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럽서 웹브라우저 통한 앱 다운로드 허용

EU 집행위원회로부터 음악 스트리밍 앱 서비스 등 반독점법을 위반해 과징금을 부과 받은 애플이 EU에 백기를 들었다.

애플은 유럽에서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도 개발자의 웹브라우저에서 애플리케이션(앱)을 직접 다운로드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고 12일(현지시간) 밝혔다.

이에 따라 개발자들은 자체 웹사이트를 통해 앱을 제공하고, 유럽 아이폰 이용자들은 앱스토어를 통하지 않고도 앱을 다운받을 수 있게 된다. 다만 특정 기준을 충족하고, 이용자 보호에 도움이 되는 지속적인 요구 사항을 충족한 개발자들에게만 적용된다고 애플은 설명했다.

애플은 또 개발자들이 자체 개발 앱을 타사나 제3자 앱마켓을 통해서도 제공하는 것을 허용하기로 했다. 애플 앱스토어 결제 시스템 시 냈던 수수료를 내지 않게 되며 개발자들은 낮은 가격에 앱을 제공할 수 있다.

최근 애플은 각국 규제당국의 압박에 시달리고 있다. 지난주에 애플은 지난 몇 년간 갈등을 빚어온 포트나이트 제작사 에픽게임즈의 아이폰용 자체 앱스토어 개발과 설치를 허용하기로 했다. 애플은 당초 이를 허용하지 않으려 했으나 EU 규제당국이 이에 대해 공개 해명을 요구하자 곧바로 철회했다. 

아울러 이달 초 EU 집행위원회(EC)는 애플이 음악 스트리밍 앱 서비스 개발자들에게 불공정 관행을 이어왔다며 18억4000만유로(약 2조6500억원)의 과징금을 부과했다. 애플은 당국이 "소비자 피해와 관련해 신뢰할 만한 증거"를 발견하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이 결정에 불복해 항소하겠다고 밝혔다. 

애플은 올해 초에 EU 규제를 준수하기 위해 인앱결제에 대해 기존의 30% 수수료를 17%로 인하한다고 전했다. 또 애플 인앱 구매 시스템을 사용하는 앱에 대해 3%의 처리 수수료를, 12개월 동안 100만회 이상 다운로드된 소프트웨어에 대해서는 앱 설치당 50센트의 수수료를 부과하기로 했다.

애플은 에픽게임즈가 애플의 외부 결제 금지 정책이 반독점법을 위반한다며 제기한 소송에서 패소하면서 최근 미국에서도 앱스토어 외부 결제를 전면 허용하기로 했다. 그러나 외부 결제 시 30%인 기존 수수료율과 크게 차이 나지 않는 최대 27%의 수수료를 부과할 방침이라고 밝히면서 논란을 일으켰다. 

애플은 규제 리스크 외에도 최근 여러 어려움을 겪고 있다. 최대 시장 중 하나인 중국에서 아이폰 판매량이 둔화되고 있는 가운데 애플이 AI 산업에서 존재감을 보이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애플은 지난 1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미국 시총 1위 자리를 내준데 이어 엔비디아의 추격으로 2위 자리도 위협을 받고 있는 상황이다. 

한편, 애플은 올해 늦은 봄부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이 같은 정책을 시행할 예정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