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부통제 강화 무색"…우리은행 100억 횡령 사고, 최초 범행 시점조차 '미궁' 

우리은행 "직원 A씨, 올초부터 범행" 입장
반면, A씨 지난해 7월부터 범행 자백 알려져
지난 7월은 '검사본부' 신설…내통 강화 시점
권오철 기자 2024-06-12 16:07:44
지난해 내부통제 시스템을 강화한 우리은행에서 또 다시 직원에 의한 대규모 횡령 사건이 발생해 주목된다. 우리은행은 이 사건의 최초 범행 시점을 '올초'라고 파악했지만, 해당 직원은 '지난해 7월부터 범행했다'고 경찰에 자백한 것으로 알려지면서 내부통제에 대한 물음표는 눈덩이처럼 커지고 있다. 금융당국은 진상 파악을 위해 우리은행에 대한 긴급 현장검사에 들어갔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경남 김해 소재 우리은행 직원 A씨는 대출 신청서와 입금 관련 서류를 위조하는 방식으로 총 100억원가량의 고객 대출금을 빼돌린 혐의를 받는다. A씨는 해당 자금을 해외선물, 가상자산 등에 투자해 약 60억원을 탕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은행은 지난달 자체 모니터링을 통해 이와 관련 이상 징후를 포착, A씨에게 소명을 요구했다. 우리은행이 파악한 A씨의 범행 시기는 올초부터 최근까지다. 

우리은행. 사진=권오철 기자 

그런데 A씨는 지난 10일 경찰에 자수해 '지난해 7월부터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진술이 사실일 경우, 우리은행 모니터링의 한계를 드러냈다는 지적이 나올 수 있다. 

특히, 지난해 7월은 갓 취임한 조병규 우리은행장이 은행 내부 감사 조직의 컨트롤타워인 '검사본부'를 신설하며 내부통제를 강화한 시점이어서 문제의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이날부터 긴급 현장검사에 착수해 진상 파악에 들어갔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철저한 조사로 대출 실행 과정의 문제점을 파악해 유사 사례의 재발을 방지할 것"이라며 "관련 직원에 대한 엄중 문책과 전 직원 교육으로 내부통제에 대한 경각심을 더욱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권오철 기자 konplash@smartfn.co.kr

댓글

(0)
※ 댓글 작성시 상대방에 대한 배려와 책임을 담아 깨끗한 댓글 환경에 동참에 주세요.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