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대통령, 전공의 대표 만났지만 의견 차만 확인

"전공의 입장 존중" vs "한국 의료 미래 없다"
대전협 비대위 "요구안 수용 안되면 다시 누우면 끝"
김성원 기자 2024-04-04 22:40:40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 청사에서 열린 민생토론회 후속 조치 2차, 경제분야 점검 회의에 참석해 발언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4일 용산 대통령실에서 전공의 측 대표인 박단 대한전공의협의회(대전협) 비상대책위원장을 면담했다.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향후 의사 증원을 포함한 의료개혁에 관해 의료계와 논의 시 전공의 입장을 존중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비대위원장은 면담 후 정부를 비판하는 메시지를 내놓으며 윤 대통령과의 이날 대화에 부정적인 입장을 드러냈다.

김수경 대통령실 대변인은 이날 서면 브리핑에서 "윤 대통령은 오늘 용산 대통령실에서 박 비대위원장을 오후 2시부터 4시 15분까지 만났다"고 전했다.

김 대변인은 "박 비대위원장은 전공의의 열악한 처우와 근무 여건에 대해 자세히 설명했고, 대통령은 이를 경청했다"고 밝혔다.

윤 대통령은 지난 1일 대국민 담화를 통해 의사단체와 대화하겠는 입장을 내놓았고, 대통령실을 통해 전공의들과 직접 만나겠다는 뜻을 전했다.

박 비대위원장은 이날 윤 대통령과의 면담 후 자신의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대한민국 의료의 미래는 없습니다"라는 글을 올리며 면담에 대해 실망감을 표출했다.

전공의 측 대표가 사실상 정부를 비판하며 대화 결과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힘에 따라 의정 갈등이 골이 더욱 깊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협 비대위는 이날 윤 대통령과의 만남에 앞서 내부 공지를 통해 "오늘의 자리는 대통령실에서 직접 전공의들의 이야기를 들어보고자 하는 자리로 2월 20일 작성한 성명문의 요구안을 재차 강조해보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대한전공의협의회 성명문에 명시된 요구안이 전공의들의 공통된 의견이며 이 요구안에서 벗어난 협의는 전공의들의 의견을 반영하지 않는다는 것이 대전협비대위의 스탠스(입장)"라며 "최종 결정은 전체 투표를 진행해 결정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

대전협은 지난 2월20일 성명에서 ▲필수의료 정책 패키지 및 의대 증원 계획 전면 백지화 ▲과학적 의사 수급 추계 기구 설치 ▲수련병원의 전문의 인력 채용 확대 ▲불가항력적 의료사고에 대한 법적 부담 완화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 ▲전공의 대상 부당한 명령 전면 철회 ▲업무개시명령 전면 폐지 등 7가지를 요구한바 있다.

비대위는 특히 "금일 만남 후 정부에서 유리하게 우호적인 방향으로 얘기가 진행됐다라고 언론플레이를 할 가능성은 있다"며 "그러나 7주 내내 얘기했듯 요구안 수용이 불가하다면 그냥 저희쪽에선 '대화에는 응했지만 여전히 접점은 찾을 수 없었다' 정도로 대응 후 원래 하던대로 다시 누우면 끝이다"고 밝히기도 했다.

김성원 기자 ksw@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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