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광모 LG그룹 회장, 임원 인사 '체질 개선' 시동…이번에도 통할까

부품 계열사 3곳 CEO 교체…변수 대응·내실 다지기 기대
신종모 기자 2023-11-23 17:09:25
지난 2018년 취임 이후 ‘실용주의’ 경영을 강조해 온 구광모 LG그룹 회장이 정기 임원인사에서 대대적인 체질개선에 나섰다. 

구광모 회장은 부품 계열사 3곳의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는 등 불확실한 시장 환경에서 돌파구를 마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구광모 LG그룹 회장(왼쪽)과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사진=LG·연합뉴스


23일 LG그룹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와 LG이노텍은 이날 수문장을 교체했다. LG디스플레이는 신임 CEO에 정철동 LG이노텍 사장을, LG이노텍은 문혁수 이노텍 부사장을 선임했다. 

현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은 전례없이 어려운 시장 상황과 경영 환경 하에서도 OLED와 수주형 사업 확대 중심의 사업구조 고도화를 지속 추진하고 퇴임한다.

앞서 지난 22일에는 LG에너지솔루션의 권영수 부회장의 후임으로 자동차전지사업부장 김동명 사장을 선임했다. 

이번 CEO 인사는 제조업 경기 불확실성이 계속 커지는 가운데 국내외에서 발생하는 변수 대응과 동시에 내실을 다지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LG디스플레이는 지난 3분기 영업손실이 6621억원으로 6분기 연속 적자를 기록했다. 매출은 4조7853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9.3% 감소했다. 적자 지속의 원인인 재고가 지난 상반기를 기점으로 상당 부분 상쇄됐으나 하반기에도 수요 감소 등 불안 요소가 여전히 산재돼 있는 상황이다. 

LG이노텍도 글로벌 경기 침체, 고물가 여파로 3분기 영업이익이 183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8.8% 감소했다. 매출은 매출은 4조763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1.58% 줄었다. 전체 매출의 70% 이상이 애플에 집중돼 있는 점이 약점으로 부각되고 있다. 특히 내년에는 북미 스마트폰 시장 침체가 전망됨에 따라 LG이노텍은 신시장 개척 등 다변화 전략이 필요하다. 

LG에너지솔루션은 시장의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는 상황에서 최근 판매량이 감소하는 전기차 시장이 불안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자동차 메이커들이 투자를 줄이고 있어 예년만큼의 실적을 기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LG에너지솔루션은 비관적인 전망에 선제적으로 합작법인 설립을 철회와 공장 생산직원을 감원하는 대응에 나서고 있다. 

재계 관계자는 “구 회장이 최근 글로벌 침체 여파로 위기를 겪고 있는 부품 계열사에 다소 파격적인 인사를 단행했다”며 “현업에서 두각 보인 CEO를 중용한 만큼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둘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신종모 기자 jmshin@smartf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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