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만 늘리기만 한다고 해결?...전기차 충전 인프라 개선점 투성이
2023-11-14
이같은 효과가 중고차 시장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인기면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이 앞서고 있으며 감가상각률면에서도 하이브리드 차량이 우월한 수치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미국 중고차 사이트 아이씨카즈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 차량의 감각상각률 속도 현황 자료를 발표했다. 발표에 따르면 감가상각률 면에서 전기차는 50%에 가까운 감소를 보였지만 하이브리드 차량은 30% 수준에 불과했다.
미국시장에서 출시 이후 5년 이상 지난 모델의 세부 모델별로 테슬라의 모델3가 가장 높은 가치를 유지하고 모델S는 가장 가치가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모델3는 5년 이후 감가상각률이 42.9%로 나타났으며 모델S는 55.5%까지 가치가 감소됐다. 이외에도 ▲테슬라 모델X 49.9% ▲닛산 리프 50.8% ▲쉐보레 볼트 EV 51.1% 등으로 나타나 5년동안 가치가 절반가까이 떨어졌음을 알 수 있다.
중고 전기차를 구매함에 있어 가격에 중요한 배터리 교체 비용에 따른 우려가 가격 감소에 영향을 주는 것으로 보인다. 또한 이와 같은 패턴은 소비자가 장기적으로 소유할 수록 계속해서 진행되는 현상으로 포착된다.
칼 브라우어 아이씨카즈 수석 애널리스트는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사이의 격차는 주목할 만하다”면서 “전기차는 감가 면에서 승용차 중에서 최악의 가치를 지닌 반면 하이브리드차는 최고의 가치를 지닌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하이브리드 차량은 상위 5위권에 드는 차량들의 감가상각률이 전기차 대비 매우 낮게 나타난다. 가장 가치가 감소하지 않는 차량은 토요타의 프리우스로 감가상각률은 27.9%에 불과했다. 뒤이어 ▲토요타 라브4 하이브리드 29.1% ▲토요타 캠리 하이브리드 35.3% 순이었다.
국내도 상황이 크게 다르지는 않다. 국내 중고차 업체 케이카에 따르면 현재 12월 중고 전기차의 시세는 모델별로 ▲테슬라 모델3 3992만원 ▲현대자동차 아이오닉5 3543만원 ▲기아 EV6 3904만원 등으로 나타났다. 각 모델별로 신차 구매가 대비(서울시 보조금 반영후)로는 ▲테슬라 모델3 65% ▲아이오닉5 77% ▲EV6 82% 등이었다.
반면 하이브리드 차량은 평균적으로 높은 수준을 보였다. 중고 하이브리드 인기 차종의 가격을 살펴보면 ▲현대차 그랜저 하이브리드(GN7) 4367만원 ▲기아 쏘렌토 4세대 하이브리드(2023년 중 단종 모델) 3641만원 ▲기아 디 올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3326만원으로 나타났다. 모델별 신차 구매가 대비는 ▲그랜저 하이브리드(GN7) 92% ▲쏘렌토 4세대 하이브리드 86% ▲디 올 뉴 스포티지 하이브리드 88% 등으로 나타났다.출시가 5년이 채 되지 않은 신차들이지만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가격 방어율이 높은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소비자들의 구매경향이 전기차와 내연기관의 중간지점으로써 하이브리드 차량의 경제성과 편의성을 높게 평가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충전의 불편함을 수반하지 않으면서 내연기관차보다는 연비가 좋은 특징이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다.
업계에서는 전기차가 대중화에 앞선 캐즘 존에 들어간 사이 하이브리드 차량들이 단기적 수요가 급증한 것으로 보고 있다. 캐즘존이란 첨단 기술 제품이 대중화에 앞서 일시적으로 수요에 정체가 발생하거나 후퇴하는 현상을 말한다.또한 디젤차량이 사라지고 있는 시장에서 디젤 차량을 소유하고 있는 소비자들이 다음 모델로 하이브리드 차량으로 눈길을 돌리는 것도 영향을 주고 있다. 때문에 신차와 중고차 판매에서 모두 하이브리드의 수요가 급증하게 된 것으로 해석이 가능하다.
중고 전기차의 모호한 가격 산정 기준도 감각상각률의 원인으로 지적된다. 객관적인 성능평가가 시장에 자리잡지 못했으며 전기차의 핵심인 배터리 잔존가치 책정도 아직은 중고차 시장에서 시간이 걸릴 예정이다.
국내에서는 기아가 중고차사업에 진출한것이 중고 전기차 시장 가격 책정에 기준 확립이 될 것으로 기대했지만, 아직까지 기아도 외부업체의 도움을 받아 잔존가치 책정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자체적 인력을 수급해 빠른 시일내로 기준을 확립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2~3년의 시간이 걸릴 것은 명확해 보인다.
학계와 환경부는 중고 전기차 배터리 잔존가치 책정이 용이하게끔 제조사의 파라미터 제공을 확대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자동차 업계 관계자는 "전기차가 이미 살 사람은 사고 인프라에 대한 우려도 겹치게 되면서 수요가 줄어든 모습을 보이고 있지만 결국은 다시 회복세를 보일 것"이라며 "전기차 둔화 시기 동안 신차시장에서 하이브리드가 수요를 확보하고 있는 것이 중고차 시장에서도 같은 모습으로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재훈 기자 isk03236@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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