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원전, 24조원 규모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수주…바라카 이후 15년 만

한전기술 등 민간 기업 주축 팀코리아…유럽 원전 첫 진출 눈앞
발주사와 협상 거쳐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 체결
신종모 기자 2024-07-18 10:28:41
한국수력원자력이 주축이 된 '팀코리아'가 24조 원대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2기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지난 2009년 아랍에미리트(UAE) 바라카 원전 이후 15년 만에 역대 두 번째 원전 수출을 앞두고 있다.  

팀코리아에는 한전기술·한전KPS·한전원자력연료와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등 민간 기업이 함께 참여했다.

18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체코 정부는 17일(현지시간) 각료회의를 열고 한수원을 자국 신규 원전 건설 사업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체코 두코바니 원전. /사진=연합뉴스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한 한수원은 발주사와 세부 협상을 거쳐 내년 3월까지 최종 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체코는 그동안 두코바니와 테멜린 지역 원전 단지에 각각 2기씩, 총 4기(각 1.2GW)의 신규 원전 건설을 검토해 왔다.

현재 체코는 두코바니와 테멜린 원전 단지 두 곳에서 각각 4기, 2기의 원전을 운영하고 있다. 새롭게 4기의 원전을 추가로 짓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체코 정부는 이번에 두코바니 2기(5·6호기) 원전 건설 계획을 먼저 확정하고 한수원을 우선협상자로 선정했다. 체코 정부는 향후 테멜린 지역 2기(3·4호기) 원전을 추가 건설할 경우 한수원에 우선 협상권을 주는 옵션도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체코 정부가 향후 테멜린에 추가 원전 2기 건설을 결정할 경우 한수원은 두코바니 2기에 이어 테멜린 3·4호기에 대해서도 발주사와 협상을 거친 후 추가로 계약을 체결할 수 있게 된다고 한수원은 설명했다.

다만 세부 협상을 거쳐 최종 계약 체결이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인다. 

사업비는 한수원과 체코 측의 추가 협상에서 결정될 예정이다. 체코 정부는 이날 브리핑에서 우선 확정된 2기 건설 사업비가 4000억코루나(약 24조 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했다.

세계 유수업체들과 경쟁…유럽 진출 교두보 첫 확보

한수원은 세계적인 원전업체인 미국 웨스팅하우스, 프랑스전력공사(EDF)와 치열한 경합을 거쳐 선진 시장인 유럽 진출 교두보를 처음으로 확보했다.

지난 2022년 3월 입찰 개시 후 한수원, 웨스팅하우스, EDF 3사가 경쟁에 참여했다.

이후 웨스팅하우스가 탈락해 양자 대결 구도로 압축됐다. 한수원이 다시 유럽 원전 시장을 장악해온 EDF를 제치고 우선협상대상자 지위를 획득했다.

한수원은 “지난 1970년대 원전 도입 이래로 50년 동안 국내외 36기의 원전을 지속 건설해 오며 축적한 기술로 주어진 예산으로 적기에 원전을 건설할 수 있는 세계 최고 수준의 건설 역량을 보유하고 있다”며 “이는 적기 원전 건설을 원하는 체코가 한수원을 최올해 체코 원전 최종 수주까지 이어지면 지난 2009년 UAE 바라카 원전 수출 후 원전 수주에 성공하게 된다”고 말했다. 

체코 원전 수주는 유럽 원전 수출 확대의 발판이 될 수 있다. 유럽에서는 무탄소 전원 확대 필요성에 따라 원전 건설이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

독일을 제외한 프랑스와 핀란드 등 여러 국가가 원전을 주요 전원으로 활용 중이다.

여기에 체코, 폴란드, 터키, 영국, 네덜란드 등이 재생에너지와 함께 원전을 주요한 무탄소 전원으로 보고 신규 건설 계획을 추진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날 자료릍 통해 “이번 성과는 오는 2030년까지 원전 10기 수출 목표 달성의 강력한 모멘텀이 될 것”이라며 "양질의 수출일감이 대량으로 공급되며 국내 원전업계에 새 활력을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윤석열 대통령은 이날 성태윤 대통령실 정책실장을 통해 “세계 최고의 대한민국 원전산업 경쟁력이 세계 시장에서 다시 한번 인정받게 됐다”며 “팀코리아가 돼 함께 뛰어주신 우리 기업인들과 원전 분야 종사자, 정부 관계자, 한 마음으로 응원해주신 국민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린다”고 전했다. 

한편 한국경제인협회는 한수원을 비롯한 팀코리아가 체코 원자력발전소 신규 건설 프로젝트의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된 것에 환영의 뜻을 전했다. 

한경협은 “이번 원전 건설사업 수주는 유럽시장 진출의 교두보가 될 제조업 강국 체코에서 거둔 쾌거다”며 “가격 경쟁력과 적기 시공 역량을 갖춘 우리 기업과 이를 지원한 정부가 하나가 돼 이뤄낸 결실로 평가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를 계기로 향후 한국과 체코 간 무역·투자, 과학기술, 에너지 등 경제·산업 전반의 협력관계가 더욱 확대될 것”이라면서 “원전설계부터 건설, 운전, 정비 등 원전 생태계 전체를 수출하는 효과를 거두게 되는 만큼, 원전 경쟁력을 획기적으로 제고할 수 있음은 물론 향후 K원전의 해외 수주도 더욱 탄력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은 한국수력원자력은 물론 정부, 기업, 원전 전문가들이 합심해 노력한 결과”라면서 “향후 최종 계약까지 협상과정이 순조롭게 진행되기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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