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판 짜는 신동빈 롯데 회장…경영 불확실성 '정면 돌파'
2023-11-30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신사업 발굴과 핵심 사업 경쟁력 강화 위해 젊은 인재와 글로벌 전문가를 대거 중용하는 등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이는 대내외 경영환경 불확실성 확대 속에서 미래 경쟁력과 지속가능한 성장 전략 강화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임원인사는 지난해보다 파격적이지 않지만 글로벌 복합적 위기를 극복하기에는 부족함이 없어 보인다. ‘뉴롯데’를 실현하기 위해 변화와 쇄신을 강조한 신동빈 회장의 의지가 그대로 반영된 것이다.
롯데그룹은 6일 롯데지주 포함 38개 계열사의 이사회를 열고 각 사별로 2024년 정기 임원인사를 실시했다.
롯데그룹은 화학군 총괄대표 비롯해 계열사 최고경영자(CEO) 14명을 교체하고 미래사업 위한 핵심 인재를 재배치했다.
롯데그룹의 화학사업을 5년간 진두지휘했던 롯데그룹 화학군 총괄대표 김교현 부회장이 용퇴했다. 후임으로 롯데지주 환경·사회·지배구조(ESG)경영혁신실장 이훈기 사장이 부임한다.
이훈기 사장은 지난 1990년 그룹 기획조정실로 입사해 2010년 롯데케미칼 기획부문장, 2019년 롯데렌탈 대표이사를 역임했다. 2020년부터는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을 맡아 인수·합병(M&A), 미래 신사업 발굴 등을 총괄했다.
이 사장은 전략·기획·신사업 전문가다. 기존 사업의 역량 제고 및 사업 포트폴리오 완성을 통해 화학 계열사의 시장경쟁력을 강화하고 글로벌 사업 다각화를 추진할 최적의 인물로 평가받는다.
식품군 총괄대표 이영구 사장은 부회장으로 승진한다. 롯데제과와 롯데푸드의 합병, 식품군의 포트폴리오 개선, 글로벌 사업 확대해 미래 먹거리 발굴을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 등을 총괄 지휘하며 안정적인 흑자 수익구조를 만들어 낸 성과를 인정받았다.
롯데그룹은 이번 임원인사를 통해 계열사 대표이사의 세대교체를 더욱 가속화한다. 60대 롯데 계열사 대표이사 8명이 퇴진하고 이를 포함한 계열사 대표이사 14명이 교체된다. 이중 롯데헬스케어 대표이사로 우웅조 상무(승진)를 선임함으로써 40대 대표이사가 기존 이원직 롯데바이오로직스 대표이사, 정현석 에프알엘코리아 대표이사 포함 3명이 된다.
아울러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 고수찬 부사장, 롯데지주 재무혁신실장 고정욱 부사장, 롯데백화점 정준호 부사장 등 총 3명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이는 최근 3년 내 사장 승진 중 가장 큰 규모다. 사장 직급의 경우 지난해와 비교해 다섯 살가량 젊어졌다.
고수찬 사장은 롯데지주 경영개선실장으로서 롯데그룹 전 계열사에 대한 경영 진단과 업무 시스템 개선을 주도해 왔다. 고 사장은 지난해 ‘재무전략태스크포스(TF)’를 꾸려 계열사 재무지표를 개선했다. 동시에 롯데건설의 우발채무(PF)에 따른 유동성 위기를 조기 진화한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준호 사장은 외부 영입된 패션MD 전문가로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심리 악화에도 롯데백화점만의 프리미엄전략으로 실적 개선을 주도했다.
글로벌 외부 전문가 CEO 영입 지속
롯데는 기존 사업 경쟁력 강화와 해외사업 확대를 위해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각 비즈니스 분야의 외부전문가를 영입했다. 롯데물산 대표이사에 장재훈 존스랑라살(JLL) 코리아 대표, 롯데e커머스 대표에 박익진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글로벌 오퍼레이션그룹 총괄헤드, 롯데AMC 대표이사에 김소연 HL리츠운용 대표를 내정했다.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도 외부에서 물류 전문가를 영입해 선임 절차를 진행 중이다.
신임 롯데물산 대표이사로 내정된 장재훈 부사장은 글로벌 자산관리 종합서비스 기업 JLL 코리아 현 대표이사다. 지난 23년간 부동산 관련 업무를 폭넓게 수행한 명실공히 부동산 자산관리 전문가다. 장 부사장은 전문성을 바탕으로 롯데물산을 글로벌 종합 부동산 회사로 전환시킬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롯데e커머스 대표로 내정된 박익진 부사장은 커머스플랫폼 기업 관리 및 마케팅, 상품, 신사업 등 다방면의 컨설팅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e커머스의 턴어라운드와 오카도(OCADO) 시스템과의 시너지 창출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신임 롯데AMC 대표이사로 내정된 김소연 전무는 ‘국내 첫 부동산 자산운용 여성 CEO’다. 김소 전무는 약 30년 이상 부동산개발시행, 컨설팅, 자산운용 등 관련 분야에서 근무했다. 부동산 자산운용 전문성을 바탕으로 기존 롯데 계열사들이 보유한 부동산 자산 유동화뿐만 아니라, 신규 부동산 투자도 더욱 활성화할 예정이다.
앞서 롯데는 지난 9월 롯데GFR 대표이사 신민욱 전무, 10월 롯데지주 디자인전략센터장 이돈태 사장을 영입하며 올해 총 6명의 대표이사급 임원을 외부 전문가로 영입한 바 있다.
내부 전문가 전환 배치…핵심사업 포트폴리오 완성
롯데는 경영 역량과 전문성이 검증된 내부 전문가들을 그룹 내 전략적 재배치함으로써 기존 사업 경쟁력을 강화하고 신사업 추진 속도를 높여 나갈 방침이다.
우선 롯데정보통신에서 신사업 및 IT/DT사업을 주도한 노준형 대표이사를 신임 롯데지주 ESG경영혁신실장으로 내정했다. 노 실장은 롯데정보통신 대표이사로 재임시 메타버스, 전기차 충전, 도심항공교통(UAM), 자율주행, 대체불가토큰(NFT) 등 다양한 분야로 사업을 확대했다.
아울러 롯데지주는 글로벌 및 신사업을 전담하는 미래성장실을 신설해 바이오, 헬스케어 등 신사업 관리와 제2의 성장 엔진 발굴에 나선다. 신임 미래성장실장은 롯데케미칼 기초소재 신유열 전무(승진)가 맡는다.
신 전무는 다양한 글로벌 투자 경험을 토대로 그룹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할 예정이다. 신 전무는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도 겸직한다. 롯데그룹 미래성장의 핵심인 바이오사업 경영에 직접 참여함으로써 글로벌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으로의 성장을 성공적으로 이끌 계획이다.
신 전무는 2022년 롯데스트레티직인베스트먼트(LSI) 대표이사, 롯데파이낸셜 대표이사 등 투자 계열사 대표직을 역임하며 재무에 대한 전문성을 높여왔다. 뿐만 아니라 롯데케미칼 동경지사에서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하는데 기여했다.
경영 환경변화 선제적 대응…여성 리더십 강화
롯데는 글로벌 사업 확장을 고려해 국내외 사업경험 및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CEO들을 영입했다. 신임 롯데물산 대표이사 장재훈 부사장은 23년 동안 국내외 부동산 업계에 근무하면서 폭넓은 글로벌 경험을 보유하고 있다. 롯데e커머스 대표 박익진 부사장은 맥킨지앤컴퍼니, ING생명, 어피니티 에쿼티 파트너스 등 글로벌 기업에서 주로 전문성을 쌓았다. 또한 현재 영입 진행 중인 롯데글로벌로지스 대표이사 역시 글로벌 경쟁력을 보유한 물류 전문가다.
롯데는 이번 인사에서 롯데AMC 김소연 대표를 신규 등용하며 여성 리더십을 강화했다. 이에 따라 여성 대표이사는 기존 롯데GFR 신민욱 전무, 롯데멤버스 김혜주 전무를 포함해 총 3명이 된다. 이는 2018년 첫 여성 CEO를 발탁한 이후 최대 규모다.
여성 임원의 규모도 확대된다. 전무 이상 고위임원 중 여성의 비중은 지난해 7.4%에서 올해 9.8%로 증가한다. 또한 5명의 여성 임원(상무보)을 상무로 승진시켜 조직 전면에 배치했다. 신규 여성 임원은 백화점 김지수 상무보, 홈쇼핑 조윤주 상무보, 호텔 김현령 상무보, 정보통신 오혜영 상무보 등 다양한 산업군에서 4명이 배출됐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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