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이노텍, AI로 기판 설계도 불량 초기에 잡는다

AI로 회로 설계도 모든 영역 ‘전수검사’
회로 불량패턴 데이터 1만6000건 학습한 AI가 불량 90% 이상 검출
신종모 기자 2023-10-24 14:35:04
LG이노텍은 기판 제품 설계도의 결함을 초기에 찾아내는 인공지능(AI) 기반 설계도 사전 분석 시스템을 도입했다고 24일 밝혔다.

LG이노텍은 올해부터 무선주파수 시스템 인 패키지(RF-SiP), 안테나 인 패키지(AiP) 등 반도체용 패키지 서브스트레이트(PS) 제품군 설계도 사전 분석에 AI를 적용했다. AI로 기판 설계도의 취약 영역을 개발 단계에서 빠르고 정확하게 찾아내 제품의 초기 수율을 끌어올린다는 전략이다.

정철동 LG이노텍 사장. /사진=LG이노텍


고밀도 미세회로가 집적된 PS 기판 제품은 선폭·선간폭·회로길이 등 다양한 원인으로 단선·합선 등 불량 이슈가 발생한다. 마이크로미터(0.000001m) 단위의 미세한 차이가 회로의 이상유무를 좌우하는 만큼 최종 설계도 완성까지 여러 차례의 검토 및 수정작업이 불가피했다.

지금까지 회로 설계의 결점은 제품 테스트 생산 이후에 확인되는 경우가 많았다. 기존에는 설계도 사전 검수 단계에서 회로 일부 영역에 한한 샘플링 검수만 이뤄졌다. 수작업으로는 도면의 모든 영역을 전수검사하는 일이 불가능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발생하는 실패비용(F-cost)과 리드타임 지연은 공정 초기 수율 저조의  주원인으로 지목돼 왔다.

LG이노텍은 기판 설계도면 취약점을 정밀하게 파악하는 AI 개발을 위해 과거 불량으로 확인됐던 다양한 기판 도면의 특징을 면밀히 분석했다. PS 기판 개발자가 최종 검수해 회로의 불량패턴 및 취약점을 전처리한 1만6000건 이상의 데이터를 AI에 학습시켰다. 이 덕분에 새로운 도면 입고시 AI가 도면의 불량 영역을 90% 이상 검출해 낸다.

기존 검수 방식으로는 고객에게 설계도 수정을 요구할 만한 근거가 부족했다. 개발자의 경험에 의존 검수가 이뤄졌던 만큼 회로 설계 취약영역이 제품의 불량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점을 입증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하지만 AI 도입으로 이 같은 문제도 해결됐다. 전처리 작업시 도면의 취약 패턴과 특징을 수치화하면서 객관적인 데이터에 의거한 판독 기준을 정립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손길동 기판소재사업부장(전무)은 “개발 단계에서 AI 사전 검수가 이뤄지면 기판 제품의 본격 양산 시점도 단축될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통한 고객 수주 확대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아울러 LG이노텍은 지금까지 축적된 데이터베이스(DB)를 기반으로 AI의 도면 분석력을 지속 고도화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LG이노텍은 설계도 취약영역 분석 결과를 고객에게 전달하는 것에서 더 나아가 고객이 원하는 스펙이 반영된 최적의 기판 설계도를 추천하는 서비스로 고객경험을 혁신할 방침이다.

강민석 최고기술책임자(CTO)는 “AI 기판 설계도 사전 분석 시스템은 오랜 기간 축적해 온 데이터 자산을 적극 활용해 기존 공정 패러다임을 혁신한 디지털전환(DX)의 성공적인 사례”라며 “LG이노텍은 제품 개발·생산·납품·AS 등 전 과정의 DX를 가속화해 고객이 원하는 고품질의 제품을 적기에 공급하는 차별화된 고객가치를 지속 창출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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