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G모빌리티, 토레스 EVX 200만원 가격 인하...전기차 보조금 개편 대응
2024-02-21
토종 SUV명가 쌍용자동차의 헤리티지를 물려 받은 KG모빌리티의 픽업트럭 '렉스턴 스포츠 칸 쿨멘' 시승 총평이다. 페이스리프트된 차량의 외관과 실내 인테리어, 각종 편의 사양은 경쟁 픽업트럭에 비해 뒤쳐지지 않는다. 반면 주행 성능 측면에서는 다소 아쉬운 점이 있고, 4천만원 중반대의 가격(시승차 기준)은 '절대적 가성비'가 좋다고 할 수 만은 없다.
시승한 차량은 기존 렉스턴 스포츠의 고급화(?) 버전으로 등장한 '스포츠 칸 쿨멘' 노블레스 모델로 디자인적인 측면에서 남성적인 매력을 물씬 풍긴다. 잘 다듬어진 외관에 샌드스톤 베이지 색상은 부드러우면서도 세련된 이미지를 강조해 준다. 인테리어는 카키 색상으로 마치 군용 차량의 느낌을 준다. 시승 차량 가격은 기본 4046만원(노블레스)에 4WD 200만원, 어드벤처 패키지 175만원, 슬라이딩 데크(적재함) 커버 130만원, 사이드&커튼에어백 40만원 등 옵션을 적용했을 때 총 4591만원이다.
스포츠 칸 쿨멘은 5415mm의 전장으로 차량 길이가 상당히 길다. 전고 1885mm, 전폭 1950mm, 축거(휄베이스)는 3210mm로 픽업트럭으로 부족함이 없는 크기를 갖추고 있다. 적재함은 500kg까지 짐을 실을 수 있다. 높은 전고 탓에 승하차를 돕는 오프로드 사이드 스텝을 갖추고 있다.
한결 깔끔하고 멋지게 변신한 외관 말고도, 실내 인테리어도 한층 고급스럽게 바뀌었다. 최근 나오는 여느 SUV 못지 않게 12.3인치의 터치식 인포콘 내비게이션은 시인성이 좋고 조작 편의성도 뛰어나다.
이러한 부분들을 고려해 보면, 이 차 역시 최신 픽업트럭 트렌드에 맞게 레저용 세컨드 자동차에 초점을 맞춘듯 하다. 실내 엠비언트 무드램프는 32가지 색상을 지원하고, 나파 가죽시트에 1열/2열 열선 및 운전석/조수석 통풍시트까지 왠만한 편의 사양은 전부 갖추고 있다.
2열 공간도 충분하다. 3210㎜의 넉넉한 휠베이스로 성인이 뒷자리에 앉아도 레그룸과 헤드룸이 여유롭다. 2열에 송풍구까지 있어 레저용 차량으로 2열 공간을 잘 세팅해 놨다. 다만 적재함과 구분돼 있는 픽업트럭의 특성상 뒷좌석 등받이가 일반 승용차에 비해 곧추세워져 있어 장시간 탑승시 불편함을 느낄 수 있다.
뛰어난 승차감에 '호평'...고속 안정성은 아쉬워
스포츠 칸 쿨멘의 승차감은 나쁘지 않다. 나쁘지 않은 정도가 아니라, 일상 생활 영역이나 레저용 주말 나들이를 할 때도 부족함이 없다. 시승차는 화물용 리프 서스펜션 대신 승용차에 쓰이는 다이나믹 5링크 서스펜션을 달았고, KG모빌리티측 설명에 따르면 데크 마운팅 하단에 대형 고무를 확대 적용하는 등 쇽업쇼버 내부 리바운드 범퍼 부싱을 개선해 픽업트럭 특유의 출렁임과 텅텅 튀는 느낌을 잡았다.서울에서 횡성까지 왕복 약 300km를 운행해 본 결과, 일반 SUV 차량 못지 않은 승차감을 느꼈을 정도다.
파워트레인은 2.2L 디젤 엔진으로 최고출력 202마력, 토크 45.0kg·m으로 운행시 힘이 부족하지 않다. 큰 덩치에 어울리지 않게 가벼운 몸놀림을 보이며, 스티어링 휠 조작도 가벼워서 운전이 쉬운 편이다.
차선 유지 보조가 포함된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기본으로 탑재돼 있다.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도 잘 작동하고 차선 유지 기능 또한 훌륭하다. 현대차나 기아의 어댑티브 크루즈컨트롤처럼 정차후 자동 출발 기능이 없어 추후 기능 업그레이드가 필요해 보인다.
다만 승차감에 비해 120km/h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는 직진성과 고속 안정성은 아쉬움이 있다. 자연스럽게 스티어링 휠을 잡은 두손에 힘을 주게 된다.
오프로드 주행은 이번 시승에서 중점을 두지 않았다. 강원도 횡성에 위치한 웰리힐리파크 인근 눈이 덮인 비포장 도로 약 300m를 4륜구동(4H)으로 운행한 정도인데, 이정도 눈이 쌓인 오르막길 정도는 어떠한 불편함도 없이 편하게 돌파할 수 있었다.
이 차량의 공인 연비는 4륜구동 기준 복합 10.2km/h다. 시승 차량은 기본 장착 타이어가 아닌 오프로드용 올터레인(AT) 타이어를 장착해서 승차감이나 연비에서 다소 손해를 봤다. 연비는 시내 주행시 7~8km/h 수준이었고, 시승 기간 평균 10~11km/h대를 꾸준히 기록하는 등 나쁘지 않은 모습을 보였다. 참고로 픽업트럭은 상용차로 분류돼 연간 자동차세 2만8500원이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거품 뺀' 레저용 픽업트럭
스포츠 칸 쿨멘의 가격은 경쟁 픽업트럭인 지프 글래디에이터(7990만원), 포드 레인저 와일드 트랙(6350만원), 5000만원대 시작가가 예상되는 신형 쉐보레 콜로라도 등에 비하면 확실하게 저렴하다.
상대적으로 저렴한 것은 분명하지만, 소비자들이 느끼는 '절대적 가성비'가 뛰어난 차량인지는 한번 더 생각해 봐야 한다.
여러 매체 시승기에서 비교된 경쟁차량과는 오프로드 주행성능이나 주행질감, 기타 성능 외적인 '감성' 등을 비교해 봤을 때 4000만원대 초반(노블레스)에서 시작하는 가격은 매력적이지 않을 수도 있다. 적당한 옵션을 추가하면 4000만원대 중반을 훌쩍 넘어간다.
최근 국산 자동차의 가격이 급격하게 오른 탓에 KG모빌리티의 가격 정책을 탓할 수는 없다. 생산 원가와 인건비, 각종 편의사양 업그레이드 등 가격 인상 요소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스포츠 칸 쿨멘을 가성비 있게 타려면, 기본 모델 한 단계 위인 '와일드 플러스'(3579만원)에 4WD 시스템(200만원)을 추가해 3779만원에 구입하는 것을 추천한다.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 및 긴급 제동 보조, 차선유지 보조 등 편의 기능이 빠져 있지만, 오프로드를 즐기는 레저용 차량으로 나쁘지 않은 구성을 보여준다. 물론 이 역시 저렴하게 느껴질 가격은 아니지만 경쟁 차종과 비교하면 나쁘지 않은 선택이다.
스포츠 칸에 비해 전장(5105mm)이 32cm 더 짧아 적재함 용량이 작은 '렉스턴 스포츠 쿨멘' 트림에서 어댑티브 크루즈 컨트롤이 포함된 프레스티지 모델(3478만원)에 4WD 시스템을 포함해 3678만원으로 구입하는 방법도 있다. 적재함 크기를 손해 보지만 일반적인 준대형 SUV 크기로 도심 운행이나 주차가 더 편하고, 적재함 세팅의 차이로 2열 승차감이 스포츠 칸에 비해 더 좋다는 평가다.
극강의 가성비를 원한다면 옵션 욕심을 버리고 렉스턴 스포츠 쿨멘 기본모델 '와일드'(2879만원)에 4WD 시스템 200만원만 추가해서 3079만원짜리 차량을 구입해도 만족도는 클 것이다. 전 트림에 AISIN 6단 자동 변속기가 기본 적용되고, 인조가죽 시트, 스마트키, 1열 열선 시트, 크루즈컨트롤(일반) 등 깡통트림에도 쓸만 한 기능이 탑재돼 있다. 튜닝하는 재미는 덤이다.
레저용 차랑으로 픽업트럭을 소유한다는 것은 일상을 더욱 풍요롭게 해준다. 캠핑이나 가족여행용으로 많은 짐을 싣고 주말을 즐기려면, 렉스턴 스포츠가 가장 부담없는 선택지일 수 있다.
5년 10만km이라는 충분한 보증기간에 국산차라서 합리적이고 편리한 애프터서비스(AS), 탁월하지는 않아도 '거품을 뺀' 레저용 오프로드 픽업트럭을 원한다면 이 만한 차량은 없을 것이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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