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공연장 테러 사망자 115명으로 늘어

IS 아프칸 지부 주도…이란 추모식 테러도 저질러
테러 용의자 "총격 사주받아…돈 때문에 범행"
김성원 기자 2024-03-23 20:55:51
23일(현지시간) 러시아 공연장 총격 테러 현장.         /사진=연합뉴스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 외곽의 공연장에서 벌어진 총격 및 방화 테러 사망자가 115명으로 늘었다. 부상자 가운데 중상자가 많아 사망자는 더 늘 것으로 보인다. 한국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23일(현지시간) 로이터, AFP 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전날 저녁 모스크바 크라스노고르스크의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에서 발생한 테러 사건 사망자가 시간이 흐르면서 계속 늘고 있다.

러시아 당국이 구성한 조사위원회는 "응급 구조 당국은 테러 현장의 진해를 치우는 과정에서 시신을 추가로 발견했다"며 "누적 사망자 수는 115명이 됐다"고 밝혔다.

러시아 공연장 테러 현장에서 23일(현지시간) 인명 수색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자동소총으로 무장한 테러범들은 총기 난사 후 인화성 액체를 뿌려 공연장 건물에 불을 붙인 것으로 조사됐다.

이번 테러는 이슬람 극단주의 조직 이슬람국가(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인 이슬람국가 호라산(ISIS-K)이 주도했다.

ISIS-K는 이 공격이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주장했고, 미국도 IS 소행이 맞다고 확인했다.

호라산은 이란, 투르크메니스탄, 아프간 일부 지역을 가리키는 옛 지명이다.

IS에서 가장 활동적인 지역 분파인 ISIS-K는 2014년 말 아프간 동부에서 발호해 극도의 잔혹행위로 빠르게 이름을 알렸다.

ISIS-K는 아프간 안팎에서 모스크 등을 공격한 이력을 갖고 있다. 지난 1월 이란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 사령관 가셈 솔레이마니 4주기 추모식에서 발생한 폭탄 테러도 이 단체 소행이었다.

대테러 전문가들은 ISIS-K가 이번에 모스크바를 공격 대상으로 삼은 것은 극적인 면이 있긴 하지만, 이 단체는 최근 몇년간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을 비판해왔다고 전했다. 푸틴 대통령이 체첸 등지에서 잔혹한 군사작전을 벌이고, 소련 시절 아프간 침공 당시 무슬림을 상대로 잔학행위를 자행했다는 게 그 이유다.

23일(현지시간) '크로커스 시티홀' 공연장 앞을 지키는 러시아 경찰. /사진=연합뉴스

ISIS-K은 "(IS 전투원들이) 수백명을 죽이거나 살해하고 해당 장소를 크게 파괴한 뒤 무사히 기지로 철수했다"고 주장했다.

러시아 당국은 테러 핵심 용의자 4명을 포함해 이 사건 관련자 총 11명을 검거해 조사중이다.

사건 조사위원회는 용의자 4명이 모두 모스크바에서 남서쪽으로 약 300㎞ 떨어진 브랸스크 지역에서 검거됐다고 설명했다.

조사위는 이들이 우크라이나 국경에서 약 100㎞ 떨어진 곳에서 붙잡혔으며, 이들이 국경을 넘으려 시도했고 우크라이나 측과 접촉하기도 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우크라이나 측은 테러범들과의 연관성을 즉각 부인했다.

러시아 국영 방송사 RT의 편집장 마르가리타 시모냔이 이날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검거된 테러범 중 1명은 당국의 신문 과정에서 "지시자가 공연장에 있는 모든 사람을 살해하라는 임무를 맡겼다"고 진술했다.

이 용의자는 자신이 돈을 벌기 위해 범행했으며, 지난 4일 튀르키예를 통해 러시아로 입국했다고 덧붙였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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