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방산, 신개척지 폴란드…정권교체 변수 '노심초사'
2023-11-13
도날트 프란치셰크 투스크가 이끄는 폴란드 야권연합이 8년 만에 정권 탈환에 성공하면서 전 정부 시절 추진된 각종 정책이나 핵심 사업을 번복할 가능성 제기되고 있다. 이에 한국과 폴란드 간 체결한 무기 수출 계약이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12일 로이터 통신 등 외신과 업계에 따르면 투스크 전 총리가 11일(현지시간) 폴란드의 신임 총리로 확정됐다.
투스크 총리는 오는 13일 안제이 두다 폴란드 대통령의 새 정부 출범 선언과 함께 공식 취임한다. 이어 14일에는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리는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한다.
투스크 총리는 지명 확정 후 연설에서 “우리는 함께 모든 것을 바로 잡을 것”이라며 “모두가 예외 없이 집에 있는 듯한 편안함을 느낄 수 있도록 잘못된 것들을 바로 잡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사실상 전 정부와 다른 행보를 하겠다는 점을 분명히 한 것이다.
앞서 전 집권 정당인 민족주의 우파 성향 법과정의당(PiS)은 지난해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로 자국 안보가 직접적 영향권에 놓이게 되자 우크라이나 지원 교두보 역할을 자처했다.
이 과정에서 폴란드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자국 내 국방력을 강화하기 위해 한국산 무기를 대량으로 사들였다.
지난 7월 K2 전차 980대, K-9 자주포 648문, FA-50 경공격기 48대, 천무 다연장 로켓 288문 등의 무기를 한국에서 구입했다.
이어 양국은 K-2, K-9, FA-50, 천무 등 총 124억달러(16조3130억원) 규모의 1차 이행 계약을 했다. 이 가운데 K2 전차와 K-9 자주포는 이미 지난해 초도물량이 성공적으로 폴란드에 인도된 바 있다.
지난해와 올해 1∼5월 한국의 폴란드 무기류 수출액은 각각 4억1000만달러, 3억4000만달러로 1년 사이 무기 수출 규모가 총 7억5000만달러에 달했다.
한국 방산업계는 폴란드의 정권 교체와 자금 부족까지 겹치면서 무기 수출 계약이 무산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폴란드는 정권교체 이후 무기 수출을 취소한 사례가 있다. 지난 2015년 군용 에어버스 카라칼 헬리콥터 50대를 프랑스로부터 구매하는 가계약을 체결했으나 이듬해 정권 교체 이후 계약을 파기한 바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 집권 정당이 어떤 기조를 가지고 있는지 알 수 없다”며 “방산 수출은 정부 주로도 이뤄지기 때문에 업체에서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말했다.
폴란드는 올해 국방예산을 국내총생산(GDP)의 4%까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폴란드의 이같은 경제규모 대비 국방예산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동맹국 중 최대다.
폴란드는 지난해 미국에서 250대의 주력전차 에이브럼스를 주문했다. 우리나라와도 K2전차 180대와 K9 자주포 212문 등 57억6000만달러 상당의 무기공급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ㅊ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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