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5층→55층' 현대차 GBC 조감도 공개···서울시 "설계 변경 인정 못해"
2024-05-20
서울 강남 삼성동 옛 한국전력부지에 들어서게 될 현대자동차그룹의 '글로벌 비즈니스 콤플렉스'(GBC)가 55층 2개동으로 된 설계 변경안 대신 새로운 안을 마련키로 했다.
8일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공공성을 보완하고 디자인을 개선한 새로운 설계안을 가지고 서울시와 재협상에 나선다. 이러한 내용이 담긴 GBC 디자인 변경 제안서 철회 공문은 지난 5일에 서울시에 제출됐다.
현대차그룹은 새로운 계획을 연내 마련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원안인 105층 초고층 건물로 디자인을 변경하지 않겠다는 것이 현대차그룹의 설명이다.
앞서 현대차그룹과 서울시는 GBC의 최고층 빌딩 층수에 대한 설계 변경안을 두고 의견을 조율하지 못해왔다. 현대차그룹이 105층 랜드마크 건물을 짓는 대신, 서울시가 '공공기여'에 대한 현대차그룹 측의 부담을 줄여주기로 했었기 때문에 재협상이 필요하다는 것이 서울시의 입장이다.
현대차그룹은 지난 2014년 삼성동 옛 한국전력 부지를 매입했다. 이곳 7만9342㎡ 면적에 초고층 빌딩 1개 동과 저층 건물 4개 동 설계제안서를 제출하고 서울시와 협의를 거쳐 2020년 착공에 들어갔다.
그러나 코로나19 사태가 발생했고, 공사비 상승 및 초고층 빌딩 고도 제한 문제 등으로 현대차그룹은 기존 설계안에 대한 재검토에 들어갔다. 그 결과 원안인 105층 빌딩과 저층 건물 4동 대신 55층 2개동으로 된 변경안을 올해 2월 서울시에 제출한 바 있다.
문제는 서울시가 재협상 없이는 설계 변경안을 수용하지 못한다는 입장을 발표하면서 불거졌다. 기존 설계를 대폭 변경하려면 협상을 다시 해야 한다는 것인데, 현대차그룹은 지난 5월 20일 55층의 GBC 변경안 기반의 조감도를 공개하면서 사실상 재협상 의지가 없음을 드러내며 마찰을 빚었다.
이에 대해 오세훈 서울시장은 지난 1일 취임 2주년 간담회에서 "현대차그룹이 내놓은 건설 계획은 기존과 완전히 다르다. 새로운 계획을 세웠으면 걸맞은 공공기여를 새롭게 논의하는 게 상식이고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반면, 현대차그룹 측은 설계 변경안 보다 더욱 상징적이고 공공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설계를 보완하겠다면서도 초고층 안은 포함시키지 않았다는 설명을 했다.
다만 GBC에 대한 양측의 마찰이 평행선을 달리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14일부터 서울시와 현대차그룹은 설계 변경안 재검토에 대한 실무 차원의 협상을 시작하면서 입장 차이를 줄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효정 기자 hjkim@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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