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연말결산) 명예회장 복귀부터 합병까지…새판짜는 '셀트리온그룹'

제약업계 수익 악화에도 호실적 기록…그룹 숙원사업 합병도 순조롭게 진행
내년 바이오시밀러 및 ADC 등 신약 개발 매진…"글로벌 빅파마로 도약"
황성완 기자 2023-12-26 05:33:01
지난 3월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복귀부터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까지 올 한해 셀트리온그룹에는 많은 일이 있었다. 회사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인해 제약업계의 수익이 악화되는 상황속에도 호실적을 기록했으며, 그룹의 숙원 사업이던 합병도 순조롭게 진행했다.

셀트리온그룹은 그룹 전체 중장기 전략도 새롭게짜며, 내년에도 주력 사업인 바이오시밀러뿐만 아니라 항체약물접합체(ADC) 등 신약 개발에도 집중해 2030년 연매출 12조원을 달성, 명실상부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계획이다.

셀트리온 2공장 전경.


셀트리온그룹, 지난 3월 서정진 명예회장 복귀 소식 알려…"위기를 기회로"

지난 3월 셀트리온그룹은 서정진 명예회장의 복귀 소식을 알리며 화제의 주인공이 됐다. 셀트리온그룹은 각 사별 이사회를 개최해 서정진 명예회장을 2년 임기로 셀트리온홀딩스를 비롯해 셀트리온그룹 내 상장 3사인 셀트리온, 셀트리온헬스케어, 셀트리온제약의 사내이사 겸 이사회 공동의장 후보자로 추천하는 선임 안건을 의결했다.

서정진 명예회장은 지난 2021년 경영에서 스스로 물러난 이후 약 2년 만에 다시 복귀했다. 서 회장의 복귀한 배경에는 글로벌 경제 위기가 당초 예상보다 더 심각한 양상을 보이고 있는데다 2023년이 셀트리온그룹의 글로벌 점유율 확장에 중요한 기점이라는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예상됐다.

서 회장은 "위기를 기회로 삼고 글로벌 탑티어 제약·바이오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준비를 본격화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서정진 셀트리온 명예회장.

서 회장 복귀 이후 혼외자 논란으로 시끌…"입장문 통해 공개 사과"

서 회장의 복귀 이후 마냥 순탄치만은 않았다. 지난 5월 혼외자 논란이 터진 것이다. 이후 서정진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주주 여러분께 큰 심려를 끼쳐 드려 진심으로 사죄드린다"면서 "최근 언론에 알려진 것이 모두 진실은 아닐지라도 과거의 어리석고 무모한 행동으로 여러분들께 돌이킬 수 없는 큰 실망을 드렸다. 어떤 질책도 피하지 않고 겸허히 감수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개인의 잘못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오로지 저에게만 겨누어 주셨으면 한다"며 "임직원들에게 질책의 시선이 돌아가지 않도록 주주 여러분들께 너그러운 마음으로 회사를 바라봐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

앞서, 서 회장의 혼외자 2명은 2021년 7월 수원가정법원 성남지원에 친생자 인지청구소송을 제기했고, 같은 해 11월 30일 조정이 성립됐다. 이어 올해 초 공정거래법 개정에 따라 '민법에 따라 인지한 혼외자의 생모'가 친인척·혈족의 범위에 추가됐고, 혼외자의 친모인 A씨가 대표로 있는 서린홀딩스와 서원디앤디가 올해부터 셀트리온 계열사로 신규 지정되면서 관련 사실이 알려졌다.

서 회장,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합병 선언…"셀트리온제약 합병도 내년 추진"

혼외자 논란 이후 잠잠하던 셀트리온이 합병을 선언함에 따라 세간의 관심은 셀트리온으로 쏠렸다. 계열사의 합병은 그룹의 오래된 숙원 사업으로 드디어 꿈이 이뤄지게 된 것이다.

서정진 셀트리온 회장은 지난 8월 17일 온라인 간담회를 통해 "연내 양사 합병을 마무리하면 6개월 안에 2단계 합병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첫 단계 합병은 셀트리온이 셀트리온헬스케어를 흡수합병하는 형태로, 셀트리온헬스케어의 주주들에게 셀트리온의 신주를 발행하게 되는데, 주당 합병가액은 셀트리온 14만8853원, 셀트리온헬스케어 6만6874원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 보통주 1주당 셀트리온 보통주 0.4492620주가 배정된다.

서 회장은 합병 발표 이후 지난 10월 셀트리온 그룹 기자간담회도 개최하며, 복귀 이후 기자들과 첫 인사를 나눴다. 서 회장은 "그동안 합병과 관련해 관심을 기울어주셨던 투자자들과 언론사들에게 보여주기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생각하며, 연내에는 합병 절차를 마무리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합병 이유에 대해 "주주들이 원해서 하는 것이며, 주총때 주주들과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결정했다"며 "합병을 위해 찬성, 반대 등 투표 절차를 거치는데 주변에서도 반대할 이유가 없었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3~4분기도 헬스케어가 3000억원 이상의 매출을 낼 것"이라며 "내년에도 3조5000억원 정도 팔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전했다. 

그는 "짐펜트라의 미국내 신약 허가에 이어 양사의 합병안도 가결되면서, 2030년 매출 12조원 달성과 글로벌 빅파마로의 도약이라는 통합 셀트리온의 비전 달성에 한걸음 더 다가서게 됐다"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오는 28일 셀트리온-셀트리온헬스케어 통합 법인 출범을 앞두고 있다. 셀트리온은 한층 강화된 경쟁력으로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신성장 동력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셀트리온은 제품 차별화와 신약 개발에도 집중해 2030년 12조원 매출을 달성, 글로벌 빅파마로 도약할 예정이다.

셀트리온, 매출 성장 견인할 주력 제품 상업화도 순항…신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ADC 등 내년 신약 개발 매진

향후 매출 성장을 견인할 주력 제품의 상업화도 순항 중이다. 최근 셀트리온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 짐펜트라(램시마SC의 미국 제품명)를 허가 받았다. 유일한 SC 제형의 인플릭시맙 치료제로 차별성을 인정받아 신약으로 승인, 출원된 특허가 확보될 경우 오는 2040년까지 경쟁 없는 신약으로 판매 가능할 전망이다.

특히 짐펜트라는 기존 신약과 달리, 이미 유럽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편의성과 유효성을 검증받아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큰 성공이 점쳐지고 있다. 미국의 경우 의료기관을 방문하지 않고 집에서 자가 투여할 경우 비용을 크게 절감할 수 있고, 신약으로 높은 가격을 적용 받을 수 있어 이익을 극대화할 것으로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내년부터 순차적으로 선보일 신규 바이오시밀러 파이프라인 개발도 순항 중으로, 셀트리온은 2025년까지 11개의 제품 포트폴리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자가면역질환 제품군에서는 스텔라라 바이오시밀러 ‘CT-P43’, 악템라 바이오시밀러 ‘CT-P47’이 각각 미국·유럽서 허가 신청과 임상 3상 단계에 있다.

또,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2’는 지난 6월 미국에서 허가를 신청했고, 유럽에서도 허가를 준비중이다. 천식·두드러기 치료제 졸레어 바이오시밀러 ‘CT-P39’는 지난 4월 유럽서 허가 신청을, 미국서 허가 준비를 하고 있다.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 바이오시밀러 ‘CT-P41’도 임상을 마치고 허가를 준비중이며, 다발성경화증 치료제 오크레브스 바이오시밀러 ‘CT-P53’은 글로벌 임상 3상을 위한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도 자체 개발 중인 ADC 등을 비롯, 오픈 이노베이션(개방형 혁신)을 활용한 협업 전략으로 신약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미국 라니테라퓨틱스와 ‘CT-P43’의 경구제(먹는 약) 개발을 진행 중이며, 미국 에이비프로와 이중항체 신약, 영국 익수다 테라퓨틱스와 ADC, 고바이오랩·바이오미 등과 마이크로바이옴 치료제 등을 개발하며 차세대 먹거리를 확보할 계획이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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