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양유업 오너경영 '60년 만에 마침표'

지난 1964년 창립한 남양유업의 오너 경영이 60년 만에 마침표를 찍었다. 

대법원 2부(주심 천대엽 대법관)는 4일 홍원식 남양유업 회장 일가와 사모펀드 한앤컴퍼니(한앤코) 사이 주식 양도 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이번 판결로 홍 회장 일가는 자신들이 보유한 남양유업 주식 37만8938주(합계 지분율 52.63％)를 한앤컴퍼니에 넘겨야 한다. 이로써 2년여간 이어진 남양유업 경영권 분쟁이 끝을 맺고 최대주주 교체가 이뤄지면서 홍 회장은 물러나게 됐다. 

한앤코는 곧바로 남양유업 인수 절차를 밟아 훼손된 지배구조와 이미지 개선, 경영 정상화에 주력하기로 했다.

남양유업은 그동안 불가리스 사태, 대리점 밀어내기 갑질 등으로 인해 타격을 받았던 이미지를 회복하고 신사업에 박차를 가할 것으로 점쳐진다. 

홍두영 남양유업 창업주의 장남인 홍 회장은 1990년 대표이사에 오른 뒤 2003년 회장으로 취임했다. 하지만 2010년부터 오너리스크 등 각종 구설수에 오르는 등 내리막길을 걸어 매일유업에게 업계 2위 자리를 넘겨줬다. 그 이후에도 창업주 외손녀인 황하나씨의 마약 투약 사건 등으로 기업 이미지에 큰 타격을 입었다. 

홍 회장과 한앤코의 경영권 분쟁은 지난 2021년부터 시작됐다. 남양유업은 그 해 4월 자사 제품 불가리스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억제 효과가 있다고 주장했고, 보건당국이 즉각 반박에 나서면서 사회적 논란으로 대두됐다. 

문제가 일파만파 커지자 홍 회장은 2021년 5월 회장직 사퇴를 발표했고 남양유업 지분 53%를 3107억원에 매각하는 계약을 한앤코와 체결했다가 같은 해 9월 돌연 계약 해지를 통보했다. 한앤코는 홍 회장 측이 계약 이행을 미룬다는 이유로 2021년 8월 주식양도 소송을 제기했다. 재판부는 1·2심 모두 한앤코의 손을 들어줬고 이날 대법원 판단도 동일했다. 

한앤코는 대법원 판결에 따라 남양유업 정상화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다만, 홍 회장과 한앤코 간 손해배상 청구 소송 등 법정 분쟁이 마무리되지 않아 정상화까지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한앤코는 “회사의 경영 정상화를 위해 조속히 주식매매계약이 이행돼 남양유업의 임직원들과 함께 경영개선 계획들을 세워나갈 것”이라며 “소비자의 신뢰를 회복하고 새로운 남양유업을 만들겠다”고 밝혔다.

남양유업 관계자는 "경영권 분쟁 종결로 남양유업 구성원 모두는 당사의 조속한 경영 정상화를 위해 각자 본연의 자리에서 맡은 업무에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전했다. 

홍선혜 기자 sunred@smartf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