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러 28년만에 동맹 복원…"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

김성원 기자 2024-06-19 22:19:29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북한과 러시아가 28년 만에 동맹관계를 복원한다고 선언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은 19일 평양 금수산 영빈관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한 가진 뒤 공동 언론발표를 통해 "우리 두 나라 사이 관계는 동맹관계라는 새로운 높은 수준에 올라섰다"고 밝혔다.

하지만 러시아는 양국 관계를 '동맹'으로 직접 규정하지 않는 등 온도차를 보여 실제 운용상의 모호함을 남겨뒀다는 분석이 나온다.

김 위원장은 "이로하여 조선과 러시아의 공동 이익에 부합되게 지역과 세계 평화와 안전환경을 굳게 수호하면서 강력한 국가를 건설하려는 두 나라 지도부의 원대한 구상과 인민들의 세기적 염원을 실현시킬 수 있는 법적 기틀이 마련됐다"면서 "조로(북러) 관계 발전 청사에 분수령으로 될 위대한 조로 동맹 관계는 오늘 이 자리에서 비로소 역사의 닻을 올리며 출항을 알렸다"고 강조했다.

북러동맹 복원은 한미상호방위조약을 맺고 있는 한미동맹처럼 북러가 상대방을 유사시 군사적으로 돕겠다는 의미다.

푸틴 대통령도 공동 언론발표에서 "오늘 서명한 포괄적 동반자 협정은 무엇보다도 협정 당사자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과 푸틴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서 양국관계의 기존 조약 및 선언을 대체하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을 체결했다.

타스 통신은 이 협정에 한쪽이 침공당했을 경우 지원한다는 상호 방위 지원 규정이 포함됐다고 보도했다.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는 통상 러시아의 대외관계 유형상 '동맹'의 바로 전 단계에 해당한다.

이에 따라 새 조약이 1961년 북한과 옛 소련이 체결했다가 1996년 폐기된 '조·소 우호협조 및 상호원조조약(조·소 동맹조약)'에 포함됐던 '유사시 자동 군사개입 조항'을 직접적으로 담진 않았을 가능성도 있다. 북한과 러시아는 '포괄적인 전략적 동반자 관계에 관한 조약' 전문을 공개하지는 않았다.

푸틴 대통령은 새 협정을 토대로 러시아와 북한이 군사 분야에서 협력할 것이며, 군사 기술 협력을 발전시키는 것도 배제하지 않는다며 북러 군사 밀착을 심화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북러는 동맹관계로의 격상이 변화된 국제질서와 전략적 환경에 따른 것이라고 주장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다음 북러 정상회담이 "러시아 모스크바에서 열리기를 바란다"고도 말해 정상간 교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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