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 경영권 분쟁 예고…임종윤 사장 "OCI 지분 맞교환 몰랐다"
2024-01-15
한미약품 그룹의 경영권 분쟁이 어머니와 아들 간 갈등에서 모녀 대 장차남으로 확전됐다. 어머니 송영숙 한미약품그룹 회장과 누이인 임주현 한미약품 사장이 추진 중인 한미그룹-OCI그룹 통합에 대해, 한미약품 창업주인 고 임성기 회장의 장남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과 임종훈 한미정밀화학/한미약품 사장이 합동해 반발하고 나섰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임종윤 한미약품 사장은 개인회사인 코리그룹의 SNS 계정을 통해 임종훈 사장과 공동으로 한미사이언스의 ‘신주발행금지 가처분’ 신청서를 지난 17일 오후 수원지방법원에 제출했다고 밝혔다.
장차남이 이번 통합 과정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다며 합동으로 법적인 문제제기를 한 것이다.
한미그룹과 OCI그룹은 지난 12일 OCI홀딩스가 한미사이언스 지분 27.0%(구주 및 현물출자 18.6%, 신주발행 8.4%)를 취득하고, 임주현 사장 등 한미사이언스 주요 주주가 OCI홀딩스 지분 10.4%를 확보하는 계약을 체결하고 통합을 선언했었다.
이에 대해 임종윤 사장은 자신이 주요 주주임에도 통합 계획을 듣지 못했고, 주주가 아닌 제 3자(OCI홀딩스)에게 신주를 발행하는 것이 상법 제418조 제2항을 위반하는 등 주주의 신주인수권을 침해한다는 판례를 들어 제동은 건 것이다. 또 통합지주사의 각자 대표를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와 임주현 사장이 각각 맡게 되는데, 이는 일부 경영권을 넘기는 것으로 주주총회 결의사항이라는 주장이다.
임종훈 사장 역시 한미사이언스 10.56%의 지분을 들고 있는 대주주지인데, 임종윤 사장(지분 9.91%) 처럼 OCI와의 통합에 대해 알지 못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장차남의 신주발행 금지 가처분 신청에 대한 향후 법원의 판단은 한미-OCI그룹의 통합에 큰 영향을 미치게 될 것으로 보인다.
임종윤 사장 측은 이번 통합 추진이 '남매간 경영권 분쟁' 상황이라고 강조하고, 신주발행을 저지하고 통합에 따른 사업계획을 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모녀 측, 즉 한미약품그룹은 이번 가처분 신청의 인용이 안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번 통합 절차가 한미약품 그룹의 지주사인 한미사이언스 이사회 구성원 만장일치로 결정됐다는 것을 강조하고 있다. 임종윤 사장이 한미사이언스 이사회에는 속해 있지 않아 현 상황이 경영권 분쟁 상황이 아니고, 통합은 혁신 등 기업 경영을 위해 필요한 결정이었다는 입장이다.
이렇듯 한미-OCI그룹 통합이 법적 분쟁으로 확산된 가운데, 경영권 다툼에 대비한 우호 지분 확보를 위한 양측의 신경전이 드라마 처럼 펼쳐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한미그룹 오너일가의 지주사 한미사이언스 지분 보유 구조를 살펴보면, 송영숙 회장은 11.66%, 임주현 사장은 10.20%을 보유하고 있다. 반대편인 임종윤·종훈 사장의 지분율은 각각 9.91%, 10.56%다. 양측의 지분은 21.86%, 20.47%로 큰 차이가 나지는 않는다.
이 때문에 한미사이언스 지분 11.52%를 보유한 신동국 한양정밀 회장이 어느편에 힘을 실어줄 지도 큰 관심사다. 그러나 이날 신 회장은 '아직 입장을 정하지 않았다'는 입장을 밝혔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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