 연봉은 동결된다.

실적과 관련해 국내 배터리 업계에 큰 영향을 끼치는 미국 대선 결과가 주목받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전 대통령 당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기도 하다.

트럼프 전 대통령은 바이든 정부가 추진한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정책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밝힌 바 있다.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IRA에 따라 미국 현지 생산 배터리 양에 비례한 세액 공제를 받는다.

트럼프 당선이 확실시 된다면 국내 배터리 업계에 큰 타격을 줄 가능성이 존재한다. 일례로 LG에너지솔루션 3분기 실적 가운데 IRA 첨단 제조 생산 세액공제(AMPC)액을 제외하면 적자인 상황이다.

조철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대선 결과에 따라 전기차 판매에 직접적인 영향을 끼치게 될 것"이라며 "트럼프 집권 시 전기차 위축, 배터리 생산 보조금 축소 등으로 인해 국내 배터리 업체들은 투자한 부분에 대한 리스크가 굉장히 크게 일어날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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