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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4-01-11
전기차 캐즘(일시적 수요 둔화)이 장기화하면서 완성차 업체들이 보급형 전기차 판매 확대에 나서며 비교적 저렴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차량이 늘고 있다. 특히 올해를 기점으로 국내에 LFP배터리 비중이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기존 테슬라 모델Y에 비야디까지 LFP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 보급이 늘어나기 때문이다.
다만 기존에 사용해왔던 NCM 배터리는 재활용 생태계 구축이 활발히 논의되는 것과 반대로 LFP 배터리에 대한 재활용 방안은 뾰족한 대안이 없는 상태다. 업계에서는 LFP 배터리 재활용에 대한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3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LFP 배터리 차량 보급 대수는 약 3만대로, 2022년 LFP 배터리를 탑재한 테슬라 차량의 수입이 시작된 이후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특히 화재 안정성과 저렴한 가격 등 전기차 캐즘 극복의 키로 주목받으면서 글로벌 전기차 업계도 본격 개발·양산에 힘을 쏟고 있다.
한국 시장은 올해를 시작으로 LFP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가 확산될 예정이다. 테슬라 등에 더불어 BYD까지 국내 시장을 노리고 있기 때문이다.
기존 국내 전기차 시장은 NCM(니켈·코발트·망간) 배터리가 탑재된 프리미엄 차량 중심의 판매가 이뤄졌다. 비싼 단가인 만큼 주행거리, 출력 등의 성능이 우수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캐즘의 원인으로 전기차의 높은 가격이 지목되면서 가격 경쟁력 확보를 위해 보다 저렴한 LFP 배터리의 수요가 높아졌다. 게다가 LFP배터리가 NCM 보다 전기차 화재 안정성이 높다고 알려지면서 소비자들의 관심도 LFP배터리로 쏠리고 있었다.
지난해 국내 전기차 시장에서 3만대 이상의 판매고를 올린 테슬라의 모델 Y가 이를 방증한다. 이 차량은 LFP배터리가 탑재된 전기차로, 약 5000만원이라는 합리적인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어떤 전기차도 모델Y보다 많이 팔린 차종은 없었다.
더불어 오는 16일 중국 전기차 브랜드 BYD가 국내 승용 시장에 공식 출범한다. 이들은 '블레이드 배터리'라는 LFP배터리로 세계적인 인정을 받았다. 국내에 얼마나 영향력을 끼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LFP배터리 보급률이 늘어날 것은 자명하다.
이런 흐름에 발맞춰 국내 배터리 업체들도 LFP 배터리 개발과 양산에 속도를 내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은 2025년 말부터 OEM에 LFP 배터리 공급을 시작할 예정이다. SK온도 이르면 2026년부터 LFP 배터리 양산에 들어갈 계획이다. 삼성SDI는 상용차에 최적화된 LFP+ 배터리 개발과 함께 2026년 에너지저장장치(ESS)용 LFP 배터리 양산을 추진 중이다.
늘어나는 LFP배터리…"재활용 대책 필요해"
LFP 보급 확산은 예정된 일이지만 재활용 대책은 아직 뾰족한 대안이 없다. LFP배터리는 기존의 NCM배터리보다 재활용 과정이 복잡하고 경제성도 떨어지기 때문에 큰 관심을 받지 못하고 있다.
NCM배터리의 경우 핵심 소재의 90% 이상 회수하는 것이 가능하다. 반면 LFP배터리는 리튬 이외에 나머지 금속의 경제성이 좋지 않다. 업계에 따르면 LFP 배터리의 kWh당 금속 가치는 45달러로, NCM 68달러, NCA(니켈·코발트·알루미늄)의 71달러 보다 크게 낮다. 이마저도 광물값이 하락하면 수익성 확보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경제성이 낮지만 LFP배터리 재활용에도 투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국내에 보급된 LFP 전기차가 대부분 미국, 중국산인데 폐배터리를 처리하는 것은 결국 한국의 예산이라는 지적이다. 재활용, 매립 비용 등을 고려하면 LFP전기차에 구매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과 다를 바 없다는 분석이다.
이에 현재 국내 재활용 업체들도 LFP 배터리 재활용 기술 개발에 뛰어들었다.
성일하이텍의 경우, LFP배터리 재활용 파일럿 라인을 구축하고, 실제적인 재활용 공정 운영을 계획하고 있다. 포스코홀딩스, SK에코플랜트 등도 LFP 재활용 사업을 추진 중이다.
학계에서도 개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2023년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김병수 박사팀은 세계 최초로 저온 건식 방법을 활용한 LFP 폐배터리 재활용 기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이어 윤종승 한양대학교 교수 연구팀은 자연 미생물인 박테리아를 활용해 폐배터리에서 금속을 회수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업계 관계자는 "LFP배터리 재활용 가치와 경제성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관리 방안을 준비할 필요가 있다"며 "LFP 폐배터리가 2030년 전후로 다량 발생한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기술력을 갖춰 재활용을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동하 기자 rlaehdgk@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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