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이버, 국내 인터넷 기업 최초 'RE100' 가입…글로벌 ESG경영 본격화
2022-08-22
[스마트에프엔=황성완 기자] 네이버가 지난해 임원이 연루된 직장 내 괴롭힘 제보를 접수하고도 늑장 조사해 특별근로감독과 국정감사(국감) 부담을 회피하려 했다는 이야기가 나왔다. 또 네이버 계열사들에서 지난해 각각 1조원대에 이르는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네이버, 지난해 직장 괴롭힘 늑장 조사로 특별근로감독 및 국감 회피
12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소속 여당 간사인 임이자 의원이 고용노동부와 네이버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네이버에 대한 노동부의 특별근로감독 개시 하루 전인 6월 8일 한 임원에 의한 직장 내 괴롭힘과 관련한 익명의 제보가 외부 경로로 추가 접수됐다.
네이버는 지난해 5월 40대 직원이 업무상 스트레스와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는 메모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사건이 발생해 노동부 특별근로감독을 받았다. 감독 결과에 따라 직장 내 괴롭힘 처리 절차 미흡과 조직 문화 전반 개선 등 지적을 받았다. 가해자로 지목된 임원은 지난 2015년쯤 복수의 피해자들에게 직장 내 괴롭힘을 가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추가 신고는 네이버의 자체 조사가 완료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별근로감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
한성숙 당시 네이버 대표는 지난해 10월 6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직장 내 괴롭힘으로 직원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증인으로 출석했다. 그 뒤인 지난해 10월 14일에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 정식 조사 심의기구인 '리스크 관리 심의위원회'가 처음 개최돼 추가 접수한 사건을 다뤘다.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회사가 직장 내 괴롭힘 발생 사실을 인지한 경우에는 지체 없이 사실 확인을 위한 조사를 해야 한다. 그러나 네이버가 이 사건에 대해 조사 심의기구를 구성하는 데까지 4개월 넘게 걸렸다. 임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는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이 끝난 후에도 약 3개월 간 노무법인 검토를 이유로 직장 내 괴롭힘 정식 조사 심의기구를 개최하지 않았다.
추가 접수된 제보와 관련된 사건의 가해자에 대한 징계(감봉 2개월)는 접수 이후 7개월 15일이 지난 올해 1월 24일에야 내려졌다. 징계 사유는 '다수 근로자에 대한 임원의 업무배제'였다. 익명의 제보가 접수된 후 징계가 내려지기까지 7개월 넘게 걸린 것이다.
이에 대해 임 의원은 "정황상 사건을 같이 처리해달라는 피해자의 간절한 신고에도 네이버가 늑장 조사해 특별근로감독을 교묘하게 회피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임 의원에 따르면 네이버는 특별근로감독이 끝난 이후에도 노무법인 검토를 핑계로 직장 내 괴롭힘 정식 조사 심의기구를 개최하지 않았다.
임 의원은 "최근 3년여간 네이버의 직장 내 괴롭힘 처리 현황을 살펴보면 접수된 총 19건 중 해당 사건을 제외한 모든 사건이 최대 3개월 정도의 기간에 처리 완료됐다"며 "해당 사건의 처리에만 다른 사건들의 두 배 이상의 시간이 소요됐다"고 지적했다.
네이버는 임이자 의원실에 "해당 사건이 오래 전 사건이기 때문에 시간이 더 소요됐다"고 답변했다. 임이자 의원실은 구체적인 조사 일정과 조사 내부 규정 등의 자료를 제출하라고 요구했으나, 네이버는 답변하지 않았다. 임 의원에 따르면 카카오는 지난해부터 올해 초까지 직장 내 괴롭힘 중징계 사건이 4건 발생했고, 모두 최대 3개월 정도의 기간에 조사를 마치고 처리 완료됐다.
임 의원은 "정황상 (고용부의 특별근로감독에서) 사건을 같이 처리해달라는 피해자의 간절한 신고"라고 말했다. 이어 "특별근로감독과 국정감사를 회피한 네이버의 교묘한 지연 조사 건에 대해 고용노동부의 세밀한 재조사가 필요하다"며 "고의적인 조사 지연 행위는 명백한 근로기준법 위반이므로 직장 내 괴롭힘 대표기업 네이버에 대한 강력한 처벌조치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네이버, 1조원대 내부거래…국세청 조사 목소리
직장 내 괴롭힘에 이어 네이버 계열사들이 지난해 각각 1조원대에 이르는 내부거래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들 기업의 내부거래가 급격히 늘어난 만큼 이 문제를 지적한 윤창현 국민의힘 의원이 향후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와 카카오의 내부거래 문제를 집중 부각할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국회 기획재정위원회가 국세청을 대상으로 한 국감에서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공정거래위원회 국감 자료에 따르면 기업집단 네이버의 내부거래 금액은 지난해 1조1503억6900만원이었다. 이는 2017년 4960억600만원의 약 2.3배 수준이다.
네이버의 내부거래 규모는 2018년 5930억600만원→2019년 6958억1700만원→2020년 9046억8300만원→2021년 1조5037억원으로 급증했다. 카카오의 내부거래 규모는 2020년 7938억6500만원에서 1조4692억7400만원으로 늘었다.
이들 플랫폼 기업의 내부거래가 급증한 것은 계열사 수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문어발식 사업 확장'으로 기존 상권을 침해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은 플랫폼 기업들이 개선 의지가 없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네이버의 계열사 수는 2018년 45개에서 2019년 42개, 2020년 43개, 2021년 45개로 주춤하다가 올해 54개로 급격히 늘었다. 국정감사 지적에도 오히려 계열사 수를 늘린 것이다. 유형별로는 지분 취득(3개), 동반 편입(6개), 회사 설립(2개)으로 늘어났고, 흡수합병(2개)으로 2개 계열사가 줄었다. 카카오 역시 2018년 72개 계열사에서 올해 136개로 증가했다.
윤 의원은 "플랫폼 서비스는 필연적으로 확장성과 락인(lock-in·묶어두기) 효과가 있어 플랫폼 기업의 계열사 확장과 내부거래 확대는 일반 기업보다 더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락인 효과는 새로운 상품이 나와도 전환 비용으로 인해 기존 상품을 계속 사용하게 되는 효과를 말한다.
네이버와 카카오 등 플랫폼 사업자가 특정한 서비스로 이용자를 유치하고 나면, 다른 영역으로 사업을 확장했을 때 기존 이용자가 새 서비스도 이용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미다.
이와 관련, 김종민 더불어민주당 의원도 지난 7일 정무위 국정감사에서 네이버의 뉴스서비스 문제를 지적하며 "네이버와 같은 포털이 돈을 벌기 위해 뉴스서비스를 하는 것이 아니다. (뉴스서비스를) 마중물로 다른 쇼핑서비스 등을 키워 수십조원의 플랫폼 기업이 되고 있다"고 비판했다.
단시간 내에 내부거래 규모가 급증한 만큼 '일감몰아주기' 등 부당한 내부거래가 없었는지 국세청 등에서 조사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제기된다.
황성완 기자 skwsb@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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