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덩이 된 日 라인야후 사태...대통령실·검색량 폭증·노조 반대

대통령실 "네이버 정확한 입장 파악돼야 대응 가능"
네이버 노조 "日 부당한 요구에는 목소리 내 달라"
라인야후 사태로 인해 '라인' 검색량 석 달전 40배↑
황성완 기자 2024-05-13 11:24:00

일본 정부의 행정지도로 촉발된 '라인야후 사태' 논란이 눈덩이 처럼 불어나고 있다. 네이버가 개발해 키워온 라인야후의 경영권이 일본 정부의 압박으로 일본에 빼앗길 상황에 처하자, 우리 정부의 정치권도 관여하면서 여야 정쟁으로 번지고 있다. 

지난 12일 대통령실은 "네이버가 구체적인 입장과 계획, 상황을 밝혀달라"면서 정부 차원의 대응을 시사했다. 이에 야당인 민주당은 이번 사태를 한국 기업의 경영권에 대한 '일본(정부)의 강탈 시도'로 규정했다.

또한 13일 조국혁신당 조국 대표도 독도를 찾아 정부의 대일 외교기조를 비판하는 성명을 발표할 계획이다. 야당에서는 이번 네이버 경영권(라인야후 경영권)에 대한 일본 정부 차원의 강탈 시도가, 그동안 현 정권의 굴욕외교 대일 기조에서 비롯된다는 주장을 강조하고 있다.  

앞서 대통령실 고위 관계자는 12일 주요 언론사와의 통화에서 "네이버의 입장을 존중해 정부가 기다려주고 있는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정부는 네이버의 정확한 입장이 파악돼야 이에 상응하는 대응을 할 수 있다고 피력했다.

네이버는 지난 10일 "지분 매각을 포함해 모든 가능성을 열고 소프트뱅크와 성실히 협의해 나가고 있다"며 "결론이 나기 전까지는 상세한 사항을 공개할 수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이어 "양국의 기업들이 자율적으로 판단할 사항으로 원칙을 분명히 해주신 정부의 배려에 감사하다"며 "국가의 디지털 경쟁력에 크게 기여하겠다는 사명감을 갖고 회사를 성장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사진=연합뉴스

일본 총무성은 지난 3월부터 라인야후가 시스템 업무를 위탁한 네이버에 과도하게 의존해 보안 대책이 충분하지 않다며 '자본관계 재검토'를 포함한 경영 체제 개선을 요구했다. 행정조치 답변 기한은 7월 1일까지다.

네이버 노조 "라인 매각 반대…구성원 기술·노하우 보호 우선"

네이버 노조 역시 라인야후 지분 매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내놨다. 노조는 성명서를 통해 "라인 계열 구성원과 이들이 축적한 기술과 노하우에 대한 보호가 최우선"이라고 강조하고 "이들을 보호하는 최선의 선택은 지분 매각을 하지 않는 것"이라고 전했다.

노조는 라인야후 지분 매각이 "A홀딩스(라인야후의 대주주)의 대주주 자리를 내놓는 것만을 의미하지 않는다"며 "네이버의 서비스에서 출발한 라인이 글로벌 시장에서 인정받기 위해 애써 온 구성원들의 열정과 노력, 기술과 경험이 일본 기업인 소프트뱅크에 넘어갈 가능성, 그리고 구성원들이 고용 불안에 놓일 가능성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지난 10일 온라인 간담회에 참가한 300여 명의 직원도 애정을 쏟아 왔던 서비스와 구성원의 미래에 대한 불안감을 표출했다고 노조는 전했다.

노조는 "네이버의 글로벌 메신저 플랫폼으로 시작한 라인이 아시아 넘버 원 플랫폼으로 자리 잡기까지는 국내에 있는 2500여명 라인 계열 직원 외에도 네이버, 네이버클라우드, 엔테크서비스, 엔아이티서비스, 인컴즈 등 수많은 네이버 계열 구성원들의 하나 된 헌신과 노력이 있었다"며 "50%의 지분 중 일부라도 소프트뱅크에 넘어간다면 2500여명의 라인 구성원이 소프트뱅크의 자회사 소속으로 고용 불안을 우려하는 상황이 벌어질지도 모른다"고 강조했다.

이어 "구성원 보호를 위한 최선의 선택은 매각을 하지 않는 것임을 다시 한번 강조한다"며 "매각으로 불안감을 느낀 라인 구성원들의 인재 유출은 서비스의 질적 하락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를 표했다.

끝으로 노조는 "보안 사고의 대책으로 지분을 늘리겠다는 소프트뱅크의 요구는 상식적이지도 않고, 부당하기까지 하다"며 정부에 "한국 기업이 해외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기술을 탈취당하고, 한국의 노동자들이 일자리를 잃게 되지 않을까 우려하는 상황에서 적극적이고 단호하게 대처하고 부당한 요구에는 목소리를 내 달라"고 당부했다.

라인 포털 검색량도 나흘 사이 15배 급증…지난 2월 10일 대비 40배 폭증

지난 일주일간 라인야후 사태와 관련해 이야기가 지속 언급됨에 따라 '라인'의 포털 검색량도 나흘새 15배나 급증했다.

아시아 시장에서 주로 활용되는 라인 메신저를 새로 설치하는 국내 이용자도 급증해 라인 지키기 활동에 나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네이버 데이터 랩의 검색어 트렌드에 따르면 지난 9일 '라인' 검색량 지수는 47.1로 지난 5일(3.12)에 비해 15.1배 급증했다. 검색량 지수는 네이버에서 해당 검색어가 검색된 횟수를 일별·주별·월별 각각 합산해 조회기간(2년) 내 최다 검색량을 100으로 설정해 상대적인 변화를 나타낸다.

9일 라인 검색량 지수는 이른바 '카카오톡 먹통 사태'가 발생한 2022년 10월 16일(100) 이후 거의 1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 2월 10일 1.18에 비해서는 40배 폭증한 수치다. 같은 메신저 앱인 카카오톡 검색량 지수에 비해서도 두배를 웃돌았다.

라인에 대한 관심 증가는 앱 설치와 이용자수 증가에서도 잘 나타난다. 아이지에이웍스의 모바일인덱스에 따르면 4월 다섯째주(4월 29~5월 5일) 라인 앱 신규 설치 건수는 5만8346건으로 전주(5만6373건)보다 3.5% 증가했다.

이는 작년 8월 첫째주(8월 7~13일) 5만9728건 이후 거의 9개월만에 최고 수준이다.

지난 2월 첫째주(2월 5~11일) 4만7329건에 비해서는 석 달도 안돼 23.3% 급증했다.

라인 앱 신규 설치가 늘어나면서 이용자 수도 증가하고 있다. 4월 다섯째주 라인 주간 활성 이용자(WAU)는 116만6382명으로 전주(113만7674명)보다 2.5% 늘면서 지난 1월 다섯번째주(1월 29~2월 4일) 120만1174명 이후 13주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2월 넷째주(2월 26~ 3월 3일) 105만5058명에 비해서는 10.6% 많아졌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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