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오롱모빌리티그룹 공식 출범…‘코오롱 4세’ 이규호 경영 전면에
2023-01-04
코오롱그룹을 이끌 차기 회장으로 손꼽히는 이규호 ㈜코오롱 전략부문 대표이사 부회장이 지난해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각자 대표를 맡으면서 본격적인 경영에 참여했다. 이규호 부회장은 지난해 사장 승진 1년 만에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독립법인으로 성공적으로 출범시킨 성과를 인정받아 올 초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이 부회장은 불확실한 경영환경을 고려해 안정 속에서도 미래가치 성장을 주도해야 할 막대한 임무를 부여받은 셈이다.
앞으로 이 부회장은 이웅렬 코오롱그룹 명예회장의 잔상을 지우기 위해 각 계열사별로 기존 사업의 경쟁력을 강화와 신규 사업을 발굴에 주력할 방침이다.
선대 회장과 기막힌 ‘평행이론’
1984년생인 이 부회장은 올해 39세다. 아버지인 이웅렬 명예회장이 회장직에 오른 나잇대와 거의 비슷하다. 이 명예회장은 지난 1996년 불혹의 나이에 코오롱그룹을 이끌었다. 이후 후대에 경영권을 물러주기 위해 용퇴를 선택했다. 이 명예회장의 선대 회장들도 같은 전처를 밟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명예회장과 이 부회장 모두 외아들인 점도 같다. 이에 따라 일찌감치 그룹 후계자로 낙점됐다. 이 명예회장은 다섯 명의 누이를 뒀으며 이 부회장은 두 명의 누이를 두고 있다. 이들 누이 역시 경영에 참여하지 않고 일반인으로 살아가고 있다.
이들의 다른 점은 지분 확보 규모다. 이 명예회장은 이미 고등학교 때 지분을 증여받았으나 이 부회장은 아직 지분 1주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현재 이 부회장은 지분은 물론 주주 목록에도 등재돼 있지 않다. 반면 이 명예회장은 코오롱의 지분 49.74%를 보유 중이다.
실무부터 다진 이 부회장, 차기 회장 ‘0순위’
이 부회장은 미국에서 태어나 아이비리그 명문 코넬대학교를 졸업했다. 미국 시민권자인 이 부회장은 군 복무 의무가 없었으나 한국에 들어와 군 복무를 마쳤다. 그는 국제연합(UN) 평화유지군에 지원해 레바논에서 임무를 수행했다.
이후 이 부회장은 지난 2012년 코오롱인더스트리 구미공장에 차장으로 입사해 제조현장 근무부터 시작했다. 이후 코오롱글로벌(건설) 부장, 코오롱인더스트리 상무보, ㈜코오롱 전략기획 담당 상무 등 그룹 내 주요 사업 현장을 두루 거쳤으며 2019년부터는 코오롱인더스트리 FnC부문 최고운영책임자(COO)를 맡아 온라인 플랫폼 구축, 글로벌 시장 개척, 새로운 트렌드 변화에 따른 브랜드 가치 정립 등으로 지속 성장의 기반을 다졌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 부회장은 지난 2021년부터는 지주사 최고보좌관(CSO)를 겸직하며 그룹을 이끌고 있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성공적 출범 주도…실적은 ‘글쎄’
이 부회장(당시 사장)은 지난해 1월 코오롱그룹에서 수입차 판매 등 모빌리티 분야를 전담하는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공식 출범과 함께 대표 자리를 꿰찼다.
이 부회장은 “고객이 선택할 수 있는 최상의 가치를 만들 수 있도록 사업 전반의 체질을 강화해 나갈 것”이라며 “사업구조의 혁신과 미래가치를 위한 기틀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 부회장은 미래성장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 구축, 재무역량 강화에 집중했다.
그러나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의 지난해 3분기 매출 5995억원, 영업이익 53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직전 분기 대비 2% 줄었고, 영업이익은 60.7% 감소했다.
1~3분기 누적 실적은 매출 1조7500억원, 영업이익 283억원이다. 영업이익률은 1.6% 수준이다.
이는 고금리 장기화로 인한 자동차 수요 부진과 신설 법인 투자에 따른 고정비 증가 요인으로 분석된다.
올해 사업구조 재편과 고객 접점 확대를 위해 브랜드 포트폴리오 다변화와 서비스 네트워크 강화 등을 추진한 만큼 실질적인 성과는 4분기 이후부터 나올 전망이다.
4분기에는 인기 모델 BMW 뉴 5시리즈 신차가 출시된 만큼 성장세를 이어갈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외에도 인증 중고차 판매 증가, 자동차정비 사업 수익성 개선, 오디오 판매채널 확대 등도 한몫을 것으로 보인다.
코오롱모빌리티그룹 관계자는 “4분기 성수기 시즌에는 고객 중심 혜택을 다채롭게 운영하고 판매량 확대를 도모해 긍정적인 연간 실적을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기존 사업 고도화·수소 등 신사업 집중
앞서 이 명예회장 지난 2018년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이 명예회장은 “경영능력을 입증하지 못하면 주식을 물려주지 않겠다”고 공언했다.
이 부회장의 경영 성과에 따라 지분 승계가 이뤄질 전망이다. 업계에서도 지분 승계가 앞으로 코오롱그룹의 주요 과제일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부회장은 차기 회장 승계가 현실화되는 만큼 가시적인 성과를 끌어 내야하는 상황이다.
그동안 이 부회장은 패션 사업과 수입차 유통 등에서 크고 작은 성과를 냈다.
이 부회장은 2020년 말 코오롱글로벌 자동차부문 취임 이후 아웃도어, 캠핑 등에 특화된 지프 브랜드 딜러십을 추가하는 등 사업 확정을 주도했다. 이외에도 온라인 비즈니스도 강화해 비대면 산업 트렌드에 발맞추기도 했다.
이 부회장은 지난해 출범한 코오롱모빌리티그룹을 통해 모빌리티 사업을 확장했다.
신차 유통 사업은 지난 2021년 딜러십 계약을 추가한 지프 및 폴스타와 같은 브랜드를 지속 도입하고 전기 오토바이 등 친환경 이동수단의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중고차 사업은 그룹 차원에서 중고차 관련 통합 조직을 신설해 정밀한 차 진단과 정비 역량을 기반으로 전국 단위 인증중고차 판매역량을 끌어올렸다.
온·오프라인을 연계한 고객 접점 확대 및 멀티 콘텐츠를 제공해 판매 차량의 하이브리드 전시 효과를 극대화하고 고객가치를 제고했다. 사업 카테고리의 확장은 전국 94개의 네트워크와 촘촘한 영업망을 기반으로 신규 및 지역 고객의 수요를 충족하고 체계적인 정비가 가능한 A/S로 유통 접점을 확대했다.
이 부회장은 모빌리티 사업 외에도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수소·5G·우주항공 등 첨단산업소재 사업에 집중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이 부회장은 지난해 6월 SK, 현대자동차그룹, 포스코 등 국내 17개 기업이 참여하는 ‘Korea H2 Business Summit’에 참석했다.
이 부회장은 여기서 수소에너지 사업과 관련한 그동안의 경과를 점검하고 향후 전망과 계획, 중점 사업, 글로벌 트렌드 등을 공유하기도 했다.
앞으로 이 부회장은 코오롱그룹의 수소사업 밸류체인 구축은 물론 코오롱그룹의 미래 전략 수립을 주도할 계획이다.
재계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지난해부터 재계 반열에 올라선 만큼 코오롱그룹의 미래 먹거리 발굴에 보다 적극적인 자세를 취할 것”이라며 “이 부회장은 앞으로 미래가치 제고와 사업혁신에 더욱 집중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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